2026년, 중문동을 데우는 '복지 파수꾼'의 발걸음을 응원하며
서귀포시 중문동 맞춤형복지팀장 한춘용

옷깃을 아무리 여며도 찬 바람이 매섭게 파고드는 2026년 1월이다.
해가 바뀌고 달력이 새로 걸렸지만,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는 여전히 봄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파고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요즘, 행정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비추는 등불로서 ‘중문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도 중요하다.
지난 2025년을 되돌아보면, 우리 중문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꽤 숨 가쁘게 달려왔다. 위기가구를 찾아내고, 낡은 집을 고치고, 정성껏 마련한 밑반찬을 배달하며 이웃들의 팍팍한 삶에 작은 위로를 건넸다.
하지만 2026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심화되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지난 성과에 안주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복지’와 ‘변화하는 수요’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야 할 때다.
올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첫 번째 방향은 ‘발굴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과거에는 가난, 즉 경제적 빈곤층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사회적 고립’이라는 새로운 사각지대도 함께 찾아내야 한다.
1인 가구의 급증과 고령화는 우리 중문동도 예외가 아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집 안에서 홀로 고립되어 점점 어려움이 깊어지는 ‘은둔형 외톨이’나 ‘중장년 고립 가구’는 서류나 시스템만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이웃의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협의체 위원들이 우편물이 쌓인 집, 며칠째 불이 켜지지 않는 집을 두드리는 ‘인적 안전망’이 되어야만 비극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기적'을 만드는 일이다. 관(官) 주도의 예산만으로는 날로 다양해지는 복지 욕구를 모두 채울 수 없다. 중문동 내의 식당, 미용실, 기업, 그리고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어놓는 작은 정성을 모으는 ‘나눔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
지역의 자원이 우리 동네 어려운 이웃에게 막힘없이 흘러가도록 잇는 ‘민관 협력의 허브’, 그것이 바로 우리 협의체가 수행해야 할 핵심 역량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문성과 자긍심’이다.
이웃을 돕는 일은 뜨거운 가슴만으로는 부족하다. 위기가구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상담하고, 어떤 정책을 연결해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한다.
행정 또한 위원들이 단순 봉사자를 넘어 '지역 복지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위원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지역사회에서 정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때, 그 활동은 멈추지 않고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발굴, 나눔, 전문성 모두의 바탕에는 “가장 좋은 복지는 이웃이다.”라는 진리가 있다. 아무리 촘촘한 CCTV도, 최첨단 AI 시스템도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아는 이웃의 따뜻한 관심은 따라올 수 없다.
2026년, 중문동이 소외됨 없는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느냐는 바로 우리들의 두 발에 달려 있다. 올 한 해도 중문동 골목골목을 누비며 희망을 배달할 ‘주황색 조끼’의 천사들에게 주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