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을 읽고, 그늘을 디자인하다
서귀포시 공원녹지과장 강완영

폭염과 열대야는 오늘날 도시 생활의 가장 큰 위협이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녹지 공간을 관리하는 일은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삶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되었으며, 이제 이 공간을 단순한 미관 차원이 아닌 열환경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핵심은‘열환경지수(Thermal Environmental Index)’입니다.
이는 햇볕, 기온, 그늘, 바람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하여 사람이 체감하는 쾌적성을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 지표를 조경과 가로수 관리에 적용하면 도시열 완화 효과를 과학적으로 높일 수 있다.
특히 조경 설계 시 이 지수 분석을 통해 수목의 생리적 역할뿐만 아니라, 도시의 미기후 개선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은 제가 최근 듣고 있는 조경학특론 강의에서 교수님께서 강조하는 맥락과 일치하기도 한다.
서귀포시는 후박나무, 먼나무 등 상록수 가로수가 전국적으로도 많은 도심으로, 사계절 안정적인 그늘을 제공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 열환경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녹지 관리에 활용하는 시스템은 아직 미흡하다.
나무 한 그루를 심더라도 수관 폭, 간격, 배치 패턴까지 이 데이터를 참고한다면 도시 전체의 평균 체감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열환경지수를 기반으로 도심의 ‘그늘지도’를 구축하고, 가로수 식재와 수종 선택을 보다 과학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늘이 부족한 구간을 우선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보행량이 많은 도로에는 상록수와 낙엽수를 조합해 계절에 따른 균형 있는 음영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많이 찾는 주요 야간 활동 공간은 야간 체감온도 관리가 중요한 만큼, 바람길 확보와 수관 구조 조정을 통해 열 저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조성될 도시숲과 녹지사업에 이 지수를 도입하면 사업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 정책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서귀포가 가진 풍부한 녹지 자원을 열환경지수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미래 도시가 지향해야 할 선도적인 녹지 표준을 제시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