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오늘도 조용히 출근합니다
서귀포시 배민아
공직자의 하루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시작된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익숙한 서류를 검토하며, 민원 전화를 응대하고, 각종 업무를 처리한다.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는 하루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판단과 선택이 숨어 있다.
업무 중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고민이 따라온다.
‘이 정도는 괜찮을까.’
‘다음으로 미뤄도 될까.’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조용히 되묻는다.
“이 선택이 누군가에게 신뢰로 이어질 수 있는가?”
청렴은 단지 규정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직자가 시민과 사회를 어떻게 대하고, 어떤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기록을 남기고, 전달된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하며, 민원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 겉보기에 평범한 실천들이 반복될수록 청렴은 조용히, 그리고 단단히 쌓인다.
가끔은 의문이 든다.
‘이 작은 성실함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그럴 때면, 민원인과의 통화 끝에 들려온 짧은 한마디가 떠오른다.
“고맙습니다.”
말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충분하다.
청렴은 거창한 말보다, 조용히 쌓여가는 신뢰에 가깝다.
누군가에게 먼저 건네는 배려, 업무라는 이름으로 전달되는 정중함, 익명 속에서 이어지는 작은 신의. 그런 조용한 실천들이 쌓여 공직자가 지켜야 할 기본이자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기준이 된다.
청렴은 공직자의 자리를 지탱하는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단단한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오늘도 조용히 출근한 한 사람의 태도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