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과 함께 버려지는 쓰레기, 부끄럽지 아니한가
안덕면장 김태유

앞서가던 자동차의 창 밖으로 무언가 휙- 하고 날아갑니다.
손에 쥐고 있던 작고 하찮아 보이던 그것! 어쩌면 그 순간, 우리는 쓰레기만 버린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창문 밖으로 함께 내던져진 것은, 바로 우리의 양심 아닐까요?
우리의 무심한 행동 하나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아주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길거리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와 작정하고 차량을 이용하여 야산에 몰래 버려진 쓰레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썩어 토양오염과 함께 비가 오면 하수구를 통해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거대한 쓰레기 섬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특히 플라스틱은 문제입니다. 그 편리함 뒤에 숨겨진 잔혹함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재활용되는 것이 10%도 채 되지 않고, 나머지는 환경에 고스란히 쌓여갑니다.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면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들의 먹이 사슬로 결국에는 우리 식탁 위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플랑크톤조차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해 유해 화학물질을 흡수하니, 그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를 먹는 우리의 건강도 온전치 못하겠지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사람의 폐, 간 등 주요장기에 축적되며 신생아의 태반에서도 발견될 정도라고 하니, 정말 소름 끼치는 이야기 아닌가요?
물론 이러한 환경오염 문제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무단 투기된 쓰레기는 단순히 지저분한 것을 넘어 우리의 생활 공간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깨끗했던 거리는 눈살 찌푸려지는 장소로 변하고, 이는 곧 우리 공동체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한, 이런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그 비용은 결국 우리가 낸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답니다.
가장 아픈 부분은 바로 '양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차창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단순히 환경을 더럽히는 것을 넘어 우리 안의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작은 생각들이 모여 거대한 쓰레기 산을 이루고, `남들이 다 하는데 뭐'라는 무관심은 양심마저 침묵하게 만듭니다. 우리 주변 환경이 점차 쓰레기로 오염되어 가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우리 스스로의 무감각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 아닐까요?
우리는 더 이상 이 거리에, 이 하천에, 이 바다에 양심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작은 손에서 시작되는 실천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나 몰라라 하는 마음으로 던져버렸던 작은 쓰레기가 내 가족의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스스로 지켜내고, 후세에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