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17일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행방불명 4·3희생자 봉환식 및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광주형무소에서 숨진 4․3희생자 고(故) 양천종 님의 유해가 75년 만에 고향 제주의 품으로 돌아왔다.
도외 지역에서 발굴된 4·3희생자의 유해가 제주로 봉환된 것은 지난해 북촌리 고(故) 김한홍 님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시 연동리 출신인 고인은 4·3사건 당시 가옥이 전소되자 가족들과 함께 노형리 골머리오름으로 피신했다.
1949년 3월 토벌대의 선무공작으로 하산해 주정공장에서 한 달간 수용생활 후 풀려났으나, 같은 해 7월 농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체포돼 광주형무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4일(음력 11월 5일), 형무소로부터 사망 통보를 받았다.
당시 유족들은 시신을 수습하고자 밭을 처분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다.
지난 16일 제주를 출발한 봉환단(유가족 8명, 제주도·유족회·재단 관계자 등 총 17명)은 청주공항을 거쳐 오전 10시 50분 부여영호추모공원에 도착했다.
유족들은 추모공원에서 법무부 광주지방교정청으로부터 유해를 인계받아 제례를 지낸 후, 세종은하수공원에서 화장했다.
유해는 17일 오후 2시경 김포발 항공편으로 제주에 도착했다.
제주공항에서는 고인의 딸 양두영 씨(94세)를 비롯한 유족들과 오영훈 지사, 도의회 의원들이 고인을 맞이했다.
이어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봉환식에는 희생자 유가족과 오영훈 지사, 박호형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행정안전부 및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 김창범 4·3유족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가족들은 유해에 이름표를 달고 헌화와 분향으로 희생자를 추모했다.
유가족 대표인 양성홍님은 “할아버지 유해를 수습할 수 있어 기쁘다”며 “4·3으로 희생된 모든 행불 희생자들이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 품에 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75년이라는 긴 세월 유가족들의 원통함은 감히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며 “정부와 유전자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면서 대전 골령골을 비롯한 경산 코발트 광산과 전주 황방산, 김천 등 4·3수형인의 기록이 남아 있는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과 신원확인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