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旅行)!
듣기만해도 미소를 짓게 하는 단어다.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지방이나 외국으로 나가는 일, 자기거주지를 떠나 객지(客地)로 나다는 일을 여행이라고 한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즐거운 일임이 틀림이 없다. 새로운 곳으로 견문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슴 벅차게 하는 일이다. 여행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여행을 떠나기전에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과 연구를 하고 떠나게 된다.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을 볼 것이며, 그곳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어떨까?, 그곳의 자연 환경은? 등등을 고민 할 것이다.
그리고 혼자 조용히 다녀올 것인가, 아니면 친구, 연인, 가족들과 같이 새로운 곳으로 여행의 동행자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여행 정보를 책을 통하여 얻거나 여행지를 먼저 다녀온 이들에게서 귀동냥으로 얻는게 대다수였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활용하여 손쉽게 여행지의 정보를 파악 할 수 있다.
원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얻을 수 있어서 여행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그곳을 다녀온 이들이 사진을 곁들여 느낀점까지 써주고 있으니 그야말로 여행을 떠나기에 안성맞춤이다.
새들도 여행을 떠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여행과는 전혀 다른 여행을 하는 것이 새들이다.
생존을 위해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오직 생존 본능에 의해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 다시 태어나고 겨울을 보내려고 돌아오기도 한다.
이들은 먹이를 찾아서 머나먼곳으로 여행한 후 그곳에서 새끼들을 키워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 멀리 지구 남쪽 호주나 뉴질랜드인근에서 겨울을 보낸 도요새들은 우리나라를 거쳐 북반구인 몽골이나 시베리아, 알래스카까지 힘든 여정의 여행을 하고 있다.
10,000km가 넘는 거리를 새들은 바람에 몸을 실어 쉬지 않고 날개짓을 한 후에 고단한 날개를 잠시 접어 제주를 거쳐가고 있다.
부리를 모래톱에 넣어 부지런히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기가 안스럽기까지 하다. 아직도 갈길이 멀기에 조금이라도 영양 보충을 한 후 다시 날개짓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래스카나 북반구의 번식지에 가서도 편안히 주변을 둘러보고 오는 여행이 아니다.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새끼를 키우며 여름이 지날 즈음 다시 남반구로의 이동은 시작된다. 또다시 고단한 여행이 시작 되는 것이다.
오로지 먹이를 찾고 휴식할 공간을 찾아가는 것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는 우리 사람들의 여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삶의 연속인 것이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해안은 매립으로 인해 지도의 모습까지 변형되고 있다. 그만큼 새들의 먹이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들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제주의 해안습지도 해안도로와 각종 공사로 인해 해안 습지가 사라지고 있다.
그러서인지 간혹 보이는 도요새의 모습을 보면 반갑기 그지없다. 멀리 호주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장거리 비행의 명수로 알려진 큰뒷부리도요가 관찰 됐다. 3마리 모두 호주에서 부착한 가락지를 차고 힘겹게 도착한 큰뒷부리도요는 휴식과 더불어 갯지렁이를 열심히 잡아먹고 있다.
그러나 휴식도 잠시. 계속 앞으로 5000km는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 고난의 연속이지만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큰뒷부리도요는 약 10,000km를 날아 왔다. 잠깐의 휴식후 다시 먼 길을 나서야 한다. 그 곳에서는 이루어야할 목표가 있다. 힘든 여행의 목표는 바로 종족을 번식하고픈 꿈이다.
고통스럽지만 이루어할 목표를 위해 힘들고 힘든 여행을 지속하는 것이다. 여름이 지날 즈음에 태평양을 가로질러 12.000여km를 또 비행하여 호주나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갔다.
피를 깍는 고통을 감내해 내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큰뒷부리도요는 몸길이 약 41cm의 대형 도요새이다. 부리가 길고 위로 살짝 굽었으며 비교적 발이 짧다. 여름깃의 정수리와 뒷목은 갈색 바탕에 검은 세로 줄무늬가 있다. 등과 어깨는 회갈색 바탕에 검은 세로 줄무늬가 있고 깃 가장자리는 연한 적갈색이다. 허리와 위꼬리덮깃은 흰 바탕에 회갈색 가로무늬가 약간 있다. 목에서 배에 이르는 아랫면은 붉은 갈색이고 발은 검은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