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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의 종류에는 건(巾), 갓, 고깔모자, 베레모, 운동모, 그리고 사각모자 등이 있다. 건(巾)은 상중에 쓰며, 갓은 벼슬하던 사람이 쓰던 감투이다. 베레모처럼 쓰면 용감해지는 모자도 있고 새마을운동모처럼 흥이 나서 저절로 “잘 살아 보세”란 노래가 나와 신바람을 일으키는 모자도 있다. 이처럼 기능이 다양하고 , 여러 상징의 많은 모자들이 있다.

그렇다면 대학을 졸업 할 때에는 왜 사각모자를 쓰는가? 필자도 학사, 석사학위를 받을 때는 물론 행정대학과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 그린대학, 박물관대학을 비롯하여 불교대학 등 여러 번 사각모자를 써 본 경험이 있다. 우리 사회에 평생교육대학이 많아서 사각모자를 쓰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불교문화대학, 불교대학, 금강경 고급과정 등을 졸업할 때 썼던 사각모자의 의미는 남달랐다.

모자 얘기를 하고 있으니 모자에 관한 우스운 이야깃거리가 하나 생각난다. 한 대학생이 수업시간에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그 모습에 언짢은 교수가 그 학생에게 물었다. "학생, 수업시간에 모자를 왜 썼나?" 그러자 그 학생이 교수님께 질문을 했다. "교수님, 안경을 왜 쓰셨어요?" "나는 눈이 나빠서 안경을 썼네!" "예, 저는 머리가 나빠서 모자를 썼는데요"

그리고 서양에선 학생들의 수업능력을 높여주기 위하여 고깔모자에 학용품이나 초콜릿 등을 잔뜩 넣어 입학선물로 주거나, 열등생이나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고깔모자를 씌운다고도 한다. 이런 의미를 몰랐던 필자의 지인 한 분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예쁜 고깔모자를 씌웠다가 낭패를 보았다. 이처럼 모자가 갖는 상징은 다양하다.

그럼 사각모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각모의 유래는 처음 그리스 시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졸업식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나왔는데 막상 졸업하는 한 학생이 노동복 차림에 손에 네모난 흑판을 들고 왔다. 그 모습을 본 귀족들은 졸업식을 모독하는 일이라 야단을 쳤지만 가르치신 교수께서 하시는 말이 “저들은 이제 졸업을 함으로써 흙손 사각의 칠판을 손에 들고 열심히 일하기 위하여 사회로 떠나는 것이다.” 라고 했다.

또한 고대 로마에서는 노예가 자유를 얻게 되면 그 징표로 술이 달린 모자를 썼다. 즉 술이 달린 모자는 자유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사각모자는 중세대학의 학문인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등 4가지 학문을 상징한다는 얘기도 있다.

대학졸업은 단순히 학교과정을 마친 것에 대한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졸업 이후에도 대학에서 배운 소중한 가치들의 의미를 머리에 쓰고 살아가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불교대학 졸업식의 사각모자에는 진리, 자유, 정의의 실천에 나눔을 더한 4개의 가치가 담겨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부처님께서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설파했고 자유인이기를 바라셨다. 네 가지 진리란 괴로움의 진리(苦),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한 진리(集),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滅), 괴로움을 소멸하는 길(道)에 대한 진리를 말한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자유와 해탈을 강조하였다. 사람은 ‘본래 자유인이다’ 라고 주장하면서, ‘누구에게도, 어디에도, 어느 때에도,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절대의 자유를 누리는 존재’라고 했다.

‘자기가 자기를 지배할 수 있는 자’ , ‘탐진치 모든 것에서 해방된 자’를 이상적 인간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탐진치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운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불교대학생들은 8정도를 실천하고 반야심경을 봉독하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또 불생불멸 부증불감 색즉시공 등 불법의 진리와 정의가 무엇인지를 배웠고, 나눔의 DNA 즉 불성을 품고 있다. 그러므로 불교대학 졸업생들은 사각모자를 쓸 자격이 너무나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김 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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