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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족하게 못해줘 정말, 정말 미안하다”

가난 짓눌린 5남매 아빠 김용식씨 ‘조금만 거들어 주면...’

2년 전 무리한 식당 확장으로 은행 부채 2억 원, 이어진 결혼생활 15년 만에 부인과 이혼, 2개월 전 작업 도중 손가락 사이 절단...

2004년 봄 ‘부자가정’ 대열에 합류(?)한 김용식씨(42.제주시 애월읍).

지난 13일 오후 김 씨의 자택에서 김 씨를 만났다.

이 얘기 저 얘기를 하고 있자니 그에게 지난 2년 여 동안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다.

 
“다른 곳에서 지원받는 것 없어요?” 무성의한 공무원의 한마디

정부지원을 제공하는 공무원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상처만 받았다.

가난하면 비참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 사회가 무서웠다.

이혼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초 김 씨에게 남은 건 어린 5남매와 수 천 만원의 빚이 전부.

생활이 막막해 읍사무소를 찾았으나 담당 공무원의 첫 마디는 ‘다른 곳에서 지원받는 것 없냐’는 물음이었다.

“의심하는 눈초리에 무척이나 섭섭했습니다”

자녀 양육비 명목으로 한 달 68만원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15년 동안 함께 살았는데 설마 그럴 줄이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사업하다 하루아침에 망하다 보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 산사람 매장시키는 거나 다름없다”는 김 씨는 “은행에서 이자 독촉만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 없이 살 것 같다”고 지금의 심정을 털어놨다.

2004년 초 식당을 무리하게 확장하다 보니 2억 원이 넘는 부채를 떠 안게 됐다.

이후 일본으로 잠시 돈을 벌러 간 사이,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다.

“15년 동안 함께 살았는데, 5남매의 엄마가 그럴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보험도 해약해서 쓰고, 660만원은 이혼하며 빚 지고 가고...”

믿었던 부인이어서 그랬을까, 당시 김 씨의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일노동으로 힘든 생활을 유지해 오던 김 씨는 지난 5월 27일 남이 운영하는 녹차 밭에서 기계톱으로 나무 정리 작업을 하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가 절단돼 근육과 혈관을 잇는 수술을 하게 됐다.

그것도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한 채.

아이들이 집에 남아 있는 것이 걱정이 돼 병원에 누워 있지도 못하고 서둘러 퇴원했다.

통원치료와 물리치료도 받아야 하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최근에는 고혈압 및 당뇨까지 겹쳐 몸이 말이 아니다.

“풍족하게 못해줘서 입이 열 개라도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최근 6개월 동안은 거의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자동 인출되는 각종 공과금도 빚을 더하고 있다.

그래도 김 씨에게는 엄마 역할을 대신하는 큰 딸 아름(14.중2)이와 둘째 딸 아라(12.초5), 셋째 딸 민지(11.초4), 큰 아들 우진(8.초1), 막내 민수(7)까지 5남매가 있다.

김 씨는 “얘들은 엄마하고 자주 통화하는데 핏줄은 못 속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득 아이들마저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부모 때문에 가정 파탄 났는데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할 따름 입니다”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크고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해 주지도 못하고, 입이 열 개라도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눈물이 핑 도는 듯 김 씨는 고개를 숙였다.

김 씨의 찢어지는 가슴과 죄책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했다.

 
조금만 거들어 주면 일어설 수 있는데...작은 소망을 위해

큰 딸 아름이에게 ‘아빠에게 드릴 말씀 없냐’고 물었다.

쑥스러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갑자기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부해라. 청소해라’ 등 아빠의 잔소리가 너무 많아요”라며 한마디 했다.

김 씨는 “큰 딸이기에 바르게 자라라는 의미에서 잔소리도 더 하게 되고, 언니가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래도 아름이가 알아서 잘 해 줘서 무척 고맙다”고 큰 딸을 칭찬했다.

김 씨의 작은 소망은 다시 주방에서 일할 수 있게 조그마한 식당을 갖는 것.

“탁자 3개를 놓더라도 마음 편하게 다시 요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빚 투성이 살림살이,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 작은 희망 어느 한 쪽 이라도 그대로 놓아 버릴 순 없다.

“아이들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지만 내 곁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거들어 준다면 곧 일어설 수 있다고 김 씨는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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