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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언론은 왜 의료집단행동에 관대할까

일반 노동자의 경우 '~을 볼모로' 까대더니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하며 무기한 집단휴진에 나선 전공의와 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26일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은 위반할 경우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처벌 규정을 수반한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정부의 의사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 환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실정이다.

 

OECD 국가 중 의사수가 가장 부족하다는 정부의 논리와 의료여건을 먼저 개선하라는 의료계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파업을’,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이 속에서 기이한 것은 우리나라 언론들의 보도성향이다.

 

파업만 하면 방망이를 들던 우리의 언론들

 

예전 노동조합 등의 파업관련 기사들을 떠올려보자.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할라치면 시민의 발을 볼모로라는 타이틀을 단 기사를 비중있게 내 보냈다.

 

당신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지만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까지 꼭 이익을 챙겨야 하겠느냐는 논조.

 

적당히 하고 타협하라는 압박이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이다.

 

노조를 만들고 회사와 교섭을 하고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 모든 면에서 취약한 노동자가 시간과 자본이 넉넉한 회사와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본권인 것이다.

 

이러한 헌법정신에 의한 파업에도 그동안 보수언론은 국가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재벌 등 자본에 유리한 싸움터를 제공했다.

 

최근에도 한 대기업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한다니, 보수언론 등은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팬데믹 상태인데 꼭 이 시기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냐며 점잖게 나무랐다.

 

노동자의 권리는 좀 접어두고 경제 위기 상황을 같이 살펴야 한다는 충고였다.

 

또한 지난해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면서 단체 행동에 나설 즈음, 우리의 보수언론들은 예리한 필봉을 휘둘렀다.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볼모로’, 혹은 일터에 나가는 아빠. 엄마들은 어쩌나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당신들의 단체행동으로 아이들이 굶게 생겼고, 엄마. 아빠들은 그 걱정에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있다는 참으로 인간적인 기사를 써댔다.

 

교사들에게는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볼모로’, 대기업 노동자들에게는 어려워지는 글로벌 시대에 회사의 존망을 볼모로’, 심지어 청소 노동자들에게는 시민들의 쓰레기 처리난을 볼모로등등 오지랖 넓은 글짓기를 해 왔다.


그런데 이번 의료인들의 집단행동은 파업의 범주에도 들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파업은 헌법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노동쟁의인 반면 의료인 집단행동은 노조가 아닌 탓에 법적으로 어떤 해석을 내려질 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은 '불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법도 아닌 불법 집단행동을 대하던 우리의 언론들이 '왜 이토록 관대해 졌는지'도 모를 노릇이다.

 

혹시 우리 편이 하는 집단행동이니 무조건 밀어 주는 것은 아닌지

 

이런 기사성향을 놓고 따져볼 때 코로나 19 시국에서 의사들의 파업국민들의 목숨을 볼모로’, 혹은 국가위기 상황을 볼모로등의 기사를 쏟아내야 하건만 보수언론 등은 양쪽의 입장을 아주 자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기계적 중립이라는 비판을 넘어 이 사태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의심마저 든다.

 

왜 보수언론 등은 종전의 보도태도와는 달리 의료계 파업에 이리 관대할 까?

 

개인적으로 같은 편이라는 의식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청소노동자, 학교급식노동자, 진보적인 교사, 지하철 노동자, 대기업 현장 노동자들은 우리의 고귀한 언론인들과 결코 어울릴 수 없다.

 

이 시간에도 우리의 언론인들은 이 사회에서 잘 나가는고위공무원을 비롯해 검사, 판사, 재벌 등의 소식을 전해 주고자 동분서주하면서 발품을 팔고 있다.


오죽하면 유수의 중앙지가 모 기관장의 몸무게가 몇 kg이라는 기사에 단독이라는 부제를 달고 보도할 정도.

 

재벌 등이 돈을 벌어야, 그들의 입장을 충실히 전달해줘야 떡고물 떨어지듯 광고가 착착 달라붙기 때문에 재벌의 경영 방식 등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노동조합은 아무래도 눈엣 가시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의사들도 이 사회의 위쪽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두는 아니지만 대학교 6, 레지던트, 인턴 등을 거치려면 아무래도 돈과 시간이 많이 들게 돼 없는 집안의 자식이 도전하기에는 힘이 벅차다.

 

쿠바처럼 의료교육을 무상으로 하고 그 재능을 국민에게 기부한다는 풍토가 자리 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의사들은 고연봉 등 일반 국민보다는 훨씬 나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신분상승을 위해 의대에 진학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문재인 정권이 싫은 보수언론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다는 지적은커녕 할 만 하니까 한다는 식으로 오늘도 기사를 올리고 있다.

 

보수언론이 이런 류의 사안에 이토록 관대한 적이 있는지 아무리 되돌아봐도 기억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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