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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리는 삼성 공화국에 살고 있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보며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재판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하고픈 질문이 있다.

 

우리는 과연 공화국에 살고 있나?’

 

작고한 노회찬 의원은 국회에서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다.

 

과연 우리의 법은 만인에게 공정한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만명에게만 공정한 건 아닌가?‘

 

정태춘은 , 대한민국이라는 민중가요에서 역설했다.

 

우린, 살고 있지 않나. 자유와 행복이 흐르는 이 땅. 최저임금도 받지 못해 싸우다 쫓겨난 공순이들은 말고. 장가를 가지 못해 농약을 마시는 참담한 농촌의 총각들은 말고. 식민독재와 맞서 싸우다 감옥에 갔거나 어디론가 사라져간 사람들은 말고.’

 

, 대한민국. , 우리의 공화국

 

정태춘이 떠올린 계층들과 반대쪽에 서있는 사람들도 있다.

 

특급호텔 로비에 화사한 옷차림으로 호사하는 사람들, 백골단 등 공권력에 보호받는 사람들. 하룻밤 술값으로 수 천만원씩이나 써대는 재벌가의 사람들

 

그들과 함께 우리는 위대한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국민들이 피 흘리며 조성한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실을 주면서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으려 권력자의 치맛단을 붙들고 기어코 이뤄낸 세계 유수 재벌의 후계자 자리.

 

그 구도가 완성되지 않은 탓에 한 노인은 최첨단 최고가의 의료장치에 기대,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생명을 영위해 간다는 추측도 나돈다.

 

자본주의의 총아라는 미국사회에서 조차 같은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대형사 사주에게 23년이라는 징역형과 함께 엄청난 범칙금을 물렸음에도 우리의 공화국에서는 재벌 3세의 안위를 걱정하는 언론들이 넘쳐나고 한국 경제를 위해 그만하자는 하루 벌어 먹고사는 서민들의 동정심이 넘실대고 있다.

 

우리는 왜 공화국을 만들었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지 않은 바에야, 경제적. 사회적 신분의 차는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사회가 규정한 법률 내에서는 최소한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신념이지 않은가.

 

그래서 프랑스 대혁명, 동학혁명, 4.19, 광주민주화운동, 6.10 등에서 우리는 숱한 피를 흘렸고 정태춘이 말 한대로 식민독재와 맞서 싸우다 감옥에 가거나 어디론가 사라진 지인들의 끔찍한 소문들을 들어야 했다.

 

배가 고파 우는 아이를 보다 못한 젊은 미혼모가 마트에서 분유 한통을 훔쳐도 절도죄로 기소돼 처벌을 받는 우리의 위대한 공화국은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돈을 가졌고 거기에 더해 더 많은 돈은 가지려는 자에게는 무척이나 관대하다.

 

적어도 공화국이라면 분유를 훔친 미혼모에게나 엄청난 돈을 가진 재벌 3세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 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만 사회 각 계층의 요구와 의견이 합쳐지는 공화국이라고 부를 수 있다.

 

돈이 많고 이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잘못을 단죄할 수 없다면 제왕은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왕조시대의 가치관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Republic of Korea라는 국명을 국제적으로 가지고 있다.

 

공화국이다.

 

절대왕조거나 현명한 철인이 지배하는 고대의 나라거나, 가졌거나 많이 배운자들이 모든 권력을 향유하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모든 시민이 공평한 대접을 받으며 법 앞에서 동등한 권리를 나누는 공화국이다.

 

이 공화국을 허물려는 자들이 누군지, 재벌 3세의 재판과정을 보면서 알 듯 싶다.

 

그들은 많이 가지려 하거나 많이 배워서 그 배움을 이용해 그의 그늘에 서려 하는 자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공화국은 하나의 수단일 뿐 결국 남위에 섬으로써 향락과 편함을 추구하려는 목적만 최고의 가치로 돌변한다.

 

그래서 서글프다.

 

공화국에 살면서 공화국에 살고 있는지를 자문해야 하는 지금의 세태가 억울하고 신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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