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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을 기록한 현기영,3회 4.3 평화상

특별상 베트남 학살 당사자 ,'응우옌티탄'

34.3 평화상 수상자로 제주출신 현기영 작가가 선정됐다.


특별상은 참전 한국군에게 피해를 입은 베트남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1957년생)과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1960년생)이 받는다.

 

민중의 삶을 억누르는 야만의 역사를 글로 드러내어 그 상처를 보듬는 작가이자, 평화로운 공동체 회복을 위해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현기영 작가는 43에 대해 30여년간 망각과 침묵을 강요당하던 시절, 문학적 양심으로 북촌리 대학살을 다룬 작품 <순이삼촌>1978창작과 비평 에 발표하면서 43을 시대의 한복판으로 끌어올렸다.


순이삼촌으로 4.3을 알린 현기영 작가, 그로 인해 심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 작품은 국가폭력의 실상을 폭로하고, 진상규명의 필요성 그리고 치유와 추모의 당위성을 널리 확산시키는 디딤돌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대학가와 지식인들에게 43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문화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작가는 43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1979년 군 정보기관에 연행되어 심한 고초를 겪었고 소설순이삼촌14년 간 금서가 됐다.

 

그럼에도 작가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군부집권기에도 올곧은 문학인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43을 소재로 또는 제주인의 애환과 희생 그리고 아픔을 담은 작품들을 연작했다. <도령마루의 까마귀>, <해룡 이야기>, <>, <어떤 생애>, <아스팔트> <마지막 테우리> <쇠와 살>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외에도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창작해 한국 문학계의 거목으로 칭송을 받았지만, 또 하나의 43소재의 장편소설인 자전적 성장소설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가 국방부의 불온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 <순이삼촌>2008<Aunt Suni>로 영역되었고, 2012년 아시아출판사바이링궐 에디션 Bilingual Edition 한국 대표 소설 3”에 선정되어 <Sun-i Samchon>으로 재출간되어 43의 세계화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실천적 사회활동에도 헌신했다. 197411깨어있는 양심과 인간 본연의 진실한 외침을 선언하며 결성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참여해 실천적 지식인의 길을 걸었다. 이 단체는 1987610민주항쟁 직후 민족문학작가회의로 개칭했는데, 20012003년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20032005년에 제11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기영은 권위주의시대 인간의 억압과 통제를 극복하고, 자유와 자율 그리고 평화의 시대를 선도하는 평화운동가로도 활약했다. 특히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앞장섰는데, 제주43연구소초대소장, 제주사회문제협의회회장 등은 그의 삶의 궤적을 명료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외에도 43의 각 시기별로 추진되었던 50주년, 60주년,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대표를 맡아 43진상규명운동의 연장선에서 끊임없는 활동상을 보여주었다.

 

그는 현재에도 제주43평화포럼을 비롯해 다양한 학술행사, 강연회, 문학인 모임, 방송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43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권과 평화를 가로막는 온갖 불의하고 부당한 움직임에 저항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1957년생)과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1960년생)1968년 베트남 민간인학살 당시 각각 11살과 8살의 몸으로 학살의 현장에서 가족들을 잃고, 자신들은 온 몸에 총상을 입고 살아남은 여성 후유장애 생존자들이다.

 

이들 동명의 두 응우옌티탄은 2018422일 한국에서 열린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 원고로 참석해 하미마을과 퐁니·퐁넛학살을 증언, 최초로 원고 승소 판결,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학살 피해자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한국 사람들 앞에 증언자로 나섰던 이들은 승소 이후 단순한 피해자에서 벗어나 평화인권 운동가로 나서면서 국제사회에 큰 영감과 울림을 주고 있다.


하미마을의 응우옌티탄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1957년생)1968124(음력)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135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조사된 꽝남성 디엔반시 디엔즈엉구 하미학살 생존자. 당시 어머니, 남동생, 숙모, 사촌동생 둘을 잃고, 11살이었던 탄은 수류탄에 왼쪽 귀의 청력을 상실, 왼쪽 다리와 허리에 수류탄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입었다.

 

또 다른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1960년생)1968212(양력) 74명이 희생됐던 꽝남성 디엔반시 디엔안구 퐁니·퐁넛학살 생존자로, 당시 어머니, 언니, 남동생, 이모, 이종사촌동생 등 모두 다섯 명의 가족을 잃었다. 8살이었던 탄은 왼쪽 옆구리에 총상을 입었다.

 

20154월에 <평화박물관>의 초청으로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해 학살을 증언하고, 2018422일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 원고로 참석해 퐁니·퐁넛학살을 증언했다.


퐁니·퐁넛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


 

이들은 오랜 시간 자신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민평화법정 승소 판결 이후 제주를 방문, 4.3 여성 생존자들과 함께 증언의 자리에 서서 4.3과 연대, 서로 위로하기도 했으며, 4.3평화공원에서는 참혹했던 전쟁의 고통과 진실에 공감하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베트남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크게 내는데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승소판결 이후 현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국가배상 소송, 청원 운동의 중심에 서고 있으며,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앞으로 국가가 청산하지 못한 가려진 역사에 대해서 공식 사과해야 하며, 다시는 전쟁의 고통이 없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2000년 도쿄에서 열렸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민간법정(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을 롤모델로 해 가해국의 수도에서 가해국의 책임을 묻는 민간법정이었다.

 

1960년대 후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설립한 민간법정인 베트남 전범재판소에서부터, 가깝게는 2000년 일본 동경에서 열렸던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구적인 민간법정의 예들이 법, 그리고 법정이라는 도구를 통하여 정의와 진실을 규명한 것처럼 그 역사를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부가 오랜 시간 방기해온 문제의 진실과 책임을 다루기 위해 설립했다. 201842122일 서증조사, 전문가증인신문, 영상검증, 당사자신문 등의 증거조사를 진행 김영란 재판관에 의해 대한민국의 책임을 인정한 원고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두 여성들을 4.3평화상 후보자로 추천하는 이유는, 전쟁의 가장 큰 약자였고 피해자였던 베트남 여성들이 용감하게 진실의 법정에 섰다는 것이며, 이후 피해자에서 평화운동가로의 변신은 과거 잘못된 역사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한다는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역사 인식과 상통한다는 데 있다.

 

더구나 베트남전 민간인학살에 대해 아직까지 유감을 표명했으나 공식 사과가 없어 마음에 남아있는 대한민국으로서는 베트남의 아픔을 아래로부터 인정하고, 사과하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세계사적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을 상대로 끈질긴 싸움을 벌여온 것처럼 진실 찾기의 긴 싸움을 벌여온 베트남 피해자들에게 첫 번째 상을 준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오랜 고통 속에서도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달려왔던 4.3의 정신과 통하는 것이며, 중대한 인권 침해로 발생한 결과들을 앞으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견인해야 한다는 맥락에서도 크게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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