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조선희 시인이 첫 시집 「숨길」을 펴내며 등단을 알렸다.

가족의 기억과 소소한 풍경, 상실과 회복이 잔잔한 시어로 이어지며 삶의 체온을 다시 느끼게 한다.
표제작 '숨길'은 빛이 스치는 순간을 붙잡듯, 하루의 틈에서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찾아내는 감각을 보여준다.
'시간 속을 달리는 기차'에서는 약통을 여는 움직임을 반복되는 일상의 은유로 삼아 다시 견딜 힘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소멸과 새봄, 균열과 회복이 겹쳐지는 정서는 담담하지만 깊게 스민다.
서귀포에서 나고 자란 조 시인은 2022년 「시인정신」으로 등단해 한라산문학동인과 제주문인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삶의 흔적들은 숨을 쉬는 출구"라는 그의 말처럼, 작은 순간을 시로 데려오는 섬세함이 시집 전체를 단단히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