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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머리는 자르더라도,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조성현

콩나물 머리는 자르더라도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조성현

 



콩나물은 저렴한 가격과 키우기 쉬운 방법으로 여러 음식에 사용된다. 콩나물의 꼬리에서는 쓴 맛이 나고 식감이 안 좋아 다듬을 때 꼬리를 떼야 한다. 하지만 콩나물의 꼬리가 아닌 콩나물의 머리를 떼내고 먹는 사람이 있었으니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다.

 

박문수는 조태채와 정치적 이유로 앙숙이었다. 어느 날 식사 자리에 콩나물이 올라왔는데 박문수는 '이놈의 태채의 머리를 베지 않을 수 없다'며 콩나물의 머리를 떼고 먹었다. 이는 콩나물의 한자 이름이 태채이기 때문에 조태채의 이름인 태채와 음이 같아 이를 빗대어 말한 것이다. 둘의 사이를 알 수 있는 일화이다.

 

그러던 중 조태채의 아들이 모함으로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박문수는 위험을 무릅쓰고 죄는 지었으나 사형의 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며 임금에게 말하였다. 사사로운 일로는 원수와 같으나 그 감정이 나랏일을 흐리게 해선 안 된다며 말이다. 임금은 다시 죄상을 파악해 조태채의 아들을 살려주었다.

 

행정은 하나의 유기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정부서가 절대로 모든 업무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가로등 하나를 세우는 데도 가로등을 설치하는 부서, 가로등을 설치해도 다른 사안에 문제가 되지 않는지 검토해야 하는 부서, 가로등을 관리하는 부서가 하나의 합을 이루어 움직여야 한다.

 

공직생활도 일종에 사회생활이기에 개개인끼리의 정이 쌓이기도 하고 모종의 이유로 그르치기도 한다. 하지만 일에 대해서까지 사적인 감정을 앞세워 개인적 업무를 지시하거나 상대방을 비방하고 흠집 내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하고 청렴한 업무처리를 위해서는 공과 사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비록 적이었으나 공적인 관계에서만은 개인적인 감정을 내세워 상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공직자로서 공과 사를 구분한 박문수의 태도는 오늘날에도 되새겨봐야 할 청렴한 공직자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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