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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조국과 카타리나 블롬의 명예

 

카타리나 블롬은 노벨상 수상자인 독일 하인리히 뵐이 발표한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이다.

 

커타리나 블롬의 잃어버린 명예라는 제목을 가진 책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1974224, 독일의 일간지인 자이퉁(독일어로 그냥 신문이라는 의미. 저자는 자이퉁이라는 단어로 특정 언론을 지칭했다) 기자가 총에 맞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27살의 미모와 성실성을 인정받는 카타리나 블롬은 경찰을 찾아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이 소설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 5일간 카타리나 블롬의 행적과 이를 악의적으로 취재하고 기사화한 자이퉁 지의 상관관계를 말해준다.

 

언론이라는 이름을 빌려, 혹은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분에 기대 언론이 한 개인을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는 지 보여준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가정관리인인 블롬은 무도회에 참여했다가 괴텐이라는 남자를 만나고 그와 하룻밤을 지낸다.

 

이혼녀였던 블롬에게 있어 그날 밤은 한낱 추억에 불과한 일탈행위였다.’

 

괴텐이 은행강도이자 살인범 테러리스트 혐의를 받고 경찰에 쫓기고 있는 범죄자라는 사실도 몰랐다.

 

아침에 블롬의 집을 급습한 경찰은 괴텐이 종적을 감췄음을 알게 되고 경찰은 블롬과 괴텐 사이에 또 다른 연관성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에 집중한다.

 

이 사건을 취재하는 자이퉁지의 기자 퇴트게스는 책임감있는 가정부라는 평을 받고 있는 블롬을 악마화하기 시작했다.

 

방탕한 이혼녀, 공산주의자인 아버지와 알콜중독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결국 범죄에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으로 규정해 버린다.

 

이혼한 전 남편을 취재한 퇴트게스는 그런 행동을 하려고 나를 떠나 도시로 갔느냐는 투의 코멘트만을 들먹여 블롬의 도덕성에 먹칠을 한다.

 

특히 중병을 앓아 입원 중인 블롬 어머니와 퇴트게스는 인터뷰를 하면서 블롬의 부도덕성을 은연 중에 암시했고이에 충격을 받은 블롬의 어머니는 숨을 거두고 만다.

 

 

블롬과 하룻밤을 지낸 괴텐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 5일 간의 치열한 논쟁은 마무리된다.

 

괴텐이 경찰에서 자신은 이전에 블롬을 본 적도 없고 자신의 활동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진술했기 때문.

 

무너진 자존을 카타리나 블롬은 어떻게 보상 받았을까

 

결국 블롬은 총을 들고 자이퉁 기자의 집을 찾는다.

 

블롬을 집안으로 안내한 이 기자는 뒤에서 블롬의 옷을 잡아 끌었고(소설에서는 성추행을 암시) 블롬은 권총을 난사했다.

 

경찰조사에서 한 경찰이 퇴트게스와 같이 일을 했던 사진기자의 죽음(이 살인사건은 블롬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 알리바이를 통해 입증됐다)에 대해서도 물었고 블롬은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 죽이면 안되나요?’하고 되묻는다.

 

조국과 카타리나 블롬의 명예

 

유튜브나 가짜뉴스는 그렇다 치자.

 

요즘 언론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도마에 올려 난도질 중이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조국 후보자의 딸을 무능하고 공부 못하는 젊은이로 만들었다.

 

알고 보니 조국 후보자의 딸은 고대에서 4.5점 만점에 가까운 4.3점이라는 학점을 받았고 영어실력은 발군이다.

 

외국어고에서 내신 1등급을 유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 교수는 외국 대학에 진학 할 줄 알았는데 고대에 가서 실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국 후보자의 부인을 건드리던 언론은 그의 동생과 전 제수, 급기야는 돌아가신 부친의 비석마저 들먹이기도 했다.

 

물론 야당 중진의원의 짓이기는 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기 보다는 거들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라는 속담도 떠올랐다.

 

병을 앓고 있는 조국 후보자의 어머니를 포함해 가족사기단이라는 차마 입에 올리기도 힘든 말을 활자화하기도 했다.

 

이미 본질을 벗어난 보도를 일삼는 언론들, 그들을 어떻게 응징해야 할까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행위이다.

 

여기까지는 당연히 조국 후보자가 치러야 한다.

 

그러나 그를 입으로는 진보를 외치며 다른 행동으로 살아왔다고 지칭하는 순간 언론은 이미 언론이 아니라 카타리나 블롬이 저주했던 자이퉁지의 행위와 다를 바 없어져 버렸다.

 

이제 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가 아무리 설명을 해 본들 조국 후보자의 잃어버린 명예’를 오롯이 되찾기는 글렀다.

 

또한 딸을 포함한 가족과 돌아가신 아버지, 와병 중인 어머니의 잃어버린 명예도 막막해 졌다.

 

카타리나 블롬은 자이퉁지의 기자를 사살하며 응징했다.

 

소설 속의 이야기일 뿐으로 현실 속에서 이런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자이퉁지와 같은 짓을 저지른 국내 언론은 고 노무현 대통령 생전 아방궁. 논두렁 시계 보도를 했으면서도 반성을 하지 않은 것처럼 앞으로도 떳떳해 할 것이다.

 

아니 뻔뻔하게 고개를 쳐 들고 다닐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 너무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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