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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대한민국에는 태극기라는 국기가 있다.
수많은 역경과 수난의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의 끈질긴 민족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영광의 깃발인 태극기는 우리의 가슴에 늘 어버이처럼 살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와 함께 해 온 우리나라의 상징이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 아침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태극기가 집집마다 달리기 시작했다. 제주의 어느 한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달려는 초등학교 3학년의 어린 소녀가 있었다.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태극기게양대에 태극기를 달려는 소녀는 키가 모자라 의자를 놓고 그 위에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발밑에 의자를 놓고 그 의자위에서 그래도 조금 모자라 발꿈치를 높이 치켜들고 팔을 뻗어 길게 내밀어 가까스로 태극기의 깃봉을 게양대에 꽂았다. 얼마 전 3.1절에도 소녀는 어김없이 아파트의 베란다에 태극기를 꽂았었다.

그 때는 태극기가 바람에 날려 게양대에서 떨어져 나간 생각이 떠올랐다. 어린소녀는 이번에도 태극기가 바람에 날려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접착테이프를 가져와 다시 의자위로 올라가 태극기 깃대를 잡고 테이프로 단단히 붙여 메려는 순간 의자가 휘청거리고 소녀는 무게중심을 잃고 베란다 난간에서 11층 아파트 아래 화단으로 떨어졌다. 엄-마! 하는 순간적인 찰나에 소녀는 아득히 먼 천국으로 떠났다.

소녀가 떨어진 아파트의 베란다 벽에는 태극기가 세찬 바람에 잘도 펄럭이고 있었다. 아! 어린 태극기 소녀! 애석한 소녀의 죽음은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전쟁터 이름모를 산골자기에서 가슴에 피를 품으며 조국을 부르며 죽어간 꽃다운 젊은 영웅처럼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죽은 하늘이의 꿈은 의사였다고 한다.

그리고 평소 국경일에는 집집마다 펄럭이는 태극기가 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처럼 어린소녀의 작은 가슴에 흘러넘치는 나라사랑의 큰마음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나라사랑의 충혼정신이 빛바랜 역사처럼 퇴색되어 가고 현충일 아침에도 추모의 조기조차 다는 것을 게을리 했던 우리가 아니었던가?

천사보다도 더 고운 나라사랑의 마음을 가슴에 가득품고 아득히 하늘나라로 떠난 태극기소녀 이하늘 양의 영혼이 태극기 되어 힘차게 바람에 나부낀다. 우리는 소녀의 죽음 앞에 무한한 추모의 정을 바치며 진정한 나라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녀의 죽음이 꼭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윤홍철 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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