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할머니 댁을 찾아갔을 때 유난히 눈에 띄었던 게 있다. 안방 한 구석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검은 보자기로 입구가 싸여있던 커다란 시루. 호기심에 검은 보자기를 들춰보면 거기에는 여기저기서 머리를 내밀며 자라고 있는 노란 콩들이 있었다.
하루에도 대 여섯 번 물을 주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던 할머니의 정성은 며칠이 지난 뒤 갖은 콩나물 반찬으로 우리를 반겼었다. 물만 먹고도 과연 잘 자랄까 하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어느새 신기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이처럼 교육도 하루 이틀 단기간에 그 효과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꾸준한 학습을 통해서 조금씩 변화하게 되고, 어느 순간 그 변화를 통하여 서서히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 또한 교육의 힘일 것이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서귀포시 시민공개강좌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통하여 양·질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왔고, 매회 평균 200여명 이상 참여할 정도로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어 명실상부한 시민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올해 『글로벌 아카데미』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바뀐 시민공개강좌는 총 40회의 일정으로 격주 화요일에는 시내 권, 격월 금요일에는 대정읍, 남원읍, 성산읍, 안덕면, 표선면 등 5개 읍면지역을 순회하면서 실시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의 업무 협약을 통하여 운영횟수 확대는 물론 수준 높은 강사진 확보가 용이해진 올해 글로벌 아카데미의 최대 역점은, 강의를 듣고 싶어도 지역적인 한계와 교통 불편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는 읍면지역 주민들의 교육 소외감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하여 강연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글로벌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장소준비, 농사일로 바쁜 주민 참여 독려, 늦은 시간 김밥으로 저녁을 대신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르지만, 강의 전 ‘무사 이런 거 행 영 오라 가라 햄시냐’ 하시던 분들이 강의가 끝난 후 환한 표정으로 나오면서 ‘강의는 정말 최고였다,
다음 강의는 언제냐’라고 물어주시는 한마디와 시내 권 강좌임에도 표선과 성산 지역에서 참석해 주시는 분들, 그리고 자기 본연의 업무처럼 열과 성을 다하여 도와주는 읍면동 직원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이재웅 전 Daum 대표 초청 강연을 시작으로 출발한 게 엊그제 같은데 40회 계획 중 벌써 12회 강좌를 운영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도 글로벌 아카데미에 참여해 보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갈까? 말까?’ 하는 망설임을 과감하게 뿌리치고 참석해 보라고 당부하고 싶다.
또한,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은 인터넷 신문인 제주의 소리 홈페이지나 서귀포시청 홈페이지(생활경제정보→교육정보→교육 및 강좌→서귀포시글로벌 아카데미 동영상보기)를 이용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
특히나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올바른 지식과 정확한 정보는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귀포시 글로벌 아카데미를 통하여 우리보다 앞선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그런 배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찾아내 서귀포 시민 모두가 성공에 이르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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