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 두선 넓어지는 주름살과 같이 세월은 흘러 나의 생애의 절반에 접어들어 제37회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우리 마을에서는 마을회관에서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우리들은 청·부녀회 프로그램에 의하여 재미있는 오락을 진행 중에 뜻하지 않은 읍사무소에서 나를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사무실에 와서 전화를 받고 보니 ‘대정 현감으로 부임하였다는 증손녀가 찾아와서 이야기를 하니 회장님께 이분을 보내오니 꼭 찾아주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하고 약 15분 후에 우리 노인복지회관에 찾아왔다.
찾아오신 손님은 40대 부부로서 인사를 하고 찾아온 용건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보니 ‘대정할아버지라는 증조부님을 찾아보려고 왔습니다.’ 하며 자기소개를 하였다. ‘저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세양빌딩 3F(137~842) 은연(殷嬿)’ 이며, 같이 부부가 찾았다는 말씀을 하였다.
‘저는 부모님께서 젊은 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자세한 말씀은 듣지 못하였으며 서기 1800년~1890년 사이에 은무성이란 증조부께서 대정현감을 지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이었다.
여성으로서 남편과 함께 이곳 제주에서도 최남단인 대정을 찾아온 손님에게 찾을 수 있나하는 의아심이 앞장을 섰다. 역사자료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것만도 감개무량하고 특히나 40대 여성으로서 증조부님의 뿌리를 찾겠다는 마음이 더욱 가슴 포근히 느껴졌다.
나는 손님을 앞에 앉히고 자료를 하나하나 뒤지고 제주목사부터 대정현감 정의현감 부임목록을 하나하나 찾았으나 은씨 현감은 유일하게 대정현감 한분밖에 없었다. “은씨 할아버지는 은무성이 아니고 은덕중이였다.”고 찾아온 분께 말하자 집에서 부르던 이름은 은무성이고 호적이름은 덕중이 맞다는 말씀을 하자 저나 증손녀나 무엇을 새로운 것을 발견한 사람같이 웃음꽃이 피어났다.
나는 역사 자료를 수집하면서 이번이 두 번째로 기쁜 순간이었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기쁨이 온다는 것은 새삼 느끼게 되었고 은덕중 현감께서는 1887년 6월에 대정현감으로 부임하셨다는 점을 확인한 때 증손녀의 심정은 헤아릴 수 없이 기쁜 심정을 나에게 표현하였다.
뿌리를 찾은 은연씨는 기쁨을 참지 못하여 우리 노인들 앞에 서서 저는 부모님께서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였고 늙으신 어르신들만 보면 항상 부모님 생각이 떠오르며 저도 96세된 시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는 말씀을 하며 이곳에서 뿌리를 찾았고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어버이 은혜를 불렀다.
나 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하고 3절까지 불러 위안을 하셨고 이 고장에 와서 뿌리를 찾았다는 답례로 금일봉까지 기증하여 주었고 이에 우리 노인회원들이 감사의 뜻을 박수로 보답하였다.
나는 여기에서 생각하기를 순간적으로 생각을 잘못하여 부모님을 살해하는 기사를 자주 볼 수가 있었고 늙으신 노부모를 모시고 살지 않겠다 하여 가정을 파탄하여 집을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 오늘과 같이 젊은 여성이 자기의 뿌리를 찾겠다하여 서울에서 제주의 최남단까지 온 사람과 같이 서로서로 비교 아니 할 수 없으며 나이 많은 나로서 이 은연씨와 같이 모범됨을 모든 분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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