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제33대 제주시장으로 취임한 강병삼 시장은 지방 정치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오영훈 지사의 발탁 당시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취임 직후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강 시장은 “정치이력이야 진보정당 당원으로 등록했지만 활발하게 참여한 편은 아니었고 이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라고 전제 한 후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주요 선거종사원을 지냈고 오영훈 지사 캠프와는 별 다른 인연이 없다”고 밝혔다.
‘공직자 출신’은 행정시장으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영훈 지사의 방침을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 사이에 강병삼 시장의 취임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됐다.
‘정치와 행정경험’이 일천한 강 시장은 ‘지역화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듯 ‘진보적 성향’임을 엿보게 했다.
강 시장은 ‘현장’을 중요시하는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추자도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이 주민반발로 이어지자 강 시장은 “우선 현황파악에 나설 방침”이라며 추자도로 향했다.
추자풍력단지 현장의 강병삼 시장, 변형철 제주시 해양수산과장(가운데)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업주와 지역 주민들을 만나 서로의 입장을 듣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며 “현장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강 시장의 판단.
이와 함께 강 시장은 “추자도 공유수면에 대한 허가권은 제주시가 가지고 있다”며 “제주시의 허가 없이 이 사업은 추진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적 해석”이라고 강조하면서 “찬. 반 의견을 표명하는 주민들을 전부 만나볼 것”이라며 “가장 이해관계가 높은 추자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용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전히 지역 민원으로 남겨져 있는 사안이지만 제주시정의 적극개입은 ‘커질 수 있는 문제’를 대화로 풀고 있다는 호평으로 이어졌다.
제주시 관내를 돌아다니며 떠안은 민원 315건
강 시장은 지난 10월 14일 외도동을 마지막으로‘2022년 찾아가는 소통의 날 운영’을 마무리했다.
소통의 날을 운영 중인 강병삼 시장
이번 읍면동 방문은 제33대 제주시장 취임에 따른 지역 주민과의 상견례 및 지역현안을 공유하고 시민들의 건의사항 청취 등 소통의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됐다.
26개 읍면동에서 총 315건의 시민 건의 사항을 청취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를 가졌다.
분야별로는 도시건설 분야 74건(23%), 일반행정 분야 62건(20%) 안전교통 분야 59건(19%), 청정환경 분야 37건(12%), 복지위생 분야 29건(9%), 문화관광체육분야 24건(8%), 농수축산경제분야 23건(7%),기타 7건(2%)순으로 건의됐다.
도시건설 분야 주요 사항으로는 ▲도시계획도로 조기 개설 ▲도로 확‧포장 및 인도 개설 요청, 일반행정 분야 ▲노후 읍면동 청사 신축 ▲읍면동 직원 충원 요청, 안전교통 분야 ▲주차난 해소를 위한 주차장 조성 및 복층화 요청, ▲ 도로 위험구간 교통사고 발생에 따른 교통시설 설치 요청, 청정환경 분야는 ▲공원 및 오름정비 ▲재활용 도움센터 조성요청, 복지위생 분야 ▲경로당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 농수축산경제분야 ▲태풍피해 및 보조금 등 농업분야 지원요청, 문화관광체육분야 ▲ 스포츠센터, 파크골프장 조성 건립에 관한 내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애월 북 페스티벌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강병삼 시장
강병삼 시장은“시민들이 건의한 사항들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통해 시민불편 해소 및 행정신뢰 확보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 “시급한 사항은 바로 현장 확인을 통해 해결하고 시민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하여는 시정에 적극 반영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공직자들에게 당부했다.
민원은 해결해야 하고 ‘그 중심’에 공직자들의 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제주시민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이에 적극 대응하는 제주시정이 돼야
지난 11월 30일 취임 100일을 맞은 강 시장은 제주시민의 민원해결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재확인했다.
이어 강 시장은 “지난 100일을 돌아보면, 분주했던 열정과 치열했던 고민의 중량과는 달리 더디고 가벼운 성과만을 낸 것이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고 전제한 후 “100일이라는 시간이 급하게 달궈진 프라이팬에 튀긴 물방울처럼‘펑’하고 증발해 버린 것만 같다”며 “아직 100일의 미진함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시민의 삶에 대한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쉼 없이 누비며 315건의 크고 작은 시민의 고민을 알게 되었고, 이 중 173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밝힌 강 시장은 “미래 제주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갈 청년세대의 고민을 이해하기 위해‘2040 화통간담회’를 만들고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내달부터는 제주시 동지역 72개 마을회 회장님들과의 간담회를 추진하여 보다 시민 가까이에 있는 고민들을 알아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가을 가뭄이 닥친 농촌지역의 물빽 설치현장을 돌아보는 강병삼 시장
최근 제주시는 그동안 누적되었던 사회 갈등의 분출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한 강 시장은 “그 갈등 중 일부는 시민의 삶을 ‘염려’와‘당혹’으로 채우고 있다”며 “대규모 자본의 추자도 해상풍력 발전 추진이 제게는 매우 염려되고 당혹스러운 사안이었고 시민 여러분들께 빠르게 알려야 했기에 현안을 파악하면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강 시장은 “아직도 무성한 코로나19의 그늘과, 고유가·고금리·고물가로 대표되는 경제의 불안 속에서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체감한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도 예산편성의 주안점을‘민생 안정’에 두고 가용 재원을 최대한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행정이 견인하는 경제 활성화 시책들 이외에도, ▲원도심의 문화적 가치와 연계한 상권 활성화 사업, ▲농·수·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융복합 사업 등 민간과 협업할 수 있는 경제 활성화의 틀도 의욕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강 시장은 밝혔다.
강시장은 ▲시민의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 것 ▲후회 없이 열심히 일할 것 ▲잘못된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바로 잡을 것 등의 다짐을 전하며 “거창한 약속이나 구호보다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달성해 가는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심정으로 시정 운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