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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종인 위원장 사과, 진심이려면

권력을 향한 욕망을 저버려야 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 5.18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더불어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과는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호남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보여주기라는 평가도 있다고 거리를 뒀다.

 

김종인 위원장은 엄혹한 신군부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시민들은 그의 사죄에 대해 진정성에 의구심을 두고 있다.

 

과연 김종인 위원장은 그 당시 행적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라면 대선을 향한 정치적 포석일까.

 

진실은 본인만 알겠지만 역사를 두고 보면판단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있다.

 

홍문(鴻門)의 연()에서 유방(劉邦)의 연기, 항우(項羽)를 홀리다

 

초한지(楚漢志)에 나오는 유명하면서도 항우의 천하통일 대업을 그르친 결정적 장면이기도 하다.

 

기원전 208년 반진세력은 초 회왕을 옹립해 맹주로 삼고 진나라를 압박했다.

 

항우와 유방이 중심으로 떠올랐고 회왕은 관중을 평정하는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겠다고 장군들을 독려했다.

 

무력으로 제압하는 항우는 계속되는 전투에 진격 속도가 더뎠던 반면 유방은 순조로운 진군을 했다.

 

결국 함양에 처음 입성한 유방은 약법3으로 진나라 백성들의 마음을 샀다.

 

함양 인근에 도착한 항우는 이 사실을 알고 40만 대군을 이끌어 홍문에 진을 쳤다.

 

유방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항우의 책사 범증(范增)은 무조건 유방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홍문에서 연회를 열고 유방을 부른다.


유방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사실을 눈치 챈 그의 책사 장량은 '무조건 무릎을 꿇고 빌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항우에게 대들 자신이 없었던 유방은 불과 100여기만을 이끌고 홍문을 찾아 진의 항복을 받아 냈으나 이는 모두 장군에게 바치고자 했던 행동이라며 장량의 말대로 용서를 빈다.

 

이를 위선이라고 여긴 범증은 끝내 유방을 죽이고자 했으나 항우는 자신에게 사정하는 졸장부를 죽일 필요가 없다며 애매모호하게 대처했고 빈틈을 노려 유방은 탈출하고 만다.

 

범증은 이를 두고 내가 애송이(항우)와 함께 천하를 도모하고자 했구나며 원망하기도 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이르면서 유방은 항우를 무찌르고 한()나라를 세워 중국을 통일한다.

 

초한지에 나오는 이 대목, 순간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자존심쯤은 아랑곳없이 무릎을 꿇고 다음을 도모하는 야심가의 태도에서 전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만에 하나 항우가 이러한 유방의 속셈을 눈치 채고 ‘유방의 군대를 해산해서 야인으로 돌려보내든지, 범증의 충고대로 없애버렸으면중국의 역사는 사뭇 달라져 있을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의 사죄가 진심이려면

 

5.18묘역에 사죄한 김종인 위원장의 자세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어차피 인간은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내일을 다잡아가는 존재인 탓이다.

 

1980년대 초 국보위는 권력을 다지기 위해 만든 조직이었고 그 속에서 광주를 중심으로 숱한 희생자를 낳았다.

 

그 조직에 참여했다면 가해자의 위치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자신의 과거 행적이 그토록 후회스럽다면 김 위원장은 자연인의 신분이어야 한다.

 

지금의 미래통합당의 전신이 무언지 모르지 않을 터인데, 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의 집권을 위한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있으면서 호남의 용서를 구하고 있다.

 

아니, 다시 정권을 잡을 테니 표를 달라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빈틈을 노려 도망쳤다 다시 힘을 길러 항우를 곤경에 빠뜨린 유방의 처신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는 해석이다.

 

비교대상이 너무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라서 걸맞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사죄가 진심이려면 김 위원장은 권력을 향한 모든 욕망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연인의 신분으로, 그 당시 독재 권력에 협조했던 사람으로서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

 

그 전제가 아니라면 ‘홍문의 연에서 흘린 유방의 눈물처럼 뭔가 모를 책략이 숨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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