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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범생인 원 지사의 역사관

'도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 발언은 취소해야

역시 원희룡 지사는 모범생이었던 면모가 역력했다.

 

지난 15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기념행사는 좀 어수선했다.

 

이날 김률근 광복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장 중앙회장 기념사 내용을 원 지사가 반발했고 이러한 원 지사의 행동에 또 다른 참석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친일세력의 척결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21대 총선을 앞둬 후보 1109명 전원에게 국립묘지에서 친일. 반민족 인사의 묘를 이장할 것인지, 만약 이장을 안 할 경우 묘지에 친일행적비를 세우는 국립묘지법 개정에 찬반을 물었고 지역구 당선자 253명 중 190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원 지사는 우리 국민 대다수와 제주도민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지나친 역사관이라며 제주도지사로서 기념사의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발했다.


지난 15일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원희룡 지사가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 내용을 반박하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원 지사의 이 발언에도 상당한 허점이 있다.

 

국민 대다수라는 산술적 크기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제주도민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지적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지.

 

도지사로서 기념사의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원희룡 개인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했다.

 

해방 정국에서 반공을 내세운 이승만 정권에 의해 5만명 정도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도의 처참한 역사 속에 친일파를 척결해야 한다는 광복회장의 발언에 대해 도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분석은 도대체 어떤 잣대로 잰 것인지 궁금해 질 수 밖에 없다.

 

이 발언도 문제가 있지만 원 지사가 살아온 삶을 상상해 보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모범으로 점철된 원희룡 지사의 인생, 그 역사관의 배후

 

원 지사의 같은 시기에 학창시절을 지낸 필자는 그때의 광경을 되돌아봤다.

 

아침마다 학교정문을 통과할라 치면 교련선생이나 학생주임 선생들이 선도부 학생들을 앞에 내세워 복장점검 등을 했다.

 

교복의 경우 칼라를 채우고 있는지, 단추와 후크는 제대로 맸는지 등을 살피고 잘못한 경우 원산폭격을 시키거나 토끼뜀, 매타작 등 다양한 응징의 수단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교련복은 탄띠나 각반 착용 여부 등을 따지기도 했다.

 

교정이 마치 병영 같았다.

 

진저리를 치면서도 다 그러려니 하며 체념하고 학교생활을 지내는 대다수의 학생 속에는 일부 빛나는 부류가 있었다.

 

공부는 물론 잘해야 하고 교사들의 지도를 거절하지 않고 이를 학생들에게 적극 전파하려 했던 이른바 모범생들.

 

이들은 교실마다 다니며 군기를 잡았고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눈을 부라렸다.

 

국가와 학교의 교육방침을 충실하게 친구들에게 주입시키는 도구를 자임하면서도 상당히 뻐기곤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니꼬운 짓을 해도 짐짓 모른 체 해야 했다.

 

그들의 뒤에는 선생. 학교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어 그랬다.

 

조그만 잘못을 저질러도 교무실로 불려가 매를 맞았던 대부분 학생과는 달리 이들은 선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한다든지 칭찬을 자주 받는다든지 하는 뭔가 다른 그 무엇을 지녔다.

 

이 부류의 학생들은 당시 입시제도에 의해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 지사의 경우 고교시절 모범생을 거쳐 예비고사 전국수석, 사법고시 전국 수석을 거치는 등 그 부류 중에서도 낭중지추로 보인다.

 

이후 원 지사는 검사를 역임하고 3번의 국회의원, 2번의 제주도지사에 오르는 등 학창시절 모범학생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기존 체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꿈을 꾸는 정치인이다.

 

그의 인생과정은 뒤 돌아 볼 이유조차 없다, 그는 성공했고 그 자체가 정의이기에

 


  고민 없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걸어왔고 그 과정은 순탄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면, 누구라도 거절 할 수 없는 인생행보일 것이다.

 

이를 일제강점기의 친일 인사들로 대치해보자.

 

조선은 이미 일본제국주의에 침략을 당했고, 일본이라는 강국은 언제까지라도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체념하고 살아갔던 한반도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 중 일부는 중국과 만주로 건너가 독립을 위해 싸웠고 또 일부는 일제에 협력하거나 아예 독립군들과 전선에서 맞서기도 했다.

 

친일행위자들은 당시에 출세가도를 달렸을 터이고 그 권력에 기대 상당한 재산도 축적했다.

 

해방정국에서 이들은 권력을 잡고자 했던 이승만에 붙었고 6.25를 지나면서 강화된 반공이데올로기를 붙잡고 더욱 힘을 키웠다.

 

5.16쿠테타 이후에도 권력층과 손을 잡고 기득권을 유지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

 

성공가도를 달린 이들의 자손들은 여전히 잘 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며 혹자는 아직도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민족반역자라는 지적에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해방 후 조그마한 공을 내세워 애국자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부류 속에 원 지사는 서 있다.

 

대학생시절, 학생운동을 했다는 원 지사. 믿을 수가 없다

 

원 지사가 대학에 입학할 그 시대상에서 운동권 학생들은 종전 우리나라 교육이 강요했던 잘못된 역사적 사실의 바로 알기에 나섰다.

 

해방 전후사의 인식등을 대표적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줄기를 제대로 살폈고 이들이 자라나 예전과는 달라진 최근의 시대상을 만들어 냈다.

 

그런 면에서 원 지사의 역사관은 그가 학창시절을 보낸 70. 80년대에 머물러있는 인식쯤으로 평가하고 싶다.

 

어쩌면 더 이전일 지도 모른다.

 

반공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기에 일제 강점기 시절 잘못은 묻어둬야 한다는 기존체제 수호자들의 구호를 그대로 읊고 있다.

 

원 지사의 광복절 발언은 근현대사에서 이 나라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매김한 부끄러운 역사의 인물들을 인정해야 한다는 역설로 들렸다.

 

사실 원 지사 또래들은 그렇게 배웠다.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이고, 박정희는 피폐한 대한민국을 살린 구국의 영웅이라고 말이다.

 

외우기를 강요했던 고교 시절을 보내고 나니 이승만은 권력을 잡기 위해 같은 민족을 죽이기도 했고 박정희의 쿠테타는 민주헌정을 중단시킨 중대범죄임을 알게 됐다.

 

이 속에서 원 지사는 성공한 예전 인사들의 행적을 미화하는 대신 되돌아 봐야 한다는 반성에 앞만 보고 가자고 거절하고 있다.

 

그의 행동은 모두 그의 역사관을 통해 표출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그가 소원대로 대권에 성공한다면 일제강점기시절 일본에 협력했던 인사들도 애국자로 받아들여야 하고 그 이후 독재시절에 성공한 인물들도 본 받아야할 표본이 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도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만은 취소해주기를 바란다.

 

제주도민 모두가 원 지사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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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NO! 아동보호 YES!”, 서귀포시
서귀포시(시장 이종우)에서는 오는 27일 ‘아동학대 추방의 날’을 맞이하여 서귀포시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4월 22(월)부터 4월 24(수)까지 서귀북초등학교에서 캠페인을 전개한다. ‘아동학대 추방의 날’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매년 4월 27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에 서귀포시와 서귀포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추방의 날’ 기념행사로 4월 22(월)부터 4월 24(수)까지 3일간 서귀북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교내 홍보부스를 설치·운영하여 아동학대로 피해를 받은 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교내 학생들에게 홍보물품도 전달하고 있다. 또한, 오는 4월 26일에는 서귀포시 중정로 일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및 인식개선을 위해 서귀포시아동보호전문기관, 서귀포시어린이집연합회, 서귀포경찰서, 서귀포시교육지원청과 함께 합동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활동을 지속하여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서귀포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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