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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남준의 새 이야기

조류세계의 수다 퀸 '직박구리'

다른 새들에게는 달갑지 않지만 소리는 기억에 남는 새

 
조류세계에서 수다 퀸(Queen) 하면 누굴까?

바로 직박구리이다.

온동네가 떠날갈 듯 요란스럽게 울어대는, 심지어 소음으로까지 비유되는 울음소리가 요란한 직박구리는 도심의 공원이나, 야산,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서도 사시사철 울어대는 새이다.

흔하게 보이는 새이지만 정확한 이름을 아는 이가 드문데, 제주에서는 직구리라고도 하고 '호로록 피죽'하고 우는 소리를 듣고는 '비츄'라고도 한다.

 
직박구리는 흔한 새이며 외모가 수수해서인지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소리만 질러대는 천덕꾸러기이기도 하다.

다른 새들도 직박구리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숲속에 사는 새들도 직박구리가 나타나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내쫓으려고 하는데, 요즘 같이 번식 시기에는 더욱 더 직박구리가 소리를 지르면 까치나 까마귀 같은 포식자들이 위협할까 봐서다.

 
하지만 직박구리는 필자에게는 나름대로 정이 가는 새이다.

새 사진을 시작한 첫날 망원렌즈를 장만하고 처음으로 찍은 새가 바로 이 직박구리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새 이름도 모르고 무작정 새를 찍으려고 할 때라 망원렌즈에 들어온 새가 바로 직바구리인데 그 만큼 흔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주역’ 에 등장하는 말인데 해석을 하면 ‘씨과일은 먹는 것이 아니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하는데 배가 아무리 고파도 마지막 씨앗은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굶주린다고 씨앗까지 먹어버리면 내일을, 새 봄을 기약할 수 없다. 석과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희망의 씨앗이다.’ 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석과란 또한 ‘까치밥’을 일컫는다.

우리 조상들은 옛날 열매를 거두면서도 날짐승 몫을 남겨두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밀감을 한 두알 남기는 것과 뒤뜰 감나무 가지에 남겨진 몇 개의 감은 자연과 인간이 공생을 대변 하는 것이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추운 겨울에는 바로 이 까치밥이 까치, 까마귀, 직박구리, 박새, 동박새 등이 나눠먹으며 긴 겨울을 나는 식량이다.

 
직박구리가 밥 먹다가 쫓겨나는 일이 있기도 하다.

웬만한 위협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직박구리가 까치에게는 맥을 못 춘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데다 까치의 성질이 알아주는 조폭 수준이어서 먹이가 많을 때는 덜하지만 먹이가 없는 초봄에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까치 행님들 성질을 안 건드리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지라 이 까치는 맹금류인 황조롱이도 겁먹고 달아날 정도이니 상상이 간다.

 
직박구리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며 몸길이 약 28cm쯤 되는 새로 몸 전체가 잿빛을 띤 어두운 갈색이고 머리는 파란빛이 도는 회색에 귀 근처의 밤색 얼룩무늬가 두드러진다.

무리를 지어 시끄럽게 지저귀는데, 울음소리가 음악적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새이다.

한반도의 중부이남 지역에서 흔히 번식하는 텃새이며 제주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겨울에는 보통 평지로 내려와 마을 부근 나무에서 3∼6마리씩 무리를 짓는데 여름철에는 암수 함께 살고 이동할 때는 40∼50마리에서 수백 마리에 이르는 큰 무리를 지을 때가 있다.

주로 나무 위에서 살고 날 때는 날개를 퍼덕여 날아오른 뒤 날개를 몸 옆에 붙이고 곡선을 그리면서 날아간다.

 
직박구리는 날 때도 잘 울며 1마리가 울면 다른 개체가 모여들어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으며, 2마리가 짝을 이뤄 다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직박구리에 사로잡히는 것은 바로 그 요란한 울음소리 때문입니다.

길게 끄는 직박구리의 애처로운 울음소리는 한번만 들으면 까먹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독특하다.

들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건 다른 새소리들도 마찬가지지만 직박구리는 더욱 유별나다.

아침과 낮과 석양이 비낄 때가 다르고, 흐릴 때와 바람이 불 때와 바람이 몹시 불 때가 다르고, 바람에 물이 섞여 있을 때와 비가 올 때가 다르고, 함박눈이 펑펑 쏟아질 때와 쌓인 눈 위로 적막할 때가 다르고, 까치들 옆을 지날 때와 까마귀들이 동네를 점령했을 때가 다르고, 이렇게 다양한 느낌의 소리를 내는 새는 아마 직박구리만이 아닐까 한다.

숲에 나가게 되시거든 직접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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