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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어린 시절, 동네 친구 집에는 우물이 있었다. 수도가 없는 시절이라 아침 일찍 또는 오후에는 밥을 지을 물을 동네 먼 밖에 까지 걸어가서 양동이를 지게에 지고 실어 날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밥을 해먹기 위한 물이지만 때로는 세수도 하고 식사 후에 그릇을 씻기 위해서 물을 사용할 때면 물이 아까워서(물이 부족하면 또 다시 길러 가야하기에) 아껴서 사용해야 했던 시절, 여름이면 동네에서 신나게 뛰어 놀다가 친구 집에 몰려가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서로의 등목을 씻겨주면 시원하기도 하고 물을 길러 동네 밖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 친구가 부럽기 까지 했다.

두레박으로 퍼 올린 물은 참으로 신나는 것이었다, 두레박에는 끈이 달여 있어서 한참이나 우물 깊숙이 내려가고 왼쪽 오른 쪽으로 빙빙 돌려 두레박이 물속으로 들어가게 한 뒤에 물을 기어 올렸다. 손을 바닥에 짚고 등목으로 할 때면 여름이지만 차가운 우물물로 더위와 땀이 금새 사라지는 느낌이 있었다.

어린 시절이지만 그 두레박에는 많은 꿈과 희망을 담고 자꾸만 물을 퍼 올렸던 것이다. 땀을 흘리면서 신나게 살아갔던 그때의 시간들은 두레박이 있어서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안도감과 시원한 우물물이 반드시 기다리고 있다는 안정감 속에 하루하루가 신나는 시간들이었다.

그러한 추억이 아주 멀리 와 버린 40여년이 지난 지금 새삼 떠올려지는 것은 왜일까? 너무나 많은 편리함 속에 갇혀 살아가면서도 삶의 희망과 목표 그리고 꿈을 안고 살아가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산다는 것은 희망을 갖는 것이며, 신념과 용기를 안고 부단히 전진하는 것은 그 후에 목적한 바의 것을 확보한다는 꿈을 확신하기에 힘든 하루와 인생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레박은 여름에 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인생 전반에의 희망과 꿈이었다.

우물 깊숙이 두레박을 내려놓고 두레박에 물을 가득히 담기 위해 보이지는 않지만 손에 전해오는 느낌으로 물을 가득 길어 올리는 것처럼, 그 만큼 여유로움과 확신에 찬 믿음은 우리들 생활 속에 일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과 소년, 청년, 장년기를 거치는 동안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오면서 그 때 그때 마다 작은 소망과 꿈들이 모아져서 어느덧 60이 가까운 나이가 되어 뒤를 돌아보면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지나 온 시간들 속에는 부끄러운 일들도 있지만 그래도 목표를 세우고 나름으로 열심히 살아 온 인생이었다. 숱한 격언과 교훈의 말들, 선인들의 인생, 선배, 스승들의 지적과 반성이 연속성 위에 지금에 서 있는 자신을 본다. 숱한 사회적 격동기를 맞으면서 때로는 현실 비판과 우회하는 비겁함도 있었다. 현실을 도피하는 듯한 불안감과 적은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를 안고 내가 바로 서야하는 시대적 아픔을 헤쳐 나아가는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였다. 마치 보이지 않는 두레박을 오직 손에 전해져 오는 감각으로 꿈과 희망을 건져 올리기 위해 많은 허우적거림과 방황들이 있었다.

‘내 자신을 사랑하자’라는 대학 시절과 청년기에 세운 인생의 목표는 자신감과 사명감으로 살아가려는 노력들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두레박에 퍼 올린 꿈과 희망에 근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된다. 그래서 ‘나를 발견하자’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열심히 살아 온 지금, 나에게는 꿈과 희망을 퍼 올린 두레박이 있어 여유로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을 전혀 후회 없이 살아가지는 못한다 하드라도, 최선을 다하는 인생이기를 바라면서, 내가 지금 해야 할 일들과 맡은 직무 그리고 시대적 사명을 안고 아침을 맞이한다.
두레박에 퍼 올린 꿈과 희망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간직되길 바라면서 저무는 한해의 후회 없는 시간으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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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수도본부, 밀폐공간 안전교육 및 사고대응 훈련 실시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는 4일 보목하수처리장 현장에서 직원과 대행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밀폐공간 안전교육 및 사고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밀폐공간 내 산소결핍, 유해가스 등 고위험 요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사고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서는 안전보건 전문가가 산소 결핍과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 발생 원인과 실제 사고 사례를 소개하고, 작업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산소·유해가스 측정 및 환기 절차 등 안전수칙을 설명했다. 이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에서는 근로자가 유해가스에 노출돼 의식을 잃는 상황을 설정하고, 참가자들이 즉시 비상신고와 작업장 통제 절차를 수행했다. 구조조는 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현장에 투입돼 근로자를 구조하고, 심폐소생술(CPR)과 응급처치를 거쳐 119구급대에 인계하는 전 과정을 실습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사고 발생 시 초동 대응의 중요성과 골든타임 내 신속한 구조 활동의 필요성을 체험했으며, 실제 상황에서도 혼란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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