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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식품위생, 더 중요한 바로알기

 
‘제주지역의 돈육에서 식육위생상 매우 중요시되는 살모넬라 (Salmonella enteritidis)가 만연되어있으므로 돈육의 소비에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논조의 모일간지의 기사를 읽고 우려되는 바 있어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해당 기사는 지난해 6월과 7~8월간의 제주지역 식중독환자의 발생에 대한 중앙(질병관리본부)역학조사팀의 조사보고에 근거한 것으로서, 살모넬라 감염증의 조사보고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역학조사 보고의 개요는 제주지역의 1개소에서 발생한 살모넬라식중독 3개 사례에 대하여 원인균의 원천이 감염된 돼지로부터 사람으로 경구감염된 것으로 추정하여, 이러한 경로를 추측하여 그 가능성과 추후의 예방을 위한 제안이 요지이다.

필자는 식품위생과 인수공통전염병의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러한 섣부른 결론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먼저, 살모넬라 식중독균은 특성상 동그랑땡 혹은 보쌈의 형태로 가열, 조리되었을 경우에는 결코 사람에 감염하여 식중독을 일으킬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살모넬라는 돼지의 장내 감염하는 세균으로서 돈육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주지역의 공판장은 장내용물이 돈육에 오염되지 않도록 시설과 시스템이 완비된 시설이며, 이러한 시설의 위생은 국가 공무원인 수의사가 상시 근무하며 감독하고 있음으로도 보증되는 것이다. 또한, 이들 기관이 인증받은 HACCP은 이러한 시스템이 완벽하게 기능함을 국가가 보증하는 제도이다.

한편, 이러한 시스템의 허점이 있어 장내용물이 돈육에 오염되었다면, 보고된 식중독 사례처럼 한 두 곳에 산발적인 발생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적어도 해당 batch의 돈육이 공급된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인 식중독의 발생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발생의 경우라면, 살모넬라의 역학상 또 다른 경로를 조심스럽게 고려했어야 했다.

일반인도 주지하고 있다시피 살모넬라는 생활환경중 어디에나 상존하고 있으며, 선진국의 경우에도 가축과 주변 동물의 장내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있어 근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경로는, 동물의 분변, 애완동물의 분변에 있는 균이 취급자 혹은 위생해충 및 쥐 등에 의하여 야채, 조리기구 등에 오염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익힌 음식에 의한 것이라면, 조리 후 2차 오염에 의하여 감염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번 기사의 취지는 식품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서, 동물성 식품에서 유래하는 감염의 위험성은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기사의 논조가 대중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신중히 고려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식중독 발생 사례에 대한 소위 ‘기술역학적인 분석에 의한 추정까지로 마무리’ 지은 것이며 확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위에 지적한 바와 같은 문제점을 반증할 물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고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오늘날의 언론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자칫하면 원래의 보도 취지와 달리 전달되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번데기통조림의 포르말린 사건이나, 우지라면 등의 보도로 한 기업이 폐업하고, 라면의 대미수출이 중단되는 등의 참담한 사례를 우리가 봐 왔었지 않은가? 더구나, 양돈산업은 제주 축산의 최고의 기간산업일진데 이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하여야 했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중요한 보도에는 보다 신중한 자료조사와 전문적인 고증작업이 선행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임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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