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목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 ⓒ 김영하 기자 |
푸른하늘은 더없이 높고 말들은 어느때보다 살찌는 계절 가을은 제주의 영주십경(瀛州十景) 중 고수목마(古藪牧馬)를 생각하게 한다.
이번주에는 말들이 뛰노는 벌판(?)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5.16도로를 지나다녀 본 사람들은 아는 제주마방목지.
![]() |
한라산 중턱에 조성된 제주마방목지 ⓒ 김영하 기자 |
5.16도로를 두고 양옆으로 방목지가 조성된 이곳에는 100여마리의 제주마가 오름과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가로이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곳이다.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봄,여름,가을을 이곳에서 지내 고수목마의 정취를 자아내게 한다.
![]() |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말들 너머로 한라산이 보인다. ⓒ 김영하 기자 |
고수목마는 옛 몽고가 제주를 지배하던 당시 말 방목장인 고마장(古馬場)이라고 이름지어진 숲에서 뛰어노는 말들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한다. 그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곳이라 할 수 있다.
![]() |
높아진 하늘아래 한가로이 풀을 뜯는 제주마들 ⓒ 김영하 기자 |
제주도에 말이 대량으로 방목된 시기는 고려시대 몽고가 제주도를 말생산기지로 100년 동안 통치하면서 부터인데 이때에는 전투용 말을 생산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몽고의 지배가 끝나고 난 후에는 말은 밭을 갈고, 곡식을 탈곡하는 등 농경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작은 몸집에 온순하고, 지구력도 강한 제주마를 제주사람들은 소보다도 말과 함께 척박한 땅을 일구어왔다고 한다. 오랫동안 제주사람들과 함께해온 제주마. 제주의 자연과 제주사람들을 닮은 제주의 벗이 혈통을 이어가는 제주마가 뛰노는 이곳에 길을 가다가 한번 들려보라.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끼면 안개가 낀 방목지는 그나름대로의 운치를 갖고 있다.
파란하늘아래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이 한라산 중턱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이곳에서 천고마비의 게절에 고수목마의 풍경화를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 |
안개속에 제주마의 정취가 새롭다. ⓒ 김영하 기자 |
한편, 이곳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쌓여 견월악인근에 눈썰매장으로도 각광 받는곳이기도 하다.
![]() |
안개낀 제주마방목지 ⓒ 김영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