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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전, 산에서 맺은 인연의 길

1968년 오현고산악부와 서울대산악부의 동행

서울법대산악부와 오현고등학교산악부가 48년 전에 맺은 소중한 합동산행 인연을, 오현고등학교산악부와 OB회원들의 모임인 오현등고회(회장 김선홍)가 서울법대산악부 OB 모임인 한오름회(회장 박종식)와 다시 만나 그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196810월 서울법대산악부 초청으로 오현고등학교산악부 김승택 지도교사와 보조지도 김태열(모교6회 출신)교사 두 분이 오현고등학교산악부 2학년 3(1: 박승옥, 현충남, 현태영)을 이끌고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산악단체 최초로 원정등반에 도전했던 일이 있었다.

 

 

48년 전 오현고등학교산악부의 설악산원정등반은 지금의 히말라야 원정 보다 난관이 많았던 원정등반이었다.

 

학생들의 도전정신 보다 안전을 중요시 여긴 교장선생님 이하 여러 선생님들이 "위험한 설악산원정등반에 학생들을 데리고 꼭 가야겠냐"는 만류가 대단하여 성사되기 어려웠던 원정등반이였다.

 

이러한 설악산원정등반을 성사키 위해 김승택 산악부지도교사는 서울법대 김치선학장이 보내준 초청장을 학교에 제출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류가 계속되자 원정등반에서 학생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강공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여 원정등반이 성사될 수 있었다.

 

 

지금은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서울 까지 여정을 그 당시는 제주에서 배를 타고 목포 까지 간 후, 목포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까지 가야하는 고단하고 긴 여정이였다.

 

서울에 도착한 오현고등학교산악부는 서울법대산악부의 리딩으로 서울근교 북한산 인수봉 전면B코스 암벽등반을 난생 처음 도전하여 등정하였다. 당시 인수봉 암벽등반은 제주도산악단체 최초의 암벽등반으로 기록된 사건이기도 했다.

 

 

이어서 서울법대산악부와 오현고등학교산악부가 합동으로 제주도산악단체 최초로 설악산원정등반에 나섰다.

 

서울에서 설악산 산행을 위해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까지 몇 차례 버스를 갈아타면서 온종일 걸려 이동했어야 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산행할 수 없을 정도로 가을 폭우가 심하게 내려 산행을 포기하고 폭우가 멈추기를 비좁고 허름한 방 한칸에서 모든 대원이 하루를 갇혀있어야 했다.

 

지금처럼 용대리에서 백담사행 셔틀버스가 있을 때가 아니어서, 용대리 숙소에서 백담사 까지 8Km를 걸어서 이동했어야 했으며, 폭우로 불어난 백담사계곡을 건너기 위해 팬티 차림에 무거운 기슬링(배낭)을 짊어지고 계곡을 도강해서 수렴동계곡 등산로에 접근할 수 있었다.

 

오세암에 근접하자 설상가상으로 어제 내린 비가 이곳에는 눈으로 변해 있었다.

 

 

오세암에서 봉정암 그리고 소청, 중청, 설악산정상인 대청봉까지 고도가 높아질수록 적설량은 점점 많아지고 산행 역시 점점 힘들었다.

 

하루 사이 가을에서 깊은 겨울로 바뀌는 바람에 산행하기가 쉽지 않았던 원정등반이였다.

 

합동원정팀은 설악대청봉을 등정한 후 중청과 소청을 거쳐 희운각으로 하산했다.

 

희운각에서 천불동계곡 코스를 따라 양폭, 비선대에 이어 설악동으로 안전하게 하산함으로 최초의 원정등반이 성공할 수 있었다.

 

 

오현고등학교산악부가 제주도산악단체 최초의 암벽등반과 원정등반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김승택선생님의 희생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였다.

 

재학생들에게는 원정등반을 통해, 무모한 모험이 아니라 준비된 모험에 도전하는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게 해 주었으며, 고교산악부에게 서울법대산악부와 인연을 맺어 줌으로 선후배 산악인의 인연을 소중한 정으로 승화시키는 법을 일깨워 줬으며, 고교생들이 대학진학의 포부를 꿈꿀 수 있게 해준 의미 있는 원정등반이였다.

 

오현등고회는 20171126일 오현고등학교산악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현고등학교산악부와 오현등고회가 서울법대산악부 OB 모임인 한오름회와 함께 48년 전 1기 선배님들의 역사적인 발자취를 따라 원정등반과 암벽등반을 재현하면서 다시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려 한다.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 48년 전 1기 선배님들의 숨결과 느낌 까지 재현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

 

20161028일에서 1030일 까지 23일 동안 오현고등학교산악부 이완종지도교사와 재학생 13명 그리고 OB팀인 오현등고회 김선홍회장외 18명이 서울에서 서울법대산악부 OB 모임인 한오름회와 합류하여, 48년 전 서울법대산악부와 오현고등학교산악부가 함께 했던 소중한 "인연의 길"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오현등고회는 1975년 광복30주년 제주 최초 동서종주(성산일출봉-한라산-고산수월봉)를 하면서 성산일출봉에 타임캡슐을 묻고는 30년 후 다시 찾자고 약속하였다.

 

30년이 지나 광복60주년이 되는 2005‘30년 전의 약속 프로젝트를 통해, 당시 대원들과 후배들이 30년 전 그 길을 걷고는, 고산 수월봉에 또 다른 타임캡슐을 묻고 광복 100주년의 새로운 약속을 만들었다.

 

 

그리고 2015년 광복70주년에는 ‘40년 전의 약속, 그 약속을 잇다라는 이름으로, 10년이 되는 해 동서종주를 하면서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48년 전 인연의 길을 함께 가다프로젝트는 그간 오현등고회가 해 왔던 역사를 통해 제주 산악인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그 정신을 이어 나간다는 그 모토의 일환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취지를 살려 우리의 보물 한라산을 알리고 사랑하는데 앞장서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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