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면에 소재한 지렁이 농장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틈새시장 개척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렁이를 비롯해 지네, 굼벵이, 장수풍뎅이, 귀뚜라미 등을 키우는 농가들이 눈에 띄고 있다.
식량부족이라는 전 세계적인 공통 관심사에 대항해 곤충 식용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도 관상용 혹은 식용으로 곤충을 키우는 농가들이 어느새 20개소나 됐다.
특히 곤충과는 달리 지렁이는 당당히 가축에 이름을 올렸다.
행정당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득한 지 꽤 됐다.
13년 전 가축이 된 지렁이, 타조, 꿩과 연륜이 같아요
지렁이가 가축이 된 시점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고시를 통해서다.
당시 가축으로 정하는 기타 동물에 짐승 1종 오소리, 관상용 조류 15종, 기타 1종 지렁이를 포함시켰다.
징그럽게만 보이는 지렁이가 당당하게 소. 돼지와 같은 가축이라는 대우를 받게 됐다.
감귤처리 과정에서 나온 슬러지 정화에는 지렁이가 제격
도내에서 지렁이를 키우는 농가는 한경면 금등리에 소재하고 있다.
9594㎡ 규모의 사육장에 지렁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기 힘들다.
이 사육시설에 대해 제주시는 사업신청내역을 꼼꼼하게 따져야 했다.
지렁이 사육이 생소하기는 담당 공무원들도 마찬가지.
소. 돼지. 닭 등을 주로 상대하던 축산 관계 공무원들은 적정성, 사업전망, 경영능력 등을 살폈고 판로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농장의 주 수입원은 개발공사 감귤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 슬러지를 처리해주면서 받는 비용이다.
t당 10만원을 받고 개발공사에서 실어오는 슬러지를 농장에서 처리해주고 있다.
슬러지 처리의 주인공은 ‘땅을 기름지게 만든다’는 지렁이.
김병수 제주시 축산과장은 “지렁이 농장이라 관심을 가지고 봤더니 웬만한 월급쟁이 뺨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판로도 안정적이라 농가 수익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네, 굼벵이도 수익향상을 위해 뜁니다
제주도내에서 곤충산업에 매달리는 농가는 모두 20개소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시 관내만 해도 지네 농장 2개소, 굼벵이 농장 4개소 등 다양한 곤충을 키우고 있다.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의 곤충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반딧불이, 등애등에, 꽃무지, 뒤영벌, 그밖에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곤충산업은 곤충을 사육하거나 곤충의 산물 부산물을 생산. 가공. 유통. 판매하는 등 곤충과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산업이라고 규정됐다.
이 정의에 따라 곤충을 키운다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판로.
나비나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은 학습.애완곤충으로 분류되고 지네. 굼벵이 등은 약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뚜기, 백강잠(누에나방과 곤충 누에 유충이 백강균에 감염돼 죽은 것을 말린 곤충), 식용누에번데기,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굼벵이), 장수풍뎅이 유충, 쌍별 귀뚜라미 등은 농림축산식품부도 ‘먹을 수 있는’ 식용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곤충산업은 아직 출발단계로 지렁이처럼 농가수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곤충산업은 현재 시작단계로 판매도 인터넷 등을 통해 소량 이뤄지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