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칼럼)'뭣이 중한지' 모르는 원 지사

사드 관련, '우리 일을 왜 남에게' 지적 일어

원희룡 지사가 한마디 했다.

 

최근 정국의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른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에 관해서다.

 

아마도 원 지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반도 방어를 위해 필수적이며 다른 나라의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11. 박근혜 대통령 관련 발언의 요지)’북한 미사일을 빌미삼아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MD(미사일 방어체계)의 전개일 뿐이라는 논란 사이에서 아하라고 감탄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11일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은 원희룡 지사(제주도청 제공)

 

사드 논란은 원희룡 지사에게는 보수적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개혁적 인물로 거론되고 대선주자로도 꼽히는본인에게 미끼가 됐을 법 하다.

 

멋진 멘트와 논리를 말할 수만 있다면 전 국민에게 역시(머리가 좋은)’라는 인정을 받을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미끼를 원 지사는 덥석 물었다.

 

11일 오전 별 다른 이슈 없이 기자실을 찾은 원 지사는 아마 기자들이 사드와 관련해 제주 관광산업에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원 지사의 바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보도진들은 이 문제를 질문했고(이 대목에서도 기자들은 원 지사의 기자실 방문이라는 미끼를 물었다) 원 지사는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사드를 배치하는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

 

원 지사는 중국의 (반대)명분이나 논리는 한국의 정당한 방위수요를 넘어선 것이라는 데 초점이 있다이 부분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지난번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미국 캐리 국무장관과 만났을 때 우리를 설득해 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원 지사는 제주 관광산업과의 연관성에 대해 중국이 대만 관광객을 제한하고 있으나 제주도는 중국의 영토가 아니므로 직접 관광객이나 투자를 통제하는 조처를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낙관했다.

 

뭣이 중한지를 모르는 원 지사

 

한편으로 자치단체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일 수도 있다는 평가 속에 원 지사에게 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의 따가운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야라는 전제에 만약 사드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벌인다면이라는 가정을 해 보자.

 

한미일, 북중러로 편을 짠 신냉전시대를 동북아에 부를 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제기되는 마당에 한반도에 그 촉매제가 되는 사드배치를 놓고 우리가 아닌 G2가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을 차세대 정치인이 했다는 점에 네티즌들은 공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뒤흔들 사드 배치에 대해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우리는 뒷전에 앉고 이를 배치하는 미국과 반대하는 중국이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아무래도 뭣이 중한지를 모르는의견이라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연일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대응을 강조하는 현실을 들고 있다.

 

만약 전쟁이 난다면 최초 목표는 자신들의 군사적 움직임을 살피는 레이더 기지가 될 터이고 사드를 배치한 지역은 군사 초강국인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표적이 된다는 우려도 있다.

 

이어 이처럼 중차대한 문제를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지적도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형편이다.

 

이 같은 주장이 엇갈리는 속에 사드라는 미끼를 문 원 지사가 대권 후보로서 당당하려 했다면 사드 배치에 대한 원칙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 한반도 안보수요를 넘어서는 것으로 사드배치가 불필요하다든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강조하는대로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사이에서 입장을 정확히 했으면 아마도 전 국민적인 관심을 집중 시켰을 것이다.

 

전자는 추측컨대 본인이 속한 새누리당과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동시에 나이가 많거나 보수적인 계층의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고 후자는 야당과 젊거나 진보적인 계층의 손가락질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추측된다.

 

정치인으로 자칫 본전도 못할 위험도 있다는 판단이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한가한 얘기를 이끌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미끼를 덥석 물지 말았어야 했다.

 

MB 정부 시절의 쇠고기 수입 파동을 떠올려 보자.

 

지금와서 보수언론 등은 가끔 '광우병 운운하더니 소비물량이 늘었다'는 기사로 당시의 분위기를 다른 쪽으로 몰고 있다.

 

국민들은 '국민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쇠고기 수입'을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으로 독단적으로 결정해 버렸다는 사실에 더 분노를  느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사드배치 논란을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비껴간 점에 대해  뭣이 중한지를 모르는 원 지사라는 평가도 새나오고 있다.

 





와이드포토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