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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나와 마주서는 순간> 북 콘서트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써 낸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 이야기'

지난 11월 25일(수) 저녁 서울에서, 서명숙 이사장님이 펴낸 해녀들의 이야기가 듬북 담긴 책인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북 콘서트가 열렸다. 불가피한 다른 선약이 없는 한 그리고 시간이 있는 한, 서 이사장님의 이런 행사에 빠질 나 로망이 아니기 때문에 얼씨구나 하면서 찾아갔다.


책을 소개하고, 지은이의 싸인도 받고, 독자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이러한 '북 콘서트'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잔뜩 기대를 하면서 갔던 것이다. 티비 등을 통해서 이러한 북 콘서트를 많이 보고 들었지만.


북 콘서트는 복합문화공간 '에무'[서양 르네상스 시기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인 '에라스무스(Erasmus)'의 약자로 '애무(愛撫)'가 아님. ^^]에서 열렸다. 에무는 옛 경희궁터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나는 처음 알았는데, 우리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곳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갔다.


▲ '에무' 입구에 세워 놓은 북 콘서트 알림막과 모 국회의원이 보낸 축하 화환 딱 1개


북 콘서트는 오후 7시 30분부터 열린다고 했는데, 일찌감치 찾아가서 북 콘서트가 열리는 정확한 위치도 확인하고 서 이사장님을 비롯한 지인 분들을 만나서 미리 인사도 드렸다. 


제주도에서도 몇몇 분들이 올라와 함께 했다.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책에도 나오는 해녀 강수자님과 남편 서동철님은 콘서트에 출연하기 위해 오셨고, 올레지기인 애순님과 솔빛바다 미선님과 민중각 혜진님과 묘생님도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 동철님과 수자님 부부


▲ 애순님과 미선님과 수자님


일본 규슈올레 개장식 행사(11월 21~22일) 때 나 로망과 함께 참여했던 (사)제주올레 안은주 사무국장님과 홍보담당 미정님도 오셨다. 이 분들은 숨 돌릴 새도 없이 전날 귀국하여 북 콘서트가 차질 없이 진행이 되도록 준비해 놓고 업무도 본 다음에, 행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에 다른 볼 일 때문에 제주로 내려가셨다.


콘서트에 참여한 분들은 출판사 관계자 분들, 나 로망처럼 제주올레를 즐겨찾는 올레꾼들, 서 이사장님의 지인 분들과 독자 분들, 그리고 취재하러 온 분들과 기타 관심이 있는 분들로 대략 70명 정도 참여한 것 같았다. 


소위 힘깨나 쓴다는 유력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아예 초대를 하지 않아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화환도 딱 하나만 내걸린 이른바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열린 소박하고 조촐하지만 '화끈한' 콘서트 였다. ^^


▲ 건축가인 김원 선생님이 축하금을 봉투에 써서 내주시고 있는 모습을 안은주 국장님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


▲웬만한 기사를 썼다 하면 고소 고발을 당해 법원에도 열심히 출근(?)을 하고 있는, 서 이사장님이 기자 시절 함께 근무했던, 이게 '기레기'가 아닌 진짜 기자다! 라는 모습을 자신이 손발로 쓴 기사로 몸소 보여주고 있는, 시사주간지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님(오른쪽)도 오셨다. ^^


북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까지 올레길에서 만난 분들인 소위 서명숙 이사장님 '패밀리' 이자 '선주 스쿨' 멤버라고 할 수 있는, 그리고 규슈올레 개장식 행사 때도 함께 참여한 적이 있는 언론인 김선주님, 작가인 유시춘님, 한의사인 이유명호님에게 인사도 드리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 서 이사장님의 지인 분들인 이유명호님(빨간옷)과 김원님(남자분)과 김선주님(파란옷) 외

▲ 북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에 서 이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지인 분들

▲ 모녀분에게 싸인을 해주고 기념 촬영 찰칵~~


▲ 서 이사장님의 비서 노릇을 하고 있는 미선님과 묘생님 ^^


예정된 시각인 오후 7시 30분 경부터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콘서트 진행은 조선시대 선비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청춘의 아이콘이라고 스스로 소개한 그룹 '이십원' 두 분인 문방랑 문정수님과 김방랑 김광섭님이 하셨다. 


이분들은 자신들이 20원을 가지고 16박 17일 동안 서울에서 부산까지 했던 '방랑' 체험을 <이십원 쁘로젝뜨 : 미친 방랑>이란 제목으로, 서 이사장님의 책과 거의 같은 시기(2015. 10. 27)에 같은 출판사(북하우스)에서 책을 펴내기도 했다. 나도 사서 읽어 보아야겠다. 앞으로 퇴직 후 10년을 계획 잡고 전국 아니 온 세계를 떠돌아 다닐 때를 대비해서. ^^ 


http://www.yes24.com/24/goods/22523148?scode=032&OzSrank=1 (<이십원 쁘로젝뜨 : 미친 방랑> 책 소개주소 클릭)


▲ 1시간 30여분 동안 재미있게 북 콘서트를 이끈 그룹 '이십원' 배우 문정수(문방랑)님(파란옷)과 아티스트 김광섭(김방랑)님(빨간옷). 


인사말에 뒤이어 이날 콘서트 주인공인 서명숙 이사장님과 해녀인 강수자님 그리고 배우 문희경님 세 분을 소개하였다. 서 이사장님과 강수자님은 당연히 잘 알겠는데(^^), 문희경님은 '어디서 많이 본 분 같은데'... 하면서 소개하기를 기다렸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서 이사장님부터 각자 자신을 소개했다.


인터넷 서점인 예스 24 등에 북 콘서트를 한다는 예고가 있었을 때, 서 이사장님과 수자님과 그리고 젊은 해녀인 채지애님이 출연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채지애님 대신에(?) 문희경님으로 변경이 된 것 같았지만 나는 아무렴 어떠냐 하면서 콘서트를 즐겼다.


▲ 세 분 모두 제주 출신으로, '프로' 해녀로[강수자님], '('우수한'이 아닌) 우스운(성적으로 해녀학교를 졸업한)' 해녀로[서 이사장님], '배우' 해녀로[문희경님] 모두 '물질'의 경험이 있는 분들이다. ^^


문희경님이 북 콘서트에 초대를 받게 된 것은 특별한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바로 제주 출신인 문희경님이 최근 촬영을 마친 오멸 감독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인 <지슬>을 감독한 분임)의 영화 <인어전설>(가제)에서 직접 물질하며 제주 해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였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서 이사장님과 문희경님의 소개에 이어 강수자님을 소개할 때, 수자님은 과거에 해녀들이 입었던 '해녀복'을 입고 태왁을 짊어지고 '우아하게' 춤을 추면서 영화배우처럼 등장하여 콘서트 참여자들로부터 환호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큐멘터리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 배우다운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등장한 것이다. ^^


▲ 전통적인 해녀복을 입고 태왁을 들고 멋드러지게 등장하고 있는 수자님 ^^


북 콘서트에 참여한 사람들로 행사장이 미어터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제주올레와 서 이사장님의 열렬한 팬들인 나 로망과 같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1시간 30여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 북 콘서트를 열심히 즐기고 있는 참여자들


간단히 세분의 자기 소개가 끝난 후 독자 한분이 일어나 콘서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서 이사장님의 책을 읽은 소감을 얘기를 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말은 해녀가 아닌 '해남'을 하고 싶다는 '꿈'을 말한 것이다. 꿈이 이루어지길 나도 빌어본다. ^^


▲ '해남'의 꿈을 얘기하고 있는 참여자 분


곧 이어 서명숙 이사장님의 책에 대한 홍보 영상을 방영하였다.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는 그 홍보 영상은 2015 제주올레걷기축제 참여기를 쓸 때 내가 올린 적이 있는데 다시 한번 감상하시기 바란다.


<나와 마주서는 순간선전 홍보용 사진 영상 [멋진 해녀 사진이 많음]

https://www.youtube.com/watch?v=8bbn4jzuq90&feature=youtu.be (주소클릭)


▲ 콘서트 참가자 모두 서 이사장님 책과 관련된 홍보 동영상을 열심히 감상하고 있는 모습


동영상 감상에 이어 이날 사회를 보았던 문방랑 문정수님이 서 이사장님에게 드리는 축시 '해녀'란 제목의 '자작시'를 영상을 보여주면서 낭독하여 콘서트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그 자작시를 감상하시기 바란다.


▲ 축시 '해녀'를 낭송하고 있는 문방랑 문정수님


시낭송에 이어 본격적인 콘서트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제일 먼저 서 이사장님에게 사회자가 질문을 하였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이사장님은 다시는 남의 얘기는 안 쓴다고 호언장담을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해녀를 만나고 난 다음에 그 마음이 무너지셨습니다. 남인 해녀들의 얘기를 쓰시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서 이사장님은 담담히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는데, 나중에는 목이 메여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씀을 하시기도 하였다. (요약 정리)


" 제 동생인 서동철 초대 탐사대장과 함께 특히 바닷길을 내면서 해녀들의 가정집이나 마을이나 탈의장 등 해녀들의 삶의 공간을 지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던 해녀들이 무뚝뚝하고 거칠기까지 했어요, 마음을 터놓을 때까지는. 그래서 길을 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해녀들에게 접근을 했지요. 


처음에는 배낭 매고 바닷가를 어슬렁거리니까 간첩이 아닌가 해서 고발하려고도 했던 해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길에 사람들이 오고 해녀들이 잡아온 해산물이 팔리고 해녀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고 하니까 우호적인 감정이 생기고 진짜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해녀들 개인의 사연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해녀들이 점점 제 마음 속에 스며들어오게 되고 삼춘처럼 스스럼 없이 지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해녀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두 해녀 때문인데, 한 사람은 지금 제 올케(강수자님)이고 또 한 분은 동생(서동철님)이 어머니라고도 부르는 지금 92세인 분[주:고인호 해녀분을 말함] 때문이예요.


제가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지금부터 3년 전에(2012년 7월) 올레길을 걸으러 혼자 온 여자 여행객이 피살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분이 저에게 커다란 위로를 해주셨어요. 이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제주도로 돌아와 길을 낸 것에 대한 엄청난 후회가 생겼고, 제주올레를 접을 생각까지 했어요.


그때 그분은 저에게 '살암시민 살아진다.(살다보면 살아진다)'고 딱 한마디 하셨어요. 길게 얘기도 하지 않으셨어요. 살다보면 그 시기를 다 이겨낸다고 하면서, 그 고비를 넘어서면 다 극복된다는 얘기를 제주어로 말씀하셨어요. 


(이러한 말씀을 하실 때 계속 목이 메여 울먹거리면서 말씀을 이어갔다.) 


어떤 위대한 사상가나 종교인이 얘기를 하는 것보다도 저의 가슴을 쳤어요. 이분이 살아온 삶을 알기 때문에. 이분의 가족(남편과 아들)과 이분의 살아온 삶이 어떠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온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은 일과 터득한 지혜로써 해주신 말이기 때문에 그래서 '진짜 맞겠구나, 견뎌야 되겠구나' 그러면서 저만 이러한 얘기를 듣고 위로를 받고 용기를 갖을 것이 아니라 이런 해녀들의 삶을 통해 터득한 그녀들의 '잠언'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기 위해서라도 책을 쓰기로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다시 그러한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듣으면서 기록을 하고 정리도 하고, 가파도에 올레길을 내러 갔다가 동생이 만난 해녀(강수자님)가 결국 가족이 되기도 해서 이러한 해녀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져서 결국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서 이사장님이 해녀책을 쓰셔야 할 수밖에 없는 사연을 감동 깊게 들은 콘서트 참여자들은 모두 함께 힘찬 박수를 보냈다.


박수 짝짝짝....


서 이사장님의 얘기에 이어서 수자님과 동철님의 '러브 스토리' 를 듣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사회자가 두 분의 러브 스토리를 요청했다. 가파도 올레길을 만들 때 동철님과 수자님이 서로 만나게 된 계기와 사랑 이야기를 두 분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하셨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 "수자야~"하면서 수자님을 꼬셨다는 얘기와 함께. ㅋㅋㅋ



▲ 천연덕스럽게 러브 스토리를 말하고 있는 동철님과 이를 웃으면서 듣고 있는 서 이사장님과 수자님


서동철님의 러브 스토리에 이어서 문희경님의 얘기가 이어졌다. 제주 출신인 문희경님은 많은 제주 여자들처럼 어렸을 적에 '답답한' 제주도를 하루라도 빨리 '탈출해' (서 이사장님도 그러셨다고 한다.) 육지(서울)로 가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한다. 결국 20년 정도 제주에서 살고 나머지 30년을 제주밖에서 살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제주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고 하셨다. 


이번 콘서트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얼마 전에 촬영을 마친 영화 <인어 전설>에서 맡은 해녀 역할에 때문이기도 하다. 문희경님은 영화 <인어 전설>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맡은 해녀 역할을 실감나게 하기 위해 1년 동안 수영도 다시 하고 스킨스쿠버도 하고 한수풀 해녀학교에서 '물질'도  배우면서 준비를 했고, 다른 스케줄을 모두 포기하고 이 영화를 위해 출연료도 받지를 않고 '재능기부' 차원에서 전심전력을 다했다고 한다.


문희경님은 영화 촬영을 하다가 큰 일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3~4미터 이상 잠수하면서 해녀 역할을 하다가 고막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촬영을 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들은 인공 고막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하느님이 보우하사 인공 고막을 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구멍이 메꾸어 지면서 자연 완치가 되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런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촬영한 <인어 전설>이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서 많은 분들이 관람을 했으면 하고 나 로망도 빌어드린다. 영화가 개봉을 하면 선착순으로 달려가 당연히 돈내고 관람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


▲ 영화 <인어 전설>을 촬영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에 대해 열심히 얘기를 하고 계신 문희경님


문희경님은 <인어 전설>의 감독인 오멸 감독님과 만나서 <인어 전설>을 찍게 된 사연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이 작품이 깐느나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셨다. 동시에 제주해녀들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서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로 등재되기를 기원한다고 하면서 일단 마무리를 지었다.


문희경님에 이어서 해녀로서의 강수자님의 삶에 대한 얘기가 펼쳐졌다. 문희경님이 배우로서 해녀 역할을 열심히 했다면, 수자님은 해녀로서 배우 역할을 열심히 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큐 영화인 <숨비소리>의 주인공으로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에도 여러 번 동철님과 출연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수자님은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마치고 공부를 더 하고자 했지만, 가정 형편상 학교를 더 다니지 못하고 바다로 나가 해녀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조그마한 태왁을 몸에 지니고서.



▲ 수자님이 처음 사용했던 조그마한 태왁에 천을 입혀 새롭게 만든 것을 동철님이 들고 있다. 이 사진은 나 로망이 가파도에 놀러갔을 때 (2013. 6. 8) 찍은 사진인데,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2쇄본부터 실려 있다. ^^


수자님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녀가 된 이야기, 바다 속 깊이 내려갈 때 고막을 보호 하기 위해 껌으로 귀를 막는 얘기, 고무로 된 해녀복을  쉽게 입을 수 있는 요령 등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고무 해녀복을 입을 때 몸에 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10분 20분 동안 해녀복을 입다보면 물질 하기 전에 이미 힘이 쪼옥~빠져 물질을 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고 서 이사장님과 문희경님이 이구동성으로 얘기를 했을 때, 수자님은 해녀복을 쉽게 입는 요령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해녀복 안쪽에 밀가루를 살짝 발라 털어서 입으면 쉽게 입을 수 있다는 것!


사회자는 해녀들이 물 밖으로 나왔을 때의 숨비소리인 '호오이~ 호오이~' 소리를 수자님에게 해보라고 부탁을 드리기도 했는데, 수자님은 물질을 하고 숨이 차서 밖으로 나왔을 때 그런 소리가 나는 것이지, 그냥은 그런 소리가 제대로 안 나온다고 하면서도 간단히 소리를 내보기도 하였다.


문희경님은 해녀 촬영을 할 때 느낀 점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은 바로 다이어트에는 '물질'이 최고라고 말씀하셨다. 짠 바닷물 속에서 1시간 정도 물질을 하고 나면 힘도 빠지면서 식욕도 없어지기 때문에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다는 것!


문희경님이 해녀 촬영을 할 때 또 느꼈던 것은, 물질을 할 때는 절대로 '물건(해산물)'에 대해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소라나 전복을 무리해 가면서 따려는 욕심을 내다가는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됐다는 것이다. 자연 앞에서는 겸허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수자님도 문희경님의 말씀에 동조하면서 물질을 할 때는 절대로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해녀들도 욕심을 내다가 가끔씩 '사고'를 당한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해녀들의 행태와 삶과 문화에 대해 여러 가지 재미 있는 얘기를 세 분이 돌아가면서 말씀하셨는데, 특히 해녀들의 인간적이고 상호 협동적인 삶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경쟁이 치열한 삭막한 이 사회 속에서 함께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해녀들이 직접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세 분의 얘기를 듣고 난 후에 사회자 분은 해녀들이 즐겨부르는 노래를 수자님에게 요청을 했다. 수자님은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와 서방님(동철님)을 위한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 부르는 모습과 그 일부를 동영상으로도 감상하시기 바란다. 


▲ 수자님이 노래를 부른 후 '여보 사랑해~' 하니까 동철님이 얼굴을 만지며 쑥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사회자 분은 문희경님이 아니었으면 해녀 영화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면서 문희경님의 '노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서 이사장님에게 해녀학교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렸다.


서 이사장님은 한수풀 학교는 너무 멀고 시간도 맞이 않았기 때문에 거기는 가지 못했지만, 법환에 해녀학교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해녀 체험을 위해 입학을 했다고 한다. 나름 열심히 하여 '우스운' 성적으로 졸업하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해녀책을 좀 더 완벽하게 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얘기는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책에도 자세하게 언급이 되어 있으니까 읽어보시기 바란다. 


시간이 다 되어가자 사회자 분은 서 이사장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마지막으로 하였다.


"서 이사장님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21세기를 사는 후배나 젊을 친구들이 조직 속에서 살면서 겪는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해녀들의 삶의 태도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 지치고 힘들 때 이런 인생의 선배들도 있으니까 힘내라고 하면서 격려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서 이사장님에 이어 수자님이 입고 있는 전통 해녀복과 물질에 대해 간략히 말씀을 하셨고, 문희경님은 해녀 역할을 해서 그런지 해녀들을 만날 때마다 친근감이 있고 반가운 느낌이 들면서 항상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하셨다. 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위로를 얻으면서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해녀분들이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북 콘서트를 끝내면서 서명숙 이사장님은 특별히 두 분을 소개하셨다. 한 분은 고희영님이고 또 한 분은 김원님이다. 


고희영님은 방송 작가와 다큐멘터리 방송 PD를 거쳐 영화사 '숨비'를 만들어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하고 있는 분이라고 한다. 베이징과 우도를 오가며 6년 동안 '해녀들의 삶과 숨'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인 <물숨(A Little Bit More)>과 방송인 이동우씨의 감동실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인 <시소(See-Saw>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고희영님의 <물숨>은 지난 4월에 책으로 미리 발간되었는데, 서 이사장님보다 6개월 먼저 해녀책을 펴낸 것이다. 나는 고희영님에게 다가가 인사를 드리고 <물숨>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씀드리며 간단히 얘기를 나눈 후 사진을 찍었다.

▲ 서 이사장님의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책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고희영님과 <물숨>의 표지


내가 생각하기에는, 서 이사장님이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초고를 다 쓰고 출판사와 상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물숨>이 먼저 출간되는 바람에, 서 이사장님이 초고를 절반 이상 대폭 수정하고 보완해서 2015 제주올레 걷기축제 행사 때를 맞추어서 출간을 하였던 것 같다.


서 이사장님에게 예의상 직접 여쭈어 보지는 않았지만, 고희경님의 <물숨>이 출간되고 그 책을 증정 받았을 때 서 이사장님은 마치 '특종'을 빼앗긴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아님 말고 ^^ (지난 5월에 제주로 놀러갔을 때 서 이사장님이 고희영님으로부터 받은 증정본을 나도 직접 보고 부분 부분 읽은 적이 있었고 나중에 사서 읽었다. ^^) 


누군가가 똑같은 소재인 '해녀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열심히 취재를 하고 먼저 발표를 했다면, 준비를 하고 있던 다른 사람은 그야말로 맥이 빠지고 헛수고를 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특히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럴 것이고.


두 책을 비교하면서 읽은 결과, '내멋대로' 소감을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서명숙 이사장님의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 책은 손으로 직접 기자 수첩에 적은 내용과 사진 카메라를 가지고 물밖에서 찍은 '정적인' 사진을 토대로 기자 스타일로 취재를 해서 쓴 책이라면, 고희영님의 <물숨> 책은 녹음기로 세밀하게 녹음을 한 내용과 영상 카메라를 가지고 물안팎을 정밀하게 촬영한 '동적인' 영상을 토대로 PD나 영화감독 스타일로 취재를 해서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리고 같은 해녀들을 취재해서 쓴 책이라고 하더라도, 서 이사장님의 책은 제주도 동쪽(시흥리)에서부터 남쪽(서귀포)과 서쪽(가파도와 한림)과 북쪽(조촌읍 북촌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주도 한바퀴 돌면서 제주올레길을 낼 때 만난 해녀들을 두루두루 취재해서 썼다면, 고희영님의 책은 제주도 동쪽인 우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녀들을 집중적으로 취재해서 썼다.


마지막으로 서 이사장님은 몸소 해녀들 속으로 뛰어 들어가 해녀 '비스름한' 체험도 하면서 책을 썼다면, 고희영님은 철두철미하게 해녀들 밖에서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파악하면서 책을 썼다고 할 수 있겠다.


두 책을 함께 읽는다면 우리는 제주 해녀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빠삭하게' 알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해를 하면서 제주를 특히 제주 해녀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두 책 모두 일독을 권한다. ^^


▲ 끝 마무리 축하 말씀을 하신 건축가 김원 선생님은 올레길을 만든 서 이사장님의 열렬한 팬이시기도 하다. ^^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출연자 세 분이 함께 모여 기념 사진도 찍고, 콘서트 참여자분들도 출연자 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 서 이사장님의 책을 구입하여 열심히 싸인도 받았다. 사회자 분과 서 이사장님은 이러한 콘서트를 SNS 등을 통해 열심히 알리라고 부탁을 하셨다. 


▲ 세 분이 모여 기념 촬영 찰칵~


특히 서 이사장님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책이 많이 팔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책 판매 이익금(인세)은 서 이사장님 개인에게 돌아오지 않고 제주올레센터를 짓는데 모두 기부한다고 하면서 많이 선전해 달라고 하신 것이다. 이 글을 읽은 올레꾼들도 제주올레를 위해 좋은 일 하는 것이 되니까, 모두모두 1권씩 사서 읽으시고 주변분들에게 널리 알려주시기를 올레꾼의 한 사람으로 부탁드린다.


한편 올레길에서 만난 규미님도 오셨는데, 규미님은 책을 사서 싸인도 받고 문희경님과 함께 기념 사진도 찍었다. 아래 사진처럼. 나는 최후까지 남아서 끝마무리를 지켜본 후에, 지인 분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올레길에서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서 이사장님에게도 수고하셨다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

▲ 서 이사장님으로부터 책에 싸인을 받고 있는 규미님

▲ 문희경님과 규미님이 함께 기념 촬영 찰칵~


서명숙 이사장님과 강수자님과 문희경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꾸뻑


(사)제주올레 내멋대로 '서울 특파원' 노릇도 하는 로망이 서울 집에서 올렸습니다. ^^


2015. 12. 3.(목)  밤 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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