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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원 지사님, 듣는 사람 기분 나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시기를 빕니다.


민선6기 도정이 출범한지도 벌써 8개월째군요.


통상 새 정부가 들어서면 6개월은 언론과 허니문 기간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정책을 펼치고 새 도지사의 신념과 의지를 지켜보는 기간이기에 언론도 지나친 비판은 삼가는게 관례지요.


그 기간이 훌쩍 지나고 설날을 거치면서 상당히 불편한 심정을 가지게 된 도민 중 1인으로서 원희룡 도정에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답변은 하지 않으실 것이고 굳이 요구하지도 않겠습니다.


자꾸 개혁. 개혁 하시는데 제주 도민들이 상당히 부패해 보이시던가요?


개혁은 말 그대로 가죽 고삐를 바꾼다는 말로 낡은 그 무엇을 새것으로 교체한다는 겁니다.


 원희룡 지사님은 고3시절 전국 예비고사 수석 이후 서울대학교. 사법고시 수석합격 등으로 고향 제주를 떠나 있었습니다.


그동안 서울에서 국회의원 3선을 지내고 '젊은 대선 후보 주자'로 꼽히는 등 승승장구하는 삶을 누렸습니다.


곡절 끝에 제주도지사에 당선되시면서 '협치. 개혁' 등을 전면에 내세우시면서 도정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원 지사님이 보시기에 제주도민과 제주도에서 이뤄졌던 일들은 과연 개혁의 대상으로 보이시던가요?


예를 들어 설날이나 명절에 아는 사람끼리 주고 받던 몇 만원짜리 과일 상자와 공직사회 사무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주던 만원짜리 제주 한병에서 썩은 냄새가 폴폴 나던가요?


경제계에서 주고 받는 일들에서 부패한 흔적을 발견하실 수 있으시던가요?




모두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평소 고맙다고 보내는 몇 만원짜리 과일 상자와 수고했다고 주는 제주 한병에서 썩은 냄새를 맡을 정도의 도지사라면 그의 청렴과 결백과 개혁의 의지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 기분 나쁘다'는 말이 있습니다.


원 지사님이 지적하는 개혁 대상의 한사람으로서 자꾸 듣다보니 '내가 그동안 도지사가 고깝게 여길 정도로 부패한 속에서 살아 왔나'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빌어 원 지사님에게 한 마디 드리고자 합니다.


개혁을 하겠다는 원 지사님의 자격을 묻겠습니다. 정치, 사회 등 분야에서


제주도민과 제주도의 관행을 개혁의 대상이라고 일단 여기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개혁의 하겠다는 당사자의 자격도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대부분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썩은 집단은 정치권이라고 합니다.


원 지사님이 몸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현 집권 세력인 새누리당을 포함한 기득권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원 지사님의 소속 정당이기도 합니다.


당명이 바뀌었지만 새누리당은 1997년 IMF 사태가 났을 당시 집권당이기도 했고 그 당시 대통령선거에서 '차로 현금을 실어 나르는 차떼기를 하다가' 정권을 잃은 정당이기도 합니다.


짐작컨데 원 지사님은 그 당시에도 자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셨을 테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혁을 해야 하는 대상을 옹호하시고 그 주역으로 활동을 하셨다는 말입니다.


최근 국민을 분노케하는 4대강과 자원외교로 인한 국고 낭비와도 원 지사님은 무관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밝혔듯 4자방의 중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당내 선거에도 출마하신걸로 봐서는 이 전 대통령과 상당히 친한 사이인 듯 합니다.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이 대통령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부지사를 임명하신것을 보면 둘 사이의 '의리'가 남다르겠다는 짐작을 해 봅니다.


이 전 대통령과 친한 원 지사님도 개혁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국입니다.


학생운동했다는 말 다시는 말기를, 젊은 개혁 이미지도 의심할 수 밖에


원 지사님은 가끔 언론 인터뷰 등에서 '학생운동권' 출신임을 강조하시더군요.


저는 그 대목을 보수적인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이미지를 약하게 하려는 의도적인 언급이라고 해석합니다.


원 지사님이 학생운동 하시던 당시 타도 대상은 아마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지요.


그 전 대통령에게 세배를 하신 원 지사님의 행보를 동방예의지국 백성의 한사람으로서 억지 춘향격으로 이해한다고 치고 원 지사님이 학생운동을 하시고도 보수적인 새누리당 정치인으로 출세하시는 모습을 보는 고 박종철. 이한열 군 부모님들 심정이 어떨 것으로 여기십니까.


우리 아이들도 저처럼 약게 살았으면 젊어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기막힌 운명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며 원통해 하지는 않으실까요?


그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학생운동을 했다'는 어줍잖은 핑계를 삼가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신념을 바꿨다면 변절이고 그 당시 생각을 잘못해서 학생운동을 했다면 부끄러워서라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말니다.


엇나간, 협치라는 소리도 이젠  듣기 싫고 특히 지방선거 당시 서약서를 공개하실 수는 없으신지요


원 지사님은 취임 후 협치를 가장 강조했습니다.


좋게 이해한다면 정파나 이익 등을 떠나 제주 발전을 위해 모두 힘을 합치자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새누리 당원인 원 지사님이 '나를 따르라'고 한다해서 지난 대선에서 야당을 찍은 49%가 '님을 향한 행진곡'을 부를 것 같습니까.


또 모르지요, 원 지사님 먼저 제주발전을 위해 '새누리당을 떠날 테니 도민들도 정치적 호불호를 넘어 단결하자'면 그 진정성이 믿어질테지요.


반면 원 지사님은 여전히 보수적인 새누리당 당원 이시고 이나라 기득권들의 행태를 혐오하는 또 다른 도민들은 원 지사님께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협치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원 지사님은 협치의 증거로 야당 도지사 후보를 인수위원장에, 시민.단체 활동가를 제주시장에 임명한 적이 있지요.


구색을 맞추면 협치가 됩니까?


오히려 협치라 한다면 도민들이 뽑은 도의원들과 머리를 맞대는 것이 이치에 맞겠지요.


매일 박터지는 싸움으로 예산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우물에서 숭늉 찾는 협치'라는 말이 이제는 듣기 싫어지네요.


인사참사도 협치의 실패가 아닐까요?


자신의 소신으로 추천한 인물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것을 보면 '서로 기대어 가는 협치'가 안드로메다 쯤에 있나 봅니다.


또 있습니다.


원 지사님은 젊고 개혁적인 아이콘을 강조하느라 '제주도 괸당 정치'를 불식시키고 학연. 지연에 따른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며 선거공신을 어떠한 직에도 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동안에는 '선거 캠프'에 참여하는 인사에게 '차후 어떠한 직도 맡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임 후 주요 인사가 거의 마무리된 지금, 당시 서약서를 공개할 의향은 없으신지요.


과연 말대로 '선거 공신을 철저히 배격하고 계신지, 아니면 정에 이끌려 임명을 하셨는지' 객관적으로 검증 받을 의지가 없으신지를 묻고 싶습니다.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럴 마음이 없던 탓이 겠지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욕심에 불과합니다, 지사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4.3 위원회 폐지안에 서명하신 사실을 놓고 원 지사님은 '몰랐다, 당내 폐기로 국회에 오르지도 않았다'고 해명하셨습니다.


제주출신 의원이 4.3 위원회 폐지안을 몰랐다면 '제주도민으로서 직무와 양심을 유기한' 것입니다.


설마 알면서도 서명하시지는 않으셨을테지요.


국회에 상정되지 않았다고 원 지사님이 멀쩡해지지는 않습니다.


서명했다는 사실 자체는 유효한 것이고 미수도 분명히 범죄입니다.


이와 함께 원 지사님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반대했지만 당론에 밀려 결국 서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인이 소신이라면 아닌 것은 아닌 것이지, 밀려서 서명했다는 또 뭡니까.


새누리 당원으로서 혼자 반대하면 차후 국회의원 공천이나 기타 정당활동에 불이익을 우려했을 터이지요.


그래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을 '욕심'이라고 일컫는 겁니다.


두서 없이 길어졌습니다.


줄이면 '보수적인 새누리당 당원이자 국민들이 가장 부패한 곳으로 여기는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원 지사님이 자꾸 개혁.개혁 하니까 듣는 도민 기분 나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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