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아지른 절벽 위의 위험한 새 생명

  • 등록 2010.06.15 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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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며, 파란 하늘을 쏜살같이 나는 새가 있다.

새들의 입장에서 보면 두려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매가 날아가는 모습과 사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천연기념물 제323-7호.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보호종(種)으로 지정하여 보호되고 있으나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만하는 종이다.

 

맹금류(猛禽類)중 매와 수리류는 전 세계적으로 엄격한 규제와 국제협약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약 등에 의한 먹이의 오염, 무차별한 남획, 개발에 의한 서식처의 파괴 등으로 점차 그 수가 감소되고 있어 자칫하면 전멸할 위기에 와 있다.

 

매는 깍아지른 해안절벽이나 섬의 절벽 바위에 허술한 둥지를 마련한다. 산새들은 둥지를 튼튼하게 만들어 새끼들을 키워 내지만 매는 마땅히 둥지를 만들지 않고 그냥 바닥에 알을 낳고 포란하여 새끼를 키워 낸다.

 

산새들은 새끼를 금지옥엽과 같이 추울세라 품어주고, 먹여 주고 하는데 매는 비바람이 몰아쳐도 품어 주는 법이 거의 없다. 맹금류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강하게 성장 할 수 있게 내버려 두는 것 같기도 하다.

 

 

매가 제주 해안가 절벽에서 찬바람 불던 이른 봄에 둥지를 마련하여 최근 대부분의 매들은 3개월간의 고생끝에 올해의 번식이 끝났다.

 

1마리의 새 생명이 태어났는가 하면 4마리까지 태어난 둥지도 있다. 하지만 새끼가 많다고 무작정 좋아 할수도 없다. 새끼가 많을수록 부모 매의 노력은 더욱 필요하게 된다.

 

식구가 많아 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더욱 사냥을 열심히 해야만 한다. 4월초부터 5월말까지는 지난 추운 겨울을 따뜻한 곳에서 지내다 다시 북반구로 이동하는 시기 이다. 이때를 맞춰 매들은 번식을 하는 것이다. 먹이 확보가 쉬운 계절에 번식을 하는 것이다.

  

 

월동지를 떠나 남쪽 먼 곳에서 힘들게 바다 건너 지친몸을 쉬려고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해 제주에 도착 할 즈음 매들이 이들을 사냥해 오는 것이다. 아비 매는 어린매가 알에서 깨어나자 마자 엄청난 식성을 갖고 있는 새끼매의 식성에 맞추려고 부지런히 새들을 사냥해온다. 조그만 새들이 매의 발톱아래서 퍼득이는 것을 보거나 팔색조와 같이 귀한 새들이 잡혀 왔을 때는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안타까움은 말할 수 없다.

 

아비매가 사냥에 성공하여 털을 뽑아 어미매에게 먹이를 건네 준다. 이를 가지고 둥지로가 잘게 잘라 어린새에게 먹여준다. 우리 인간들의 육아법과 비슷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간혹 먹이가 없을 때는 어미 매는 아비 매에게 먹이를 잡아 오도록 호통을 치기도 한다.

 

 

제주의 해안은 수많은 해안도로 인해 해안변의 파괴가 심각해지고 있는 이때의 매의 번식 성공은 우리로 하여금 다시한번 제주 해안의 변화가 필요함을 생각 해보게 한다.

 

해안도로 개설로 인해 해안 절벽 위로 차량이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해안 도로를 따라 해안경승지 등을 찾으면서 새들의 번식지가 위협받기도 하며, 번식지를 잃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매의 번식 성공은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번에 매의 번식을 촬영 하면서 "점점 더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새들은 물론 최근 종 다양성 등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위해 해야 할 일 들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이 자연과의 공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지남준 기자 artist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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