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지역은 겨울 철새들이 한창 방문하고 있는 시기이다.
제주의 대표적 철새도래지는 구좌읍 하도리 창흥저수지와 성산읍 오조리 통발알, 한경면 용수저수지를 들 수 있다.
이 중 창흥저수지는 약 70여종의 새들을 관찰 할 수 있으며, 개체수로는 최대 약 2만마리까지도 월동한 기록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약 5,000마리 정도가 월동을 하고 있다.
창흥저수지(하도철새도래지)는 드넓은 해안조간대(潮間帶)와 연안습지(沿岸濕地)가 발달돼 있으며, 면적은 약 0.77㎢이다.
창흥저수지는 동쪽으로 농경지와 오름인 지미봉 우뚝 서 있고, 북쪽으로는 제방둑 너머로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남쪽으로 갈대밭이 발달해 있어 철새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특히,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곳으로 숭어를 비롯해 파래, 새우, 게류, 조개류들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어, 새들의 먹이 자원이 풍부해 철새의 중간 기착지 및 월동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희귀종인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1호)를 비롯해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 매(천연기념물 323-7호),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8호), 물수리, 항라머리검독수리 등의 맹금류도 관찰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는 오리류를 들 수 있다.
오리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청둥오리를 비롯해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고방오리, 부리가 넓적한 넓적부리오리, 여름이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이마에 혹이 돋아나는 혹부리오리, 뺨이 희지도 않으면서 이름은 흰뺨검둥오리들이 있으며, 적갈색 머리에 크림색 이마를 가진 홍머리오리와 수수한 옷차림의 알락오리가 제일 많이 월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물속을 잠수해서 먹이를 잡는 흰죽지, 댕기 흰죽지, 비오리들을 볼 수 있다.

홍머리오리는 머리가 붉은색이라 홍머리다.
몸길이가 약 48cm정도이며, 수컷은 머리가 붉은 갈색, 가슴은 옅은 갈색, 등은 회, 이마에서 머리꼭대기까지 누르스름한 세로 줄무늬가 나 있다.
홍머리오리는 수면성(잠수를 하지 않는) 오리로 물위를 유유히 헤엄치며 먹이 찾기에 여념이 없어 쉽게 관찰을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오리류들은 사람들을 많이 경계를 하는 편인데, 조금만 다가가도 놀라 어느새 하늘가득 날아올라 저 멀리로 도망을 갔다가, 사람과 멀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유유히 물위를 떠다니며 다시 먹이를 찾는다.
연신 엉덩이를 쳐들고 물속에 있는 파래랑 물풀을 먹기도 하는데, 원산폭격을 하듯 머리를 물속에 처박고 엉덩이를 하늘로 보이는 것은 바로 수중발레, 싱크로나이즈(synchronize swimming)를 하는 것이다.
한 마리가 시작하면 옆에 있던 녀석들 모두 같이 머리를 물속에 넣었다 뺐다하며 공연을 한다. 아마 점수로 치면 9.5점 은 족히 될 점수일 것이다.
새들은 일생을 먹이를 먹는 일과 휴식, 이동에 전생을 투자하는데, 이중 먹는 일이 제일 중요하며, 열심히 하게 된다. 오리도 마찬가지로 항상 물속 깊이 있는 물풀과 파래를 먹는데 열중한다.
무척 추운 날씨이지만 집에만 움크려 있지 말고 이번 주말에는 오리들의 싱크로나이스 공연을 한번 관람하러 철새도래지를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