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주인공 '고니'

  • 등록 2010.01.21 11: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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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최대 개체수 월동…먹이부족과 열악한 환경이 이들에겐 위협적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고니들은 고니, 큰고니, 혹고니로 모두 세 종류이다.

 

고니류는 모두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돼 있는데, 이중 큰고니(Whooper Swan)는 제 201-2호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11월중순부터 일가족 6마리가 월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세계적인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3편의 발레는 그 모두가 자주 상연되지만, 그 중에서도 ‘백조의 호수’는 발레의 대명사처럼 인식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곡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밤에는 사람으로 변신하고, 아침이면 새로 변하는 백조여왕과 왕자의 사랑을 노래한 곡으로 유명하다.

 

여기 등장하는 백조가 바로 '고니'이다.

 

 '백조'라도 불리우는 고니는 말 그대로 온몸이 하얀 새로, 날아다니는 새들 중 가장 큰(?)새이기도 하다.

 

몸길이는 약 1.5m, 펼친 날개의 길이는 약 2.4m로 아주 큰 오리과의 새로 암수 모두 순백색이고, 어린새는 회갈색이다.

 

다리는 검정색 또는 짙은 회색이며, 고니는 오리류 중에서도 몸이 크고, 특히, 긴 목을 가지고 있어 호수나 저수지, 해안의 얕은 수면에서 무리를 이루고 생활한다.

 

고니들은 휴식을 취할 때 종이배가 떠다니듯 유유히 움직이는데, 목은 약간 S자로 휘어지기도 하며, 간혹 날개품속으로 머리를 숨겨 물 위에서 쉬기도 한다.

 

주변에 침입자가 나타나면 머리를 바짝 세워 경계하는데, 어미새들이 먼저 새끼새들에게 경계 메시지를 보낸다.

고니류는 10kg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어 몸이 무겁다. 몸이 무거운 만큼 한번에 하늘위로 날아오르기가 힘들다.

 

이들이 날아오를 때는 수면을 마치 비행기가 이륙 하듯이 물 위를 달리면서 힘을 붙인 뒤에 날아오른다.

 

한번 날아오르려면 그만큼 에너지 소모도 많게 된다.

 

그래서인지 인기척을 느끼면 먼저 날아오르기 보다, 어미새들이 어린새들을 앞뒤로 경호하며, 반대편으로 도망을 간고, 더욱 위험을 느끼면 그때 어미새의 신호로 일제히 날아오르게 된다.

고니는 겨울이 되면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오는 철새로, 대부분 가족단위로 날아온다.

 

육지부의 철새도래지인 경남의 주남저수지에는 1500마리가 월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제주에는 철새도래지의 환경이 좋지 않아 이동시기에 잠깐 쉬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금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는 한가족이 방문해 있다.

 

제주에 도래하는 고니류는 대부분 1-2개체가 지나가거나 잠시 머물렀다가 이동을 하는데, 이번에 방문한 큰고니 가족은 지금까지 제주를 방문한 고니류의 기록으로는 최대 개체수의 방문기록이다.

 

그러나 제주를 방문하는 고니들은 먹이가 부족해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2년 1월에는 4마리가 월동을 시작하다 2마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인은 먹이 부족으로 분석됐다.

 

그러다보니 육지의 주남저수지에서는 고니류에게 고구마를 잘게 썰어 먹이주기 행사를 하기도 하고 있어, 제주지역 행정당국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의 관심이 절실하게 느껴지게 하고 있다.

 

아울러 철새도래지를 보호방안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철새도래지에 탐방로를 개설해 많은 사람들의 출입으로 새들이 쉴 공간을 잃어가고 있는데, 철새들이 찾아오는 겨울만이라도 일부구간에 출입을 통제해 새들이 편히 쉬다 갔으면 한다.

 

또, 오랜만에 방문한 큰고니 가족이 무사히 3월까지 겨울을 번식지로 돌아가 다가오는 겨울에 더 많은 식구들을 데리고 방문했으면 한다.

지남준 기자 artist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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