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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돌아온 제비가 짝을 찾아 노래하고 있다 ⓒ 지남준객원기자 |
먼저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사계절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는 참새, 하얀 뿔테 안경의 동박새, 재잘거리며 시끄럽게 노래하는 직박구리, 그리고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제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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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짓기 위해 진흙을 잔뜩 입에 물고 있다 ⓒ 지남준객원기자 |
새들은 대부분 사람을 무서워하는데, 왜 제비는 사람이 사는 집에다 집을 지을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일까?
제비도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무서워한다. 하지만 두려워하는 정도가 약한 것이며 제비가 땅바닥에 앉아 있을 때 사람이 다가 가면 도망가는 것을 보면 무서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비의 먹이는 곡식이 아니라 곡식을 해하는 해충을 먹고 살기 때문에 농사에 유익한 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비를 해치지 않고 신령한 새로 여기고 보호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비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사는 집의 처마 밑은 여러모로 보아도 새들이 집을 짓고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곳이기도 하다. 또,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이므로 천적들의 접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비는 사람이 사는 집의 처마 밑에 집을 지어도 사람들이 아무 저지도 않고 보호하기 때문에 계속 집을 짓고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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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새가 오기를 기다리는 어린제비들 ⓒ 지남준객원기자 |
이렇게 정성에 보답하는 새가 왜 사시사철 보이지 않고 겨울이면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일까?
겨울이 되면 벌레가 없어져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비가 우리나라에 왔다가 남쪽으로 가는 이유는 바로 생육을 위한 것이다.
따뜻한 여름에는 한국에 와서 새끼를 낳고 또 추운 겨울이 오면 따듯한 남쪽으로 가서 한국의 겨울을 피해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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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새가 먹이를 물고오자 서로 먹겠다고 달려들고 있다 ⓒ 지남준객원기자 |
먼저 농사를 짓는 농토가 적어지고, 도시화로 인해 처마 밑을 없애고 콘크리트로 치장을 하고 있으니 둥지를 틀 마땅한 곳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세계 온난화로 제비가 여름에 한국까지 오는 생태계가 변화가 생기는 것도 있고 또 이런 이유로 세계적으로 제비 자체가 마리수가 적어지는 것이다.
이런 제비는 한국에서는 흔한 여름철새였다
농촌이나 도시 근교에서 흔히 보는 여름 철새였으나 언제부턴가 그 미끈한 몸매와 날렵한 곡선 비행을 보기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살충제와 농약 사용으로 제비가 좋아하는 먹이인 모기, 잠자리, 벼멸구, 딱정벌레들이 사라져 가는 게 첫째 이유다.
시골 논바닥에까지 아파트가 들어설 정도로 주거환경이 바뀌면서 제비가 둥지를 틀 처마 자체가 사라졌다.
제빗과에 속하는 제비는 조선시대 소설 흥부전에서 선과 악에 대한 포상과 징벌의 전령사로 등장할 만큼 우리한국인에게는 친숙한 여름 철새였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게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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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이소한 제비들이 어미새로 부터 먹이를 받아 먹고 있다 ⓒ 지남준객원기자 |
조류학자들은 제비가 숫자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생태계 파괴와 가옥 구조 변화를 든다.
문화재청에 제비의 천연기념물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냈던 구태회 문화재위원(경희대 교수)은 "제비가 집을 짓고 사는 기와집과 초가집이 사라진 데다 농약과 살충제 사용으로 먹잇감인 곤충이 급속히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흔하게 보이던 제비가 귀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문화재청과 조류학계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제비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오래전부터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조류학자들 사이에선 "이러다간 그 흔한 제비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반 농담 반 얘기가 나왔는데 이게 현실이 돼버린 것이다.
제비는 사람이 사는 집에만 둥지를 틀고 빈집에는 집을 짓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제비를 비롯한 모든 새들이 돌아오지 않는 환경은 과연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일까'하고 깊이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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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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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 쉬고 있는 제비 ⓒ 지남준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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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 강남으로 가기전 전기중에 앉아 쉬고 있는 제비 무리들 ⓒ 지남준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