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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는 지난 2004년 번식에 실패한 이야기와 이번에 성공한 물꿩 한쌍이 제주에서 알을 낳기 전까지이며 두번째 이야기는 알을 낳고 부화하기 전까지의 어미새의 지극 정성으로 품는 과정을, 세번째 이야기는 부화하고 나서 이소(둥지를 떠나는 것)과정과 어린새의 성장과정에서 깃의 변화 등을 사진과 지남준 통신원의 관찰 일지를 담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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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물어 이동 하려는 숫놈 ⓒ 지남준 통신원 |
물꿩은 우리나라에서는 미조로 알려진 아열대조류 '물꿩(학명 Hydrophasianus chirurgus)'이다. 물꿩은 주로 인도, 중국 양쯔강 부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3년 경남 주남저수지에서 처음 관찰된 뒤 98년 8월 당시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에서 조류사진가 김기삼씨가 처음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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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불 속으로 숨어 버리는 물꿩 ⓒ 지남준 통신원 |
지난 2006년 7월 2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장비들을 챙기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경면 용수저수지를 돌아 봤다.
내눈이 또 의심하는 순간. 2년전 보았던 장소에 다시 물꿩 두마리가 와 있는게 아닌가. 떠나지 말고 눌러 앉았으면 하는 바램에 촬영도 몇컷 하지 않은채 조용히 빠져 나왔다. 같은 장소에 두 번째니 이런 경우가 또 있을까?
갑자기 2년전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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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일 번식지에 도착한 물꿩 ⓒ 지남준 통신원 |
날씨는 태풍이 올라오는 관계로 흐리고 바람이 거세다. 하지만 태풍에 밀려온(?) 새들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헛일 삼아 기대반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사실 비가 엄청 오는 날 촬영을 나가 희귀한 새를 촬영한 경험이 있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한 시간을 운전하고 도착한 나만의 장소(?)에는... '아~ 이일을 어쩐다', 지난주에 논병아리가 알을 품고 있었는데 녀석들이 모두 없어졌다. '어디로 갔을까?', '이소했나?', '혹시 뱀에게 먹힌건 아닐까?'. 너무나 궁금해 저수지 물만 30분, 1시간 쳐다봐도 논병아리는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람이 세어서 알이 물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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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놈의 모습 ⓒ 지남준 통신원 |
2003년 9월에 잠깐 보았던 그 물꿩이다. 그것도 두 마리씩이나 보여 가슴이 쿵덩거리며 진정이 되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고 정신없이 촬영을 시작 했다. 확인할 겨를도 없이 촬영을 하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말을 듣지 않는다. 순간 손에 땀이나기 시작했다. '이 중요한 시간에...'. 다행히 카메라 고장이 아니었고 너무 흥분해 1G 메모리카드에 가득 차도록 촬영해 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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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놈의 모습 ⓒ 지남준 통신원 |
비가 많이 와 마름(잎이 마름모꼴이라)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하나 낳은것이 물에 잠길까봐 이동 하려는 것이었다. 마름위를 성큼성큼 걸어다니기도 하고, 마름위에 납작 엎드려 경계를 하다가 벌쩍뛰며 먹이를 먹다가 다시 알을 물어보려고도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몇 번 관찰 되지 않은 새가 제주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니 너무 흥분이 됐다.
벌써 촬영을 시작한지 1시간이나 됐다. 웬일인지 별로 경계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방해가 될까봐 조용히 빠져나왔다. 내일 다시 오고 싶지만 직장을 포기 할 수도 없어,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은 물러나야 했다.
월요일. 너무나 화창한 날씨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결국 그후로 끝내 모습을 확인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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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일 번식지에 도착한 물꿩 ⓒ 지남준 통신원 |
월요일 출근. 온통 내 눈에는 물꿩만이 아른 거려 혼자 웃는데 직원들이 물어 본다. 좋은일 있냐고. "물론!"
하루가 너무 길다. 빨리 주말이 왔으면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