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들으며

  • 등록 2008.11.30 11: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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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간다.
어린 시절에는 제대로운 음악 감상을 하기에는 여건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여서, 잠자리에서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 까지 눈에 보이는 것들이 감상(感想)의 시작이었다.

감상의 경험 중에 필자의 주변은 다른 사람보다는 그나마 좋은 환경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부친이 초등학교 교장이었기에 부친이 전근을 따라 학교를 옮겨 다녔는데 남원의 흥산초등학교, 서귀초등학교, 성산 시흥초등학교, 서귀중, 오현고를 다니면서 그때마다 달라진 환경은 늘 새로운 자연과 제주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간혹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신비로운 세계 같은 매력을 느꼈으며 대중가요에 비하여 무언가 다른 클래식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클래식을 자주 접하게 된 시기는 고등학교 시절이다.

음악 수업에 음악 감상용 이동 전축이 음악실에 있었는데, 필자는 음악부원이어서 자유롭게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도 가장 기억이 나는 음악은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 일명 ‘운명 교향곡’이다.
귀가 닳도록 1악장에서 4악장 까지 반복해서 감상을 했다.

다음으로 감상한 것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다.
잊을 수 없는 일은 그 때에는 몰랐었던 경험의 지혜가 숱한 세월 동안 음악감상에 있어 소중한 체험을 했다는 생각이다.
음반이 없어서 그저 있는 것에 집착하여 반복해서 감상을 했던 것이지만 음악이 주는 매력에 끌려 음악이 주는 선율과 화음, 강약과 리듬들과 감상하는 음악이 작곡가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베토벤을 들을 때에는 왠지 모를 심각성과 진한 감동을 받게 된다는 것과 쇼팽에서는 서정성과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에는 이상하게도 두 작곡가의 작품에서 구별이 되는 세계에 대해서 확실한 판단을 못했지만, 그 후 음악대학을 다니면서 음악감상을 계속하게 되었고, 음악사를 공부하면서 확연하게 구별이 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자라 온 배경 중에 부모와 형제, 자연과 주변의 환경들, 체험하는 일들과 지식, 삶의 경험과 인간관계들, 내가 만난 다양한 악기와 앙상블과 합주, 합창, 성악의 세계, 교회에서의 종교합창들, 현재 펼쳐지는 작곡의 과정 속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들이 사람들에게 왜 필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서양 음악사를 가르치면서 만나는 위대한 음악가들의 세계는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지혜들, 자신 만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한 숱한 고난과 고통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들과 다른 음악가들과는 반드시 구별이 되거나 새로운 음악의 세계를 만들고 그래서 음악사에 길이 빛나는 음악의 업적이 있어서 수백년 동안 존경을 받는 것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음악을 들을 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의 선율에 얽매이거나 연주자나 지휘자의 기술과 뛰어난 연주 실력에 도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상자의 욕구나 음악감상의 접근에 대한 자신의 목표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작곡가의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거나 작곡가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음악이 분위기를 돋우어 주는 것으로만 이해해서는 잘못된 감상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그러하기 때문에 작곡가의 인생과 성격, 시대적, 사회적, 인간관계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숱한 사람과 자연 속에서 내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적응과 변화, 성장을 하게 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의 내면을 이해하다 보면 작곡가들이 추구하는 세계가 너무나 경이롭고 대단한 세계여서 존경과 찬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바쁜 하루를 살아가면서 듣는 음악감상은 내 자신에게 반성과 명상 그리고 미래에 대한 도전과 희망을 안게 한다.
순수함을 언제나 보여주고 선사하는 음악이지만, 오늘의 주변은 이러한 음악이 주는 힘을 받기를 거부하는 바쁜 일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음악을 들으며 차분한 마음과 순수성과 미래에 대한 명상, 자신을 차분히 성찰하는 사색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간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강문칠 기자 mck@ct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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