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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는 장다리물떼새 ⓒ 지남준객원기자 |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다르겠지만 아마 빨간 스타킹을 신은 긴 다리의 새인 장다리물떼새가 아닐까 싶다.
긴 다리의 날카로운 주둥이를 가진 장다리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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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머리가 잠긴채 먹이를 찾고있다 ⓒ 지남준객원기자 |
뾰쪽한 부리에 큰 눈망울, 날씬한 몸매를 뽐내려고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빨간 스타킹을 신은 장다리물떼새는 봄과 가을이면 어김없이 제주를 거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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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를 방패삼아 쉬고있다 ⓒ 지남준객원기자 |
장다리물떼새는 가늘고 긴 붉은색의 다리가 특징이다. 크기는 35-38cm정도이며 부리는 검고 가늘며 등과 날개는 검다. 어린새는 몸의 윗면이 어두운 갈색을 띤다.
먹이를 찾을 때는 긴 다리로 깊은 물에서 부리로 물속을 콕콕 찍거나 휘저으며 먹이를 잡는다.
장다리물떼새는 우리나라에는 극히 일부 개체만이 도래하며 제주에서는 봄과 가을에 번식지와 월동지를 이동하는 시기에 간혹 관찰을 할 수 있다.
즉 장다리물떼새는 대만과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월동을 하고 중국북부와 러시아의 습지에서 번식을 하기위해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통과 새’, 로 알려져 있으며 1998년에 천수만 간척지 논에서 번식에 성공한 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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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객원기자 |
제주에서는 성산포 오조리해안과, 이제는 논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구좌읍 종달리에서, 그리고 하도리에서 간혹 볼 수 있다.
서쪽에서는 용수리 논에서와 두모리에서 한두 마리가 관찰되기도 하고 봄철 이동 시기에는 간혹 10여 마리가 관찰되기도 한다.
그러나 천수만 뿐만이 아니라 제주의 습지도 이제 온전한 곳이 거의 없다. 아니 이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더 늦기 전에 제주에서도 습지 보전 대책이 하루 빨리 세워야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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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객원기자 |
람사르총회는 람사르협약 당사국간 논의를 통해 지구 차원의 습지보전 상황을 평가하고 공동의 정책을 개발하는 중요한 국제 환경회의로서 3년마다 대륙별 순환 원칙에 의해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165개의 정부대표과 관련 국제기구, NGO 등 약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체회의, 지역회의, 상임위원회의 등과 참가국 홍보관, 습지 IT기술전시회, 한국전통문화 소개 행사 및 일반인을 위한 자연생태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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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하는 장다리물떼새 ⓒ 지남준객원기자 |
람사르협약에서의 습지 정의다.
이러한 습지의 가치는 무궁무진 하다. 습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력이 풍부한 지역이다.
각종 무척추 동물과 어류, 조류의 서식지이고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먹고 살기 때문에 오염원을 정화하는가 하면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는 자연적 스펀지의 역할도 한다.
습지는 생물적, 생태적 환경적으로뿐만 아니라 수리적, 경제적으로도 그 보존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습지의 날(매년 2월2일)을 정해 습지에 관심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며 습지에는 식물이 밀생하거나 다양한 종이 생식 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개간해 다른 용도로 쓰는 것 보다 보전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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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객원기자 |
그래서 우리가 먹는 어패류의 3분의 2는 습지를 생식 환경으로 삼고 있다.
습지는 생물종 다양성의 유지, 수상교총으로 이용, 유전자의 저장소등 인간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물의 라이트 사이클 중의 중요한 생식환경, 문화 또는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연구나 교육의 장으로서의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습지는 호주와 뉴질랜드, 시베리아를 잇는 철새 이동경로에 있어서 그 중요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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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를 날고있는 장다리물떼새 ⓒ 지남준객원기자 |
한라산 1100고지 일대 습지에 대해서도 조사 후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며, 현재 제주도에서는 지난해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습지’가 국내 5번째, 세계에서 1,648번째로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이렇듯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우리 습지를 보호해 긴 다리의 빨간 스타킹을 신은, 한 번 보면 기억에 새겨질 아름다운 새인 장다리물떼새가 습지를 성큼성큼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제주에서 봄, 여름, 가을 모두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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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