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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의 비행 (飛行). 먹이를 찾고 있다. ⓒ 지남준 객원기자 |
꽁지깃(꼬리)을 부채살같이 펼치고 상공의 한곳에 떠서 마치 연이 날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황조롱이가 하늘에서 먹이감을 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마도 정중동(靜中動)이란 말이 황조롱이에게서 나온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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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 ⓒ 지남준 객원기자 |
수컷은 밤색 등면에 갈색 반점이 있으며 황갈색의 아랫면에는 큰 흑색 반점이 흩어져 있다.
머리는 회색, 꽁지는 회색에 넓은 흑색 띠가 있고 끝은 백색이다.
암컷의 등면은 짙은 회갈색에 암갈색의 세로얼룩무늬가 있다. 꽁지에는 갈색에 암색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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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 객원기자. |
때로는 꽁지깃을 부채처럼 펴고 지상에서 6∼15m 상공의 한곳에 떠서 연 모양으로 정비 범상(停飛帆翔)을 하며 날카롭게 빛나는 커다란 눈망울로 지상의 먹이를 노린다.
먹이감으로는 들쥐, 곤충, 파충류, 작은 새를 먹기도 하는데 나는 것보다 앉았다 날아오르는 것을 잡으며, 삼킨 먹이 중 소화가 되지 않은 것은 펠릿으로 토해 낸다.
4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걸쳐 4∼6개의 알을 낳는다. 2세를 키우기 위해 포란하는 기간은 27∼29일이며 다시 27∼30일이 지나면 독립시킨다.
도시의 건물에서도 번식하는 텃새이기도 하며 산지에서 번식한 무리가 겨울에는 평지로 내려와 흔히 눈에 띄나 여름에는 평지에서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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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 객원기자 |
지상의 먹이를 발견하면 어물거리지 않고 시속 2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마치 땅으로 곤두박질치듯 하강하여 날카로운 발톱을 이용하여 낚아채게 된다.
그것은 허공의 먹먹한 고요를 아는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당찬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두려움이 없어야 그렇게 땅위의 먹이감을 향해 내리꽂힐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공중으로 높이 솟아오르는 일에만 골몰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삶의 목표가 오직 상승이다. 그러나 한번 내려꽂힐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면 황조롱이의 조롱을 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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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남준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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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남준 객원기자 |
현재 한라대학 방사선과 교수로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제주카메라클럽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조류연구 모임인 '새가 좋은 사람들'의 회원이자 조류사진가로도 활동 중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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