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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오일장 성공비결은 '아이디어 하나'

[전국 유명세의 정선오일장을 가다] 제주, 인식의 전환 필요

제주는 지금 한창 재래시장 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좀처럼 우리나라 경제와 같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재래시장을 관광과 연계한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슈제주는 이러한 제주의 재래시장을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지 강원도 정선군의 정선오일장을 통해 모색해 보려 한다.

전국적인 유명세의 정선오일장이 있기에는 아이디어 하나가 주효했다.

 
지난 17일 강원도 정선군에 마침 오일장이 섰다. 정선오일장은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를 비롯 전국에서도 유명한 관광코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정선오일장은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외에도 산나물철인 5월1일부터 6월10일까지 장이 서며, 휴가철인 7월21일부터 8월20일까지, 단풍철인 10월5일부터 11월4일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장이 선다.

또한 지역 여행사들이 이곳을 이용한 관광상품을 내놓을 정도로 유명하고 이곳 정선까지 운행하는 관광열차도 있다.

 
정선오일장은 지난 2000년 정선군에서 관광상품으로 내놓고 전국에 알리기 시작했다.

정선군은 코레일투어서비스와 같이 정선오일장을 이용한 '정선오일장MTB열차' 상품을 만들어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 정선역까지 운행하고 있다. MTB(산악용자전거)를 적재할 수 있는 화물칸이 있어 역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오일장은 물론 정선의 여러 곳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이 열차는 오일장이 서는 매월 2일과 7일, 12일 등 장날에 운행하고, 관광성수기에는 주말에도 운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정선군과 코레일투어서비스는 정선오일장을 이용한 연계관광 패키지 상품 3가지를 선보였다.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개발된 제1코스 서울(청량리역)-정선오일장-화암동굴-아리랑창극공연-정선역 코스다.

제2코스는 소금강(화암8경)과 약수마시기, 정선의 옛 주거생활상을 주제로 한 서울-정선오일장-소금강-화암약수-아라리촌-아리랑창극공연-정선역코스와 제3코스 철로자전거체험을 주제로 한 서울-정선오일장-레일바이크-아리랑창극공연-정선역 코스다.

이외에도 정선군과 코레일투어서비스는 오일장 자유관광 및 MTB코스도 마련해 운영 중에 있다.

정선군은 정선오일장을 연계한 갖가지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리플렛 등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이며, 이 리플렛에는 정선군의 다른 관광지도 소개하고 있다.

정선군은 오일장을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 외에도 오일장내에 안내도우미를 배치해 오일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길안내 및 주변의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상가번영회와 함께 공연장도 마련해 정선아리랑창극 공연, 전통문화체험을 하고 있고, 특히, 올해는 정선민예총과 함께 품바와 통기타, 색소폰, 마술 등 다양한 특별공연까지 하고 있다.

행정과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 만든 관광오일장, 상인들의 인식전환이 관광객 끌어들여

 
정선오일장은 관광오일장이 되기 전에는 여느 장터와 똑같이 특별한 것이 없는 장터였다.

이를 행정과 상인회가 머리를 맞대어 오늘의 오일장을 만들어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오일장이 됐다.

잡화점을 하고 있는 김종철 상가번영회장(50)은 "그동안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정선오일장에도 영향이 있었지만 이러한 관광오일장 운영으로, 점차 활기를 띠어 지금은 예전에 비해 소득이 2배가 됐다"고 자랑했다.

 
김 회장은 "상인들 스스로가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정기적인 교육과 함께 자체 정화활동에도 나선다"며 "고객 중심의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상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선오일장에는 노점을 하는 할머니로부터 주변 상가 상인들도 초록색의 신토불이조끼를 작용, 정선에서 생산된 물품을 파는 상인들임을 은연중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약초와 산나물 등을 파는 할머니들의 목에는 신토불이증을 패용해 판매자의 품질을 보증해 주고 있다.

김 회장은 "신토불이 조끼와 신토불이증 외에도 상인회 자체적으로 농산물 등의 원산지 표식을 만들어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품질을 보증해주고 있다"며 품질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김 회장은 "정선오일장에는 어렵게 살던시대의 토속음식인 콧등치기, 메밀국수, 올챙이국수 등을 맛볼 수 있는 저렴한 먹거리장터가 있다"며 "볼거리, 먹거리 등 문화와 인심, 친절이 있는 곳이 정선오일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정선은 다른 지역과 단절된 산간벽지여서 먹거리와 볼거리 등이 한정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오일장과 연계한 관광상품들이 더욱 많이 나와 정선이 관광지로 부각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또한 "상인들도 정선군과 머리를 맞대어 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정선오일장이 앞으로 더욱 발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안내도우미 자원봉사를 맡고 있는 구혜숙씨(37)는 "서울, 경기, 부산, 전남 등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그들은 황기와 산나물 등을 사고 간다"고 말했다.

 
구씨는 "이들 관광객들이 정선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아울러 관광객들에게 정선의 곳곳을 소개해주는 안내 역할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시장 한편에서 단밤장사를 하는 김달중씨(52)는 "정선오일장이 관광상품화 되면서 다른 지역보다 60~70%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역시 장사는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니 당연히 수입이 늘 수밖에 없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선오일장 상인들은 활기에 차 있었고, 외지인들에게도 친절한 응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또한 관광객들이 사진과 동영상 촬영에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응해주는 등 친절이 몸에 베인 듯 했다.

특히, 오일장내에는 물건을 운반하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들이 없어 관광객들의 보행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 이모씨(37)는 "산간벽지의 오일장이 이렇게 볼 게 많은 줄 몰랐다"며 "장사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싼 값에 약재나 산나물을 사고 갈 수 있어 주말이 되면 가끔 찾는다"고 말했다.

충분한 경쟁력 있는 제주, 과연 무엇이 필요한가

 
정선오일장이 관광코스로 전국적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행정과 상인회가 하나가 되고,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행정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끊임없이 이와 연계한 상품개발에 열을 올렸고, 상인들은 이에 동조해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찾아 나선데 기인한 것이다.

또한, 오일장 현대화 등 투자보다는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이용한 지역문화와 관광홍보의 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상인들도 생각 자체를 바꾼 것도 오늘의 정선오일장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상인들 스스로가 정선의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생각아래 행정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교육과 상거래 질서 확립에 노력하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해 준다.

 
어쨌든 제주의 민속오일장보다는 확실히 차이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돼 있는 제주의 민속오일장이라 해서 정선의 오일장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행정과 상인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자에 투자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작은 아이디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또한 관광업계와 항공사, 해운사 등과도 연계한 상품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제주민속오일장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재래시장으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원 : (주)세상디지털앤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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