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에 수 십군데의 숨골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환경영향평가가 부실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노동·농민 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20일 제주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예정지 동굴·숨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도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전문가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동굴숨골조사단을 구성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조사인력이 부족하고 시간이 짧았는데도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8곳의 숨골 이외에 61곳의 숨골을 추가로 찾아냈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결론대로 예정지 내 숨골을 모두 메워버리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돼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주변 경작지와 마을에 심각한 수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동굴조사 부실 의혹도 제기했다. 이 단체는 “국토부는 전기파장으로 지하의 동굴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지피알(GPR)탐사를 했는데, 주로 평평한 풀밭이나 도로 위와 같은 지극히 협소한 지역에서만 형식적으로 몇 차례 실시했다”며 “정밀조사를 위한 시추조사도 43곳을 진행했지만 시추 위치의 선정 근거와 결과가 초안에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도민회의는 “원희룡 지사는 도민을 대표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검증을 해야 할 엄중한 책무가 있다”며 “예정지 내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즉각 합동 전수조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릴 계획이며, 제2공항 반대측은 숨골과 동굴 문제를 집중 제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