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공직자들이 인사 때마다 한숨을 쉬고 있다.
언제나 예상을 빗나가는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탄식이다.
여기서 예상이란, 공직생활을 오래 한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절차 혹은 관행대로 이뤄지는 ‘그럴 것’이라는 분석을 말한다.
이번 하반기 인사에서도 제주시 공직자들은 할말을 잃었다.
제주시는 국장 자리 2곳이 자리가 비었다.
자치행정국과 문화관광체육국.
이 부서 국장들이 상반기 퇴임하면서 제주시 과장급들의 마음은 들썩였다.
또한 하반기에도 현직 국장 2명이 물러나게 돼 연쇄 승진 인사를 내심 기다렸다.
가장 최고참인 유태진 아트센터장과 3명의 과장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이들이 올라가면 다음 차례 과장들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그 밑 계장급에서도 사무관 승진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시 공직자들은 이번 인사발표를 기다렸다.
하지만 국장 한 자리를 도청에서 전입한 서기관이 차지하면서 결국 김진석 문화예술과장만 국장으로 승진임용됐다.
유태진 최고참 과장도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나 제주도로 전보되면서 행정시 국장 명함을 달겠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했다.
6개월 남은 부시장을 보내고 또 6개월 남은 부시장을 임명하다니
고길림 부시장 사례도 그렇다.
당초 제주시 부시장 자리는 도청에서 오는 것이 거의 관례로 굳어져 있다.
그래서 시청 공직자들도 국장 중 1명이 부시장으로 올라간다는 짐작을 하지 않는다.
세계자연유산본부장 자리로 옮긴 고 부시장의 경우 남은 공무원 임기는 6개월로 올해 말이면 공직을 떠난다.
이런 탓에 제주시 공직자들은 ‘유임으로 6개월을 채우면 나갈 사람을 뭐 하러 자리를 바꾸냐’고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인사를 통해 도청에서 부시장이 올 것이라고 봤다.
반면 이번 인사에서 도청 총무과장이 부시장으로 임명됐다.
역시 그도 고 부시장의 경우처럼 올해 말이면 공직을 마감한다.
이를 두고 한 시청 공직자는 “굳이 바꿀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라고 말을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도 제주시 공무원들은 슬펐다.
당시 제주도의 사무관 승진자는 51명, 서귀포는 9명이었다.
제주도 전체의 70%를 맡는 제주시는 5명에 불과했다.
제주도가 직제개편을 했고 서귀포는 1개국이 신설돼 승진자가 늘었다는 해석에도 제주시 공직자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제주도가 제주시의 10배 규모를 사무관으로 승진시켰다는 사실에 제주시 공직자들은 “짐 싸서 도청가서 근무하자”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