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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단식 중인 윤경미, 엄문희, 최성희 드림

<무기한 단식 중인 세 명의 제주도민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문재인 대통령님!

지난 촛불을 제주에서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바람 많고 작은 섬에도 그 추운 겨울 매주 수 천 명의 도민이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제주 도민들은 그 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지 여부를 떠나 문재인 정부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습니다.

 

촛불을 들고 2년이 지나지 않아 저희는 다시 추운 겨울 거리로 나왔습니다. 제주에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이 겨울 거리에서 38일간 단식을 하다 한 시민은 건강악화로 병원에 실려 갔고 지금도 세 명의 시민이 무기한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겨울 거리로 나온 이유는 제주에 만들려는 제주 제2공항 때문입니다.


 

제주 제2공항이 불러올 재앙 때문에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들어선 촛불 정부라 불리는 문재인 정부가 토건국가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제주 제2공항을 강행하더니, 29일에는 무려 241천 억 원에 달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지 않겠다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5조원 예산낭비! 제주 제2공항 즉각 중단하라!

 

지금 제주에서 추진되고 있는 제2공항은 전형적인 토건개발사업입니다. 과다한 수요예측, 부실한 사전타당성조사는 토건 예산낭비의 전형인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201511월 발표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둘러싼 새로운 문제들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용역팀은 현 제주공항을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 프랑스의 엔지니어링업체인 APDi에게 하도급을 줬습니다(하도급금액 127백만원). 그런데 APDi의 용역마감일이 20151130일이었는데, 그 전인 1110일에 사전타당성검토 결과는 발표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APDi의 용역결과가 반영된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입니다. 또한 2개의 공항운영은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낸 외국 전문기관(버지니아텍) 자문의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사전타당성조사의 전제가 된 수요예측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서는 제주공항 이용객이 2030년에 4,424만 명이 될 것이라고 수요예측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주의 항공수요는 2016년부터 정체 내지 소폭감소 추세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20162,970만 명에서, 20172,960만 명, 20182,945만 명으로 제주공항의 이용객 숫자는 소폭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런데도 제주의 항공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제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은 그 타당성이 근본적으로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사전타당성조사용역과는 달리, 2017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2030년 제주공항 이용객 숫자를 3,615만 명으로 예측했습니다. 무려 809만 명이나 차이가 나는 상반된 예측결과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제주 제2공항을 밀어붙이는 근거가 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은 의혹투성이 입니다. 그래서 투명하게 검증을 하자는 것인데, 국토교통부는 작년에 주민 측과 합의하여 구성한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에 대한 재검증 검토위원회를 작년 12월에 일방적으로 강제종료 시켜버렸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국토교통부에는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국토교통부 관료들은 자기 부처 이기주의에 빠져 있고, 오로지 제주 제2공항을 밀어붙이겠다는 태도만 보이고 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도 투명성도 모두 상실한 사업입니다. 도대체 이렇게 사업을 추진하는데 동의할 수 있는 주민이 누가 있겠습니까?

 

 

제주도청 앞 절박한 단식에 청와대는 응답하라!

 

제주도청 앞에서 성산읍주민 김경배씨가 38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해도 국토교통부는 사업을 밀어붙이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제주도청 앞에서는 윤경미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강정평화활동가 엄문희씨가 1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고, 강정평화활동가 최성희씨도 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세금 5조원을 날려버릴 제주 제2공항사업은 즉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청와대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는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발단이 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 대한 투명한 검증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랑한다는 제주는 군사기지가 아니라 평화의 섬으로 도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20173월 정경두 당시 공군참모총장이자 현 국방장관은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할 계획으로 부대위치는 제2공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것은 성산 제2공항이 공군기지로 사용될 것이라는 도민들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2016년 강정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된 이후 미핵항공모함과 미핵잠수함 그리고 이지스 구축함, 호주와 캐나다 군함들이 드나들었습니다.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가 세워진다면 제주는 도민들이 우려한 대로 동북아의 화약고가 될 것입니다. 제주의 군사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하나 더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지난 17일 제주 도청과 시청의 기만적인 강제 행정대집행으로 제주도청 현관에서 24시간 평화피케팅을 하던 시민들은 공무원들에게 폭력적으로 끌려 나왔습니다. 20일째 단식 중이던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님의 천막과 제주녹색당 천막당사는 시청공무원에 의해 종잇장처럼 부서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경배님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은 고착과 강제구인 등 폭력적인 진압을 당했고 한 시민은 2주간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17일 행정대집행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집회 탄압과 폭력 진압에 대해 청와대가 나서서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합니다.

 

 

오늘 이런 상식적인 요구를 하기 위해 제주에서 15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청와대 앞으로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주 제2공항을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국토교통부의 행태를 중단시키고,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저희는 설날에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길에서 단식하며 명절을 맞이해야 합니다. 대통령님의 빠른 대답을 기다리며 두서없는 긴 글을 줄입니다.

 

 

2019131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제2공항 중단을 외치며 무기한 단식하고 있는

윤경미, 엄문희, 최성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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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고시 효력정지에 즉시 항고
제주특별자치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둘러싼 소송에서 법원이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에 대한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 공사가 중단된 것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즉시 항고하고 행정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제주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없이 진행한 것에 유감을 표하면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되 지역사회의 우려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후속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1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행정부는 월정리주민 5명이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 확인’ 소송을 통해 집행 정지를 신청한 것에 대해 23일 인용 결정을 하고 고시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증설고시 무효 확인 소송의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이에 제주도는 법원의 결정사항을 법무부에 보고하고 23일자로 증설공사를 일시 중지시켰으며, 집행 정지 결정사항에 대해 법무부에 항고 지휘요청을 하고 즉시 항고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2024년 1월 30일 고시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2월 2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3월 20일 항소이유서 제출 등 항소 준비절차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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