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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비극 그린 신작 제주에 온다

‘ 70주년 동아시아 평화인권 展 – 침묵에서 외침으로’

한국판 리얼리즘을 선도해 온 민중미술의 거장들의 신작이 제주에 온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오는 326일부터 625일까지 ‘4·3 70주년 동아시아 평화인권 침묵에서 외침으로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참가하는 국내외 작가는 강요배, 강주현, 곽영화, 김산, 김강훈, 김성오, 김은주, 김정헌, 김태균, 민정기, 박건웅, 박경효, 박진화, 부상철, 송창, 송미지자, 심정수, 이명복, 이종구, 이지현, 임남진, 임옥상, 임춘배, 주재환, 허달용, 홍선웅, Amemoto Takahisa(일본), Ren Dezhi (중국), Trieu Minh Hai (베트남), Tsai Wen-Hsyang (대만) 30여명으로 총 67점을 전시한다.


강요배, 김정헌, 민정기, 임옥상, 이종구 등 민중미술 1세대 거장들부터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을 망라하였으며, 해외의 역사를 조명하는작가들도 포함되었다.

 

동아시아의 역사 흐름 속에서 4·3을 조명, 평화 인권 가치를 표현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평화 인권을 테마로, 아픔을 함께 하는 동아시아의 과거사를 조명하고 있다. 특히 냉전의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4·3을 자리매김하고, 아픈 근현대사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국가 간의 문화 교류로서 의미를 담고자 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전시 기획부터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작가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5·18기념재단, 노근리 국제평화재단, 부산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과 함께 논의, 과거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작가를 초대하였으며, 국외로는 일본 히로시마시립대학예술자료관, 중국 중앙미술학원, 베트남 헤리티지 스페이스, 대만 228사건기기념기금회 등에 전시 취지를 설명하고, 작가들을 광범위하게 검토하였다.

 

대표적 민중미술가들의 4·3을 형상화한 신작


우선 4·3연작시리즈 동백꽃 지다_제주민중항쟁전으로 제주4·3을 민중미술의 중요 분야로 떠오르게 한 강요배 작가의 미공개 스케치가 전시된다. 종이에 목탄(Charcoal on Paper)으로 그린 <십자가 - 시신을 보는 사람들,,> 3점은 <제주민중항쟁사 - 강요배의 역사그림전>50점 중 마지막 작품인 장두의 스케치로, 십자가에 매달려 전시된 이덕구(무장대 총책)의 시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슬픔, 경악, 공포, 감시, 허탈을 표현하고 있다. (장두(狀頭)는 여러 사람이 서명한 소장(訴狀)이나 청원장(請願狀)의 맨 첫머리에 이름을 적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제주에서는 민중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인물을 가리킨다.)

 

민정기 작가<무제>(2018, 캔버스에 유채) 3점은 4·3을 통해 유럽 중세의 지옥도와 마녀사냥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으로 악마에게 포위된 제주민이 겪었을 상상적 공포를 연상시킨다.


  ▲ 민정기 - <무제>(2018)

 

 

김정헌 작가는 영혼이 바람이 돼 돌담 위, 아니 오름, 제주섬의 하늘을 떠돌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포와 전율, 광기의 바람이 불던 피의 섬 제주도. 작가는 달빛에 비치는 그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김정헌 작가는 <두개의 달 ; 제주의 돌 하르방, 돌담>(2018), <핏빗 얼룩과 동백꽃>(2018)을 전시한다.



  ▲ 김정헌 - <핏빗 얼룩과 동백꽃>(2018)

 

이종구 작가는 북촌리 양민학살을 다루고 있다. 194810월 이후 초토화 작전으로 대국민 전쟁을 선포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 이들은 이미 30만 제주도민을 다 죽여도 좋다는 결론을 내린지 오래다. <조천읍 북촌리 2688번지>(2018)폭낭(팽나무의 제주어) 아래 아직 영면하지 못한 영혼들을 표현하고 있다.



▲ 이종구 - <조천읍 북촌리 2688번지>(2018)

 

 

 

임옥상 작가<4·3 레퀴엠>(2018)으로 오름의 능선에 누운 영령들에게 바람의 진혼곡을 들려준다. 작가는 오름을 땅 중의 땅이라고 외친다. 오름은 역사의 억울한 어머니로서 오름에는 그 어머니와 아들 딸들이 썩지 못한 채 묻혀 있다. 그래서 제주는 아직 평화의 땅이 못되며, 언제라도 내뿜을 잠들지 않는 화산도라고 전한다


 

  ▲ 임옥상 – <4·3레퀴엠>(2018)

 

 

 

오는 26일 제주4·3평화기념관 2층에서 개막식

평론가 김유정은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4·3 70주년 동아시아 평화인권 - 침묵에서 외침으로은 진정한 평화에 대한 물음을 새롭게 던진다회화, 사진, 판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4·3, 광주518민중항쟁, 노근리 사건, 부산 민주항쟁 등의 한국현대사와 함께 베트남, 중국, 대만, 히로시마의 비극적 역사를 평화와 인권의 눈으로 보듬고 껴안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식은 26일 오후 5, 초대작가와 4·3희생자 유족 및 4·3관련 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동아시아 평화인권 - 침묵에서 외침으로12명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가 국가공권력에 대한 침묵을 표현한 사진전 소리 없는 기억에 이어서 4·3 70주년에 맞춰 기획되었다.

 

용서를 빌고 화해의 일치를 이루는 한 판의 굿마당

몇 십 년 전 나는 현기영의 순이 삼촌을 통해 4·3 사건을 처음 접했다. 그 이후 나는 항상 제주도에 빚을 진 느낌이다. 70대 중반에 다다른 내가 그 당시의 전율을 다시 살려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잊지 않기 위하여 그 당시의 넋을 기려야겠다.” 김정헌

 

제주 4·3의 상황을 지면과 자료를 통해서 볼 때마다 일제강점시대 이후의 해방 공간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질곡과 역사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고 가혹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 민중의 참혹한 상황이 우연히 본 유럽 중세의 종교화 중에서 지옥의 처참함을 묘사한 이미지와 겹쳐졌는데, 이러한 상황을 가히 표현하고 있구나 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민정기

 

우리 시대의 가장 비극적인 근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새로운 빛으로 조명함으로서 역사에 대한 반성을 통해 사회를 반영하는 매개로 활용된다면 그것은 미술의 기능과 가치가 상실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4·3 70주년 전시 작품 <인간의 탑>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부패한 공권력의 폭력에 의하여 억울하게 희생된 수많은 영혼을 불러내어 용서를 비는 대화의 장이자 화해의 일치를 이루는 한 판의 굿마당이다.” 송창

 

“() 1949117일 밤, 이 마을 너븐숭이에서는 밤새 총소리가 났다. 북촌국민학교와 인근에서 군인들이 300여명의 양민을 학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수없는 어린아이들도 희생되었다. 이름도 없는 아기무덤이 아직 너븐숭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천읍 북촌리 2688번지의 팽나무는 겨울 북풍의 칼바람 속에서 벌어진 그날 밤을 증언하는 확실한 목격자다. () 이 나무 아래 땅 속에는 아직 영면하지 못하고 뒤척이는 수없는 원혼들이 계시다!” 이종구

 

땅을 그려온 나에게 오름은 땅 중의 땅이다. 어머니가 있고 휴식과 평화가 있다. 그러나 한 삽만으로도 오름은 진실은 말한다. 아직도 어머니의, 형제자매의 오장육부가 썩지 못한 채 묻혀있다. 선혈이 낭자한 뜨거운 심장이 던져져 있다.() 4·3의 진실이 밝혀지는 날, 오름이 해방된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해방된다.” 임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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