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보성시장은 허영만의 식객에 등장할 만큼 순댓국으로 유명하다.
인터넷을 통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가운데 보성시장 상인회 문옥권 회장은 요즘 속이 상해 있다.
보성시장 건물 2.3층에서 쇼핑몰 영업을 하던 K기획사와 그곳에 입주했던 상인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보성시장 전체를 구설수에 오르게했다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내세운 기획사의 홍보에 이곳에서 점포를 얻고 장사를 하던 상인들은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손해를 본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중 몇 몇은 해를 넘기면서 K기획 측과 법적 공방을 벌이는 중으로 한 피해상인은 "금전적.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다"고 토로하는 실정이다.
건물 2.3층에 발생한 분쟁으로 보성시장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는 문옥권 상인회장
이 중에 '속이 상해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는 문 회장은 1일 "2.3층을 사용하는 기획사와 그곳에 입주했던 상인들 간 피해보상 등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지 그 기획사와 보성시장 상인회는 전혀 무관하다"며 "언론보도 등으로 혹여 무슨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회장은 "기획 일도 그들이 한 것으로 이곳에서 40여년째 장사를 하는 본인을 포함한 상인들은 전혀 무관하고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상인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살리기 예산과 관련, 문 회장은 "몇 년째 관련 예산으로 받은 돈은 이곳 상인들의 간판이나 상판 교체 작업에도 사용됐고 깨끗해진 건물 덕에 시장 이미지도 많이 달라졌다"며 "지하주차장은 근처 상인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 조성한 사무실도 상인들의 공동 공간"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회장은 "전통시장 살리기 예산을 가장 적게 받은 곳이 아마 보성시장일 것"이라며 "적은 돈이나마 근처 상인들의 의견을 물어 한푼도 헛되게 쓴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전통시장이라는 곳이 이미지 관리도 중요한데 이번 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민들이 있지 않을까 걱정 스럽다"고 말했다.
40년전 상인회를 조직하고 활동을 시작한 문 회장은 "이 건물이 당시부터 허술하고 상당 부분 고칠 곳이 많았다"면서 "소유권도 법원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이를 찾기 위해 상인회가 나서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돌아봤다.
문 회장은 "예산은 받기도 힘들고 정산도 까다로워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제주시가 그나마 도와줘서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