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보성시장

 

전통시장 살리기가 오히려 영세상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엉뚱한 일이 발생했다.

 

 

특히 제주시 보성시장에서는 이를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어 예산사용에 따른 엄정한 사후 관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으나 이로 인한 효과가 전통상인 전체에 퍼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수의 상인들이 저마다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크게는 억대의 손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 파장이 일고 있다.

 

 

보성시장에 무슨 일이 있었나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이 추진되면서 보성시장의 경우 활성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제주시와 도의회 관련 자료를 보면 보성시장(제주시 이도1동 1289-5)에 지원된 예산은 2013년 4억원으로 지하주차장과 쉼터조성 사업에 쓰였다.

 

 

이어 2014년 CCTV 12대, 화장실.천정,바닥 보수, 엘리베이터 시설 등 5억8810만원과 2015년에도 건물 및 통로벽 보수. 방송설비에 1억3000만원이 지원됐다.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말까지 제주시는 공동판매장. ICT특화지원. 이벤트 행사 등을 이유로 4억8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2013년부터 3년간 15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였다.

 

 

이렇게 사용된 예산은 거의 순댓국집 등이 있는 보성시장 건물에 집중됐고 인근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은 ‘강 건너 불 구경’하는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보성시장 일반 상인들, 전통시장 살리기에 투입된 예산과 이들은 무관하다는 것에 입을 모으고 있다

 

 

보성시장의 고유한 개성과 특색을 바탕으로 골목형시장 활성화 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상인 대부분의 경우 사업비는 개인 소유나 마찬가지인 건물 리모델링에 사용됐다고 비난하는 형편이다.

 

 

이를 두고 건물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영세상인들은 “골목상권 살리기 예산이 특정분야에만 지원됐다”고 전제한 후 “보성시장이 건물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전부는 아닌데 주변 상인들은 그저 남의 일로 여기는 형편”이라며 “건물만 번듯해 졌을 뿐 이 사업에 의한 효과가 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세상인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안긴 보성시장 ‘프로젝트’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보성시장 건물은 제주보성시장 상인회가 건물 지분의 절반을 가지고 있으며 건물 2.3층을 사업 장소로 삼고 있는 다른 업체가 절반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시장 건물이 경매에 처해진 적이 있으며 상인회가 시장 건물을 확보하면서 지분 조정이 있었다는 것이 상인회의 설명.

 

 

이 업체는 사업 주관을 보성시장 상인회로 하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하겠다’는 명분을 내걸어 전국공모에 참여 업체들을 공모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제주도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불경기에 허덕이는 상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 지역에 주소를 둔 이 사업체에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상인들이 신청을 했고 이 업체는 건물을 칸막이로 분류, 60여 업체를 상주시켰다.

 

인적이 뜸한 낮 시간대 보성시장, 영세상인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럽다

 

 

1년 계약후 반환키로 한 보증금 800만원을 포함 입주업체들은 시설비, 물품비, 인건비 등 업체 당 수 천만원을 투자했다.

 

 

2개소 이상을 운영했다면 손해규모가 억대에 이른다고 한 상인은 토로했다.

 

 

이를 60여업체로 환산하면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기대에 찼던 상인들의 바람과는 달리 중국인 관광객은 오지 않았고 몇 달간 공을 치던 상인들은 슬슬 장사를 접기 시작했다.

 

 

‘파리 날리는 장사’에 매달리다가는 인건비 등에 채여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을 예감한 탓이다.

 

 

동시에 상인들은 ‘모집 업체’에 ‘당초 제시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다른 방안을 강구하거나 ‘임대보증금 등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곳에서 장사를 시도했던 한 상인은 “나중에 보니 중국인 관광객을 실은 전세버스가 주차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점 등 불합리한 것들을 알게 됐다”며 “업체 측은 인근에 주차 장소를 마련해 뒀다고 하지만 장사하는 동안 중국 단체 관광객이 몰려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손해로 신음하는 상인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묻는 업체

 

 

이곳에 입주했다 손해를 본 상인들은 영세 상인들로 ‘장사가 잘 될 날만을 기다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닌 탓에 장사를 포기하고 떠나기도 했다.

 

 

반면 대부분은 ‘보성시장에 들어간 자본금과 시간이 아까워’ 모집업체 측과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업체 측으로부터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당한 모 씨는 “보상을 바라는 상인들에게 업체 측은 되레 업무방해로 고발까지 하고 있다”며 황당한 심정을 내비쳤다.

 

신관홍 도의장이 참석한 보성시장 사업 개장식, 이를 본 영세상인들은 꿈에 부풀었다고 전했다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라고 밝힌 이 상인은 “시간만 질질 끌면서 상인들이 스스로 포기하기만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지방 상인들도 있어 모이기가 힘들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대응할 방안도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러한 양측의 분쟁에 사업주관인 보성시장 상인회는 ‘그저 남의 일’인양 손을 놓고 있다.

 

 

문옥권 보성시장 상인회장은 “그런 분쟁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함구했다.

 

 

예산을 지원한 제주시도 이런 일이 있다는 정도만 인지하고 있을 뿐 ‘강 건너 불 구경’ 하고 있다.

 

 

제주시의 한 관계자는 “상인들 사이에 법적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개인적인 일로 알고 있으며 행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해 ‘마치 남의 일인양’ 여기고 있다.

 

 

15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당국은 ‘조용히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고 피해상인들은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