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의 시국평가가 화제가 되는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새누리당 후보에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정가에서 새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제주 항일운동의 성지인 조천읍 제주항일기념관에서 열린 ‘자유·법치사회 회복을 위한 시국강연회’를 통해 신 전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였다는 점을 무색케 했다.
사실상 신 전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자 지난해 12월 16일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고, 이날 신 전 지사의 발언이 화제에 오르자 민주당이 화급히 이를 뒤늦게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강연’에 나선 신 전 지사는 “5.16은 혁명”,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전두환, 전두환은 배짱 좋은 사람”, “국정농단 사태는 공무원들 책임”, “최순실 사태의 원인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등이라고 지적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해 그는 판사출신 아들(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법률적으로는 탄핵사유가 안 된다. 그러지만 촛불 때문에 탄핵이 된다고 했다”고 말을 옮기며 탄핵반대(태극기) 집회에 참가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도민사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감귤나무를 심게 된 것, 어승생수원지를 조성하게 된 것, 삼다수를 개발하게 된 것 모두 ‘박정희 작품’이라고 추켜세웠다.
심지어 신 전 지사는 광주5.18 양민학살로 처벌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사람, 배짱 좋은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신 전 지사는 “K스포츠나 미르재단 문제, 장차관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 밑에 있는 주무관들이 뛰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이건 안되는 거다 아니면 거부해야 한다. 지금은 80년대도 아니고 공무원들 책임”이라고 말단 공무원 탓으로 돌렸다. 심지어 특검에서는 맨날 불쌍한 장차관만 불러다가 조진다”라고 다소 어색한 논리를 폈다.
신 전 지사는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김무성 의원이 최순실 모르는 사람 어디 있느냐고 했다. 야당에서도 다 알았다”고 비난했다.
신구범 전 지사 정치 그만두지 않았다, 주변 평가
신 전 지사와 가까운 한 지인은 “신 전 지사는 여전히 제주도지사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여건만 되면 정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 방법은 본인 혹은 후계구도라도 그려서 지방정가를 떠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도지사후보로 나섰던 그는 원희룡 신도정준비위원장을 민주당과 협의 없이 맡아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발, 민주당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점. 6일 강연회 발언내용 등을 따져볼 때 새누리당 소속이던 원희룡 지사가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는 부분과 맞물려 당명 변경에 나선 새누리당 제주도당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도민사회에서는 ‘정치적 입지가 다소 모호했던 신 전 지사의 속내를’ 이번 강연회를 통해 알게 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다소 보수적인 색채인 점은 알고 있지만 이토록 강경한 줄은 몰랐다”며 “이번 기회에 알게 됐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