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가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 출근날인 31일 불출마선언을 결심했다.
중앙언론에서는 ‘속보’라는 타이틀로 방송했지만 솔직히 어쩐지 ‘뉴스’ 같지 않은 소식이다.
그의 불출마 선언은 ‘언제 할 것인지’만 궁금했을 따름이다.
탄핵정국 등을 거치며 희미해져가는 존재감이 내내 그를 조급하게 만들었을 것이며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으로 옮기면서 어느 정도의 반전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만 대권주자로 부각될 뿐 원희룡이라는 이름은 중앙언론에서 사라진 지 꽤 됐다.
불출마를 선언해야 하는 원 지사의 가슴 속은 까맣게 타들었을 것이다.
‘전국적인 수재’에서 ‘새누리당의 차차기 대선주자 혹은 개혁적 인물(새누리당 내에서)’이라는 칭찬을 받으며 ‘성공신화’를 쌓아 온 그이기에 ‘좌절감’은 장삼이사(張三李四),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욱 클 것으로 여겨진다.
제주도라는 작은 도세, 제주출신이라는 한계(?)
혹자는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원 지사가 아무리 요망져도 제주도 사람이난 힘들주.”
국회의원 3명을 선출하는 광역단체, 인구 60만에 불과한 도세, 어쩌면 서울지역 일개 구보다도 작은 것이 현실이기에 부딪쳐야 하는 한계라는 지적이다.
과연 그럴까?
본지는 2015년 7월 원희룡 지사의 취임 2주기에 자치단체장으로서 이재명의 길, 홍준표의 길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궁금해 했다.
이제야 이재명 성남시장이지만 당시 이 시장은 원 지사보다도 존재감이 없었다.
지금은 지지율 10%를 넘나드는 명실상부한 제3의 대권 주자로 부각됐다.
물론 원 지사가 이 시장의 길을 따르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성남시는 정부 보조금 없어도 살림을 꾸려 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자체중 하나다.
그러기에 정부가 그토록 반대하며, 심지어는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협박’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복지정책을 폈다.
이점을 국민들이 알게 됐고 급기야 촛불정국에서 밝힌 당당한 철학과 소신이 보태지면서 그를 대권주자로 만들었다.
이 시장은 경북 안동 출신이다.
고향을 떠나 성남시장을 지내며 재선에 성공했다.
사실 안동시도 규모면에서는 제주보다 작은 자치단체에 불과하다.
지역 세력에 기대어 그가 성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북 사람 아니냐고?
경북 지역의 정치적 성향은 이 시장과 결을 달리한다.
고향인 경북사람들이 이 시장의 후견인 노릇을 하기는 처음부터 그른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에 맞서며 시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에 매진한 이 시장과 도의회에서 ‘원희룡표 복지정책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원 지사의 행보는 이점에서 대비가 된다.
이제 3년차를 훌쩍 넘긴 원 지사는 도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고 그 까닭에 다른 지방 국민들도 그를 호의적으로 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지난해 연말부터 그가 ‘언론사들의 대권주자 지지율 발표’에서 빠진 가장 큰 이유라고 보여 진다.
이제부터라도 ‘도지사의 의무’를 철저하게 챙겨달라는 것이 도민들의 바람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의무를 충실히 할 경우 ‘서울시장, 충남지사, 성남시장’등처럼 ‘제주지사’가 대선 정국에서 중앙언론을 장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