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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JTBC의 정유라 신고, '당연하다'

보도하면 신고말아야? '뭣이 중한디'

경찰에 정유라를 신고한 JTBC 기자,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박상현 메디아티 이사는 보도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관찰자로 남았어야"로 규정했다.

 

박상현 이사의 기고문 요지는 ‘JTBC 기자는 보도윤리에 따른 관찰자로 남았어야 했으며 정유라씨를 덴마크 경찰에 신고한 행위, 즉 사회윤리를 따른 행위는 보도윤리에 반하므로 잘못됐다라고 했다.

 

“JTBC가 언론계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JTBC는 선한 의도로 문을 열었지만, 문이 한 번 열리면 그리로 쓰레기가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보도윤리의 관점에서 보면 우려의 목소리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사안일 수도 있다.

 

이 문제의 분질은 직업윤리와 사회윤리가 상충될 때 어느 쪽이 우선인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의료법상, 또한 의료윤리상 의사는 보편적인 사회윤리에 배치된다 할지라도 환자의 비밀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환자가 폭력행위와 관련된 상해를 입었다고 판단할 이유가 충분할 경우 의사는 수사기관에 관련 정보를 알릴 수 있다.

 

야간시간대에 사고를 내서 병원 응급실에 가보라.

 

조금 있으면 경찰차가 들이닥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상해사건으로 의심될 경우 병원 응급실은 이를 자동으로 경찰에 알리게 되고 이를 인지한 경찰은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 경우를 빗대면 치료하려면 신고를 하지 말고 신고를 했으면 치료를 하지 말아야 한다로 결론지을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사례도 있다.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 수단 내전의 참상을 알렸지만 이 사진을 찍은 기자는 나중에 비난을 받았다

 

남아공의 한 신문사에서 근무하던 사진기자 캐빈 카터는 수단정부군과 인민해방군이 10년간 벌이고 있는 내전을 취재하기위해 보도통제망을 뚫고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2천 달러에 전세낸 세스나기를 타고 콩고 쪽으로 잠입했다.

 

50도가 넘는 사막지역을하루 50Km씩 걸어 수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18개월 동안 지옥과 같은 참상을 취재하던 중 아요드지역 사막근처마을에서 뼈가 앙상한 어린이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걷다 쓰러지는 장면과 그 뒤에서 어린이가 죽기만 기다리며 따라다니는 대머리 독수리가 노려보고 있는 기가 막힌 광경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 소리를 질러 독수리를 쫒아 벼렸다.

 

잠시 후 어린이는 다시 비틀거리며 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그 후 어린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고 다시 찾을 수도 없었다.

 

케빈 카터는 이 사진으로 1994년 보도사진부문 퓰리쳐상을 받았고 뉴욕타임즈는 5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단내전참상을이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그러자 캐빈 카터의 비인간적인 직업윤리와 도덕성을 비난하는 여론이 쏟아졌다

 

사진을 찍으면서 초점 맞출 정신이 있었으면 어린이를 먼저 일으켜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주었어야 했다

 

사진기자로서는 만점일지 모르나 인간성은 빵점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캐빈 카터의 취재기를 싣고 그에게 쏟아진 비난과 그의 저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을 옹호하는 언론계의 반응을 소개했다

 

그 근처에는 많은 구호 관계 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캐빈 카터를 대신해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세상에 알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500만 명중 200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도 태연해 했던 사람들에게 빨리 어린아이들을 구하라고 소리치게 만든것이 바로 그의 사진 한 장이였다그를 옹호하는 쪽의 목소리다.

 

캐빈 카터는 돌연히 자살했다.

 

그의 사진에 대한 윤리적인 비난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럼 정답은 뭘까.

 

개인 소견이지만 캐빈 카터가 사진을 찍고(기자로서의 사명감), 그 어린이를 구해줬으면(인간으로서 도리)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그렇다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사히신문의 옹호론 대로 수백만의 참상을 알리는동시에 아사직전의 한 어린이를 살리는 일을 해 냈을 수도 있다.

 

JTBC의 보도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대로 라면 캐빈 카터를 아무도 공격 할 수 없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그저 그런 일이 있구나하고 바라보기만 할 일이 아니다.

 

이 사회의 적폐가 그야말로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고 이 사회가 제대로 가기 위해서 거의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국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JTBC 기자도 이 땅의 젊은이이고 이번 일에 분개하는 자연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취재를 하고(기자로서의 사명감), 정유라를 신고(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국민으로서의 행동)한 것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된다.

 

촛불을 들고 취재도 하는 기자도 많다.

 

촛불을 들지 말거나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하나?’

 

기자도 공동체의 평범한 일원이고 노동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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