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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같이 하자더니, 왜 버리나

한때는 반려동물에서 유기동물로, 그들은 지금

사랑 받다 버림받는 일은 ‘사람에게만 있을 까?’, 매년 늘고 있는 유기견들도 한 때는 사랑을 받던 존재들이었다.

 

유기견들은 ‘반려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평생을 같이 해야 할 ‘동반자’에서 어느 날 그들은 ‘늙었다는, 혹은 아팠다는’ 이유로 길에 버려지는 신세가 된다.

 

 

주인을 잃은 개들, 사랑받던 한 때가 있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 애견가들은 그들의 마지막 길을 보살펴 주고 가슴에 묻는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사랑을 저버리는 ‘자칭 애견가’들도 많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제주시 용강동에 위치한 광역유기동물보호센터(센터장 송경옥)가 도내 유기동물을 맡고 있다.

 

동물위생시험소(소장 이성래) 산하인 이 센터는 지난 2010년 6월 대지 4477㎡, 건물 6동의 규모로 마련됐다.

 

관리동 및 진료동 1동을 비롯해 보호동 2동, 고양이동. 창고. 분양동 각 1동 등으로 제주도는 여기에 예산 1억5900여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인력은 공무원 6명에 불과하고 자원봉사자들의 협조로 겨우 버티는 실정이다.

 

휴가철이면 급증하는 유기견, 얼마나 버려지고 있나.

 

2016년들어 5월 25일  현재 보호센터의 손을 탄 유기동물은 1154마리나 된다.

 

이 중 대부분 1037마리가 개, 나머지 117마리는 고양이다.

 

주인에게 반환되는 경우는 개만 해도 10%도 채 되지 않는 108마리.

 

 

나머지는 입양되기도 하고 동물보호센터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송경옥 센터장은 “살리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다른 동물들에게 병을 옮기는 홍역. 파보장염 등을 앓는 유기견들은 안락사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교통사고로 회복불능의 처지에 빠진 유기견들도 생을 마감해야만 한다.

 

죽은 개들은 한 때 ‘반려견’에서 봉개동의 ‘폐기물’로 변한다.

 

뼈, 타다 남은 재 등 약간의 유기물만 남기고 연기로 변해 하늘로 날아간다.

 

고양이도 버려진다, 민원으로 인해 포획. 보호 중인 고양이

 

고향이 동물보호센터인 새끼 고양이들

 

최근 동물보호센터는 개 280여마리, 고양이 40여마리 등 320여 마리의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수용규모가 최대 300마리인 점을 감안하면 차고. 넘친다는 표현에 가깝다.

 

그래도 행복한 동물들, 찾으려는 주인들이 있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동물보호센터의 고민은 깊다.

 

통상 휴가철에는 다른 지방에서 데려온 후 놔두고 주인만 가버리는 경우가 흔하고 우도나 추자도 등 섬 지역에서 특히 유기동물이 급증한다는 것.

 

슬쩍 버리고 가기 때문으로 송 센터장은 “유기동물이 있다는 민원이 오면 즉시 출동해서 데려 오지만 우도나 추자도의 경우에는 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자기가 키우던 반려동물을 방치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려동물 등록제 효과는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2009년 7월부터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의식 고취 및 유기동물 발생 방지를 위해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동물등록제란 제주시 동(洞)지역 가정에서 기르는 3개월령 이상의 개를 의무등록 대상으로 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범위는 동물보호법 제3조(등록대상동물의 범위)에 의거 주택․준주택에서 기르는 개 또는 주택․준주택 외의 장소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개나 고양이를 말한다.

 

최근 입소한 유기견들, 낯선 이들을 경계하는 눈빛이다


처음에는 동물등록 대행업소인 동물병원에서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동물등록을 시행하였으나,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등록방식에 대한 보호자의 거부감이 있어 이를 해소하고자 2012년 4월부터 동물병원(21개소)외에 동물판매업소(5개소)를 동물등록 대행업소로 추가 지정하여 인식용 목걸이 장착을 병행하여 동물등록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동물등록 수수료는 마이크로칩 시술의 경우 1만9000원, 인식용 목걸이의 경우 1만5000원으로 유기견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마이크로칩을 동물의 어깨부위에 집어넣게 되고 유기동물이 되면 스캔으로 주인을 알아내게 된다.

 

보호센터에 들어오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동물등록제로 언뜻 유기동물 자체가 극소수일 것으로 짐작되지만 오산이다.

 

2015년에 발표된 동물등록현황을 봐도 유기견이 발생할 소지는 극히 적다.

 

제주도의 경우 대상 동물은 1만8952마리이고 등록 동물수는 1만7400마리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1만8952마리에 의문부호를 던진다.

 

한 관계자는 “등록한 동물이 거의 95%를 넘는다는 통계자료대로라면 주인을 찾지 못하는 유기동물이 이렇게 많을 이유가 없다”고 전제한 후 “도내 대상 동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진심으로 개를 사랑하는 자원봉사자들,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동물보호센터에는 제주유기동물사랑실천 회원 6명의 손길이 스며있다.

 

이들과 함께 제주대 교수 1명을 포함해 제주시내 동물병원 3곳이 힘을 보태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특징은 집에서 3마리 이상 반려견을 키우면서도 매일 동물보호센터에 출근해 버려진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목욕 중인 견공, 자원봉사자인 강윤희씨(오른쪽). 김사임씨(왼쪽)가 정성을 다하고 있다

 

18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다 이젠 3마리로 줄었다는 강윤희씨(51. 제주시 용담동)는 “늙어서 보낸 친구들에 대한 기억이 이곳 동물보호센터로 발길을 이끌었다”며 “그저 불쌍하다는 생각 밖에 없고 돌봐줘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다”고 혀를 찼다.

 

개 5마리, 고양이 1마리를 키운다는 김은숙씨(46. 제주시 노형동), 유일한 20대 김사임씨(29. 제주시 오라 2동), 제주에 이주한지 1년째로 대정읍 영어마을에 사는 이선미씨(45), 전업주부인 박규순씨(51. 제주시 용담1동), 홍보라씨(35. 제주시 노형동)등은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사랑을 베풀고 있다.

 

매일 하루 3시간 이상을 자원봉사하는 이들의 지극정성과 부족한 인력으로 힘든 일을 처리하는 공직자 6명이 다른 지방의 ‘화재로 인해 유기동물 100여마리 죽음, 혹은 안락사 규정 어기고 멋대로 자행’ 등의 섬뜩한 이야기를 막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자비 50여만원을 매달 쓰고 있다.

 

살려내기는 힘들고 부득이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할 때 도 예산이 책정되지 않으면 이들은 십시일반 돈을 보태고 있다.

 

그럭저럭 한 달에 50만원을 쓴다는 자원봉사자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다른 지방의 동물보호센터와 비교해서 제주도는 상당히 여건이 좋은 편”이라며 “그러나 난방 시설과 여러 가지 유기동물을 돌 볼 기자재도 부족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걱정은 끝이 없다.

 

매번 덩치 큰 개만 요구하는 애견가도 석연치 않다.

 

실제 자주 덩치 큰 개를 분양받아 간 사람이 있다고 밝힌 이들은 "분양된 반려견들이 잘 적응하는지, 혹은 다른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피는 후속프로그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인력 등의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양에 대한 에피소드

 

자원봉사들은 분양에 많은 신경을 쓴다.

 

보호센터에 있기보다는 새 주인을 만나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장하고 예쁘게 꾸민다.

 

김은숙씨는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리거나 예쁜 강아지들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되도록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 분양동에는 많은 손길이 간다"고 웃었다.

 

 

버려졌다 다른 사랑을 찾는 유기견들, 분양동에서 새 반려를 기다리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분양 받은 지 얼마되지 않아 또 분양을 원했던 사례를 말해줬다.

 

"분양 받은 강아지는 어떻게 했냐고 물으니 자꾸 울어서 다른 사람 줘 버렸다면서 다른 강아지를 데려 가겠다고 자주 찾아왔다"면서 "또 버릴 양이면 데려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돌려 보낸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자원봉사를 체계적으로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동물위생시험소는 체계적으로 꾸려나가기로 했다.

 

이달 들어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보호센터 유기동물돌봄이 모집공고를 내고 현재 자원봉사 중인 인원들을 중심으로 규모를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이성래 동물위생시험소장

 

이성래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후 “전문 자원봉사 조직으로 만들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인력 규모 등 외형이 문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자원봉사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지금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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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고시 효력정지에 즉시 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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