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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요즘 공직사회, '3보 이상 승차'

'3보 이상 승차'. 군대에 다녀 온 남성분들은 이게 '포병부대'에서 통용되는 말임을 안다.


보병인 경우는 '3보 이상 구보', 포병은 3보 이상은 '차로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제주시 B국장 투신 사건 이후 공직사회 일부에서는 '3보 이상 승차'라는 말이 번지고 있다.


퇴근 후 공직자들도 개인 시간을 보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친구를 만나 술을 한잔 할 수도 있고, 사적인 모임에도 참석할 수 있다.


가족들과 저녁시간을 보내는 충실한 가장이 될 수도 있고 몸을 만들거나 교양을 높이는 자기계발에 나설 수도 있다.


개인의 선택이자 취향이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누구를 만날 경우', 혹시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한 공직자는 전했다.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에 참석했는데, 본인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소주 한잔해서 불콰한 얼굴로 술집을 나서는데 이를 다른 사람이 보고 오해를 한다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제주시의 한 고위공직자는 남군청 근무 시절 얘기를 꺼냈다.


당시 군수가 회식이라도 하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택시를 타고 가라고 했다는 것.


좁은 지역사회에서 '공무원들이 술을 마시고 몰려 다니더라'는 말이 당장 내일 떠돌게 된다는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군수는 회식자리를 나서면서 '3보 이상 승차'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요즘 '3보 이상 승차'를 농담조로 말하는 공직자들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사건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도 극구 꺼리고 있다.


대놓고 뭐라 하는 공직자는 아마도 '노동조합'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들의 속내가 어떻든 간에 '3보 이상 승차'는 당분간 새풍속도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군대 포병처럼 빨리 이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란다.


잘못이 없어도 '투명인간'이 되는게 낫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무원 여러분.


천라지망 [天羅地網]이라는 고사가 있다.


하늘의 그물과 땅의 그물이라는 의미로 아무리 피하려 해도 하늘은 피할 수 없는 그물을 쳐 놓고 있다.


떳떳하다면 굳이 돈을 들이며 '3보 이상 승차'를 할 이유가 없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항상 당당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일로 위축되거나 사람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말기를 바란다.


걸어온 길이 정당했다면 앞으로 걸어갈 길도 그와 같지 않겠는가.


힘내라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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